희망希望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정기 희년 선포 칙서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Spes Non Confundit)를 통해 “희망의 순례자들”이라는 표어로 올해 ‘희년禧年’을 보내고 있는 우리 교회는 자주 “희망希望”에 관하여 말한다. 교황님께서는 이미 2022년 2월에 희년의 여정을 준비하도록 촉구하는 서한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받은 희망의 불꽃을 타오르게 하고, 모든 이가 열린 정신과 신뢰하는 마음과 멀리 내다보는 시각으로 미래를 바라볼

성 안토니오(1월 17일)

성인은 대략 251~356년에 걸쳐 이집트를 중심으로 활동하거나 살았다. ‘은수자들의 아버지’, ‘수도승의 원조’, ‘사막의 성인’ 등으로 불리는 성인은 거친 광야의 동굴에서 금욕생활을 하며 오랜 세월 은수자요 독수자로 살았다. 성인의 명성을 따라 니트리아(Nitria)와 스케티스(Scetis)라는 사막 일대에 금욕 고행자들의 집단이 생겨났으며, 이들은 성인을 중심으로 개별 움막에서 지내다가 주일이나 축일에 함께 모여 성사를 집행하고 성인의 가르침을 받기도 하였다. 성인은

교회와 소비자 가이드

한동안 미국에 거주하다가 우리나라에 돌아왔을 때 눈에 띄게 늘어난 상점 브랜드 하나가 있었다. 바로 ‘다이소’라고 하는 브랜드이다. 과거에는 뜨문뜨문 보이던 가게였는데, 이제는 전국 어디를 가나 주변을 둘러보면 웬만한 곳에는 반드시 있다. 그곳에서는 비교적 가성비가 좋은 헤아릴 수 없는 상품들이 넘쳐나고 사람들이 북적인다. 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여느 곳이거나 제품이나 상품의 종류를 불문하고 ‘365일 세일’을 표방하며 말도 안

흠숭, 섬김, 걸어가다

(*세례자 요한과 복음사가 요한의 큰 형제 몰타 기사단과의 만남에서 행한 교황 프란치스코의 연설문)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화해와 희망의 시기 희년을 거행하고 있는 새해의 시작에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기쁩니다. 우리는 엊그제 하느님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을 기념했습니다. 성모님께서는 “길이요 진리이며 생명이신”(요한 14,6)이신 예수님을 보여주시는 분, ‘호데게트리아(Ὁδηγήτρια, Hodegetria, 영어=She who shows the Way, 길을 보여주시는 분)’라는 이름 그대로 여러분

인간의 행복

GPS 이미 우리는 스마트 세상을 한참 넘어 AI의 윤리 규범에 관한 법률적 근거들을 논의하는 사회를 산다. 내 생애에 내가 만날 수 있었던 가장 경이로운 문명의 산물이나 이기利器를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GPS와 메모리 카드, 그리고 인터넷이라는 세 가지를 들겠다. 세상 언제 어디서라도 내가 어느 과정을 거쳐 어느 방향으로 어느 정도의 속도로 진행하고 있는지를 꿰뚫고

아하바Ahavah에서 아가페Agapē까지

히브리 말이나 희랍어에서 ‘사랑’이라는 말은 언약에 따른 충성·충실과 신실함, 희생적인 보살핌, 정서적인 친밀감 등을 아우르는 몹시 다면적인 개념이다. 사랑은 성경의 가르침에서 하느님의 본성과 인간의 부르심을 밝혀주는 기초이다. 성경의 주요 ‘사랑’ 개념을 살펴보면서, 우리는 신적神的인 차원과 인간적인 차원이라는 두 차원을 발견한다. 히브리말 아하바(אַהֲבָה, Ahavah) 히브리어 성경에서 사랑을 뜻하는 중심어는 ‘아하바’이다. 이 말은 ‘사랑하다(to love)’라는 뜻을 지닌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에게 평화를 주소서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제58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2025년 1월 1일) I. 위기에 놓인 인류의 부르짖음에 귀 기울이기 1.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희망의 희년인 새해를 시작하며, 저는 모든 이에게 진심으로 평화의 인사를 전합니다. 특히 자기 삶의 처지에 낙담해 있는 이들, 과거의 잘못으로 비난받는 이들, 다른 이들의 판단에 짓눌린 이들, 자기 삶에 대한

베드로의 눈물

지인과 식사하는 자리였다. 그는 이런저런 아픈 사연 속에서 딸과의 갈등을 살아내는 중에 답답할 때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Metropolitan Museum of Art)에 전시된 ‘베드로의 부인否認’이라고 알려지는 이 작품 앞에서 눈물 글썽거리는 베드로의 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노라며, 그것이 계기가 되어 카라바지오의 작품들을 찾아다니는 행운을 누렸다고 했다.(MET에는 카라바지오의 1597년 작품인 ‘음악가들-The Musicians’과 함께 ‘베드로의 부인’이 영구 전시되어 있으며, 디트로이트,

사랑으로 이끄는 신뢰(C’est la Confiance)

2023년 아기 예수와 성면(聖面)의 성녀 데레사 탄생 150주년을 맞아 하느님의 자비하신 사랑을 향한 신뢰에 관해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께서 주신 교황 권고(*출처-CBCK, 세밀한 각주를 원하는 이들은 해당 사이트의 ‘교황문헌’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더 읽을거리: 10월 1일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기념일http://benjikim.com/?p=6225) 사랑으로 이끄는 신뢰(C’est la Confiance) 1. “C’est la confiance et rien q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