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0주일 ‘가’해(마태 15,21-28)

오늘 말씀의 전례는 한 가지 분명한 진리를 중심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곧, 하느님께서는 유다인이든 이방인이든, 선인이든 악인이든 당신께 나아오는 이라면 모든 이에게 구원을 베푸신다는 사실이다. 4복음서에는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하시며 예수님께서 특별히 믿음을 칭찬하신 장면들이 등장한다. 카파르나움의 백인대장(마태 8,10), 죄 많은 여인(루카 7,50), 하혈병을 앓던

성모 승천 대축일(루카 1,39-56)

1950년 비오 12세 교황에 의해 믿을 교리로 선포된 성모님의 승천은 하느님의 영광속으로 들어가시는 성모님을 바라보며, 모든 이가 도달해야 하는 삶의 최종 목적지에 시선을 고정하게 되는 축일이다. 승천하신 성모님은 인류의 운명을 보여주는 예표이다. 성모님의 승천은 성경에 기록되어 있지는 않지만, 초대 교회 때부터 내려오는 전승에 따른 것이다. 대축일에 관한 묵상, 가톨릭교회교리서의 가르침, 성 바오로 6세 교황의 <성모

연중 제19주일 ‘가’해(마태 14,22-33)

오늘 말씀의 전례는 인간의 두려움과 그 두려움 앞에 다가오시는 주님의 예상치 못한 현존, 고통과 슬픔 속에서도 놓칠 수 없는 주님의 사랑, 그 주님을 고백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을 하나로 보여준다. 제1독서(1열왕 19,9ㄱ.11-13ㄱ): 기원전 9세기의 엘리야는 바알 예언자들을 상대로 갈멜 산에서 승리한 이후 오히려 죽음의 위협을 맞고, 광야로 도망쳐 동굴에 숨는다. 극도의 탈진과 두려움 속에서 그는

연중 제18주일 ‘가’해(마태 14,13-21)

오늘 말씀의 전례는 유배지에서 안주하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약속하는 이사야(제1독서), 그 사랑의 확증이신 예수 그리스도(제2독서), 그리고 그 사랑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빵과 물고기의 기적(복음)으로 이루어진다. 이 기적은 네 복음서가 모두 전하는 핵심 사건(마태 14,13-21 마르 6,32-44 루카 9,10-17 요한 6,1-15)으로, 성체성사 안에서 오늘 우리에게 현재화된다. 제1독서(이사 55,1-3)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유배지의 백성들에게 모든 이를 배불릴 ‘공짜

연중 제17주일 ‘가’해(마태 13,44-52)

제1독서의 지혜롭고 분별하는 마음을 얻은 이는 복음에서 하늘 나라의 신비를 깨우친 이들이다. 이 신비는 제2독서가 말하는 부르심을 받고, 미리 뽑히고, 미리 정해진 이들에게 주어지는 축복의 성취이다. 제1독서(1열왕 3,5-6ㄱ.7-12)에서는 솔로몬 왕(대략 기원전 990년~931년경)의 꿈 이야기를 듣는다. 그는 꿈에서 주 하느님께 장수長壽나 부富, 원수들의 목숨을 청하지 않고 분별력인 “듣는 마음”을 주시라고 청하여 하느님의 마음에 꼭 드는 “지혜롭고

연중 제16주일 ‘가’해(마태 13,24-43)

제1독서(지혜 12,13.16-19)는 만물을 돌보시는 하느님, 정의의 원천이시며 만물을 다스리시는 주권과 힘의 주인이신 하느님을 찬미한다. 그분께서는 무엇이든 원하시는 때에 이루실 능력을 지니셨지만, 억누르기보다 관대하게 통솔하시고, 인자仁慈하심을 체험하게 하시며, 마침내 회개의 기회를 열어 주시는 희망의 하느님이시다. 제2독서(로마 8,26-27)에서 바오로 사도는 두 절밖에 안 되는 로마서를 통해서 우리의 나약함 한가운데에서 일하시는 성령을 증언한다. 성령께서는 나약한 우리를 도우시며, 말로

연중 제15주일 ‘가’해(마태 13,1-23)

오늘 전례의 말씀은 한 가지 흐름, 곧 ‘희망’이라는 주제로 서로 이어져 있다. 제1독서는 씨앗이 반드시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게 되는 희망을 노래하고, 제2독서는 피조물과 함께 우리가 기다리는 자유, 곧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희망을 전해준다. 그리고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통해 이 희망을 구체적으로 들려주신다. 제1독서(이사 55,10-11)에서 주님께서는 비와 눈이 땅을 적셔 씨 뿌리는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마태 10,17-22)

오늘은 연중 제14주일이지만, 한국에서 선교하는 모든 성직자의 수호자이자 한국 교회의 대표 성인이신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를 기념하는 날과 겹치므로 교회의 배려에 따라 성인과 함께 성대한 신심 미사를 드린다.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곳에 계시는 분들께서는 연중 제14주일 ‘가’해(마태 11,25-30)의 2023년 강해를 참조하실 수 있습니다. 제1독서(2역대 24,18-22)에는 우상을 섬기던 요아스 임금(기원전 835~796년경, 40년간 통치)과 유다에 그들을

연중 제13주일 ‘가’해(마태 10,37-42)

제1독서(2열왕 4,8-11.14-16ㄴ)는 수넴 여인과 그녀의 남편이 엘리사 예언자에게 베푼 환대를 전한다. 그들은 하느님의 사람을 알아보고 대접하며 머물 자리를 기꺼이 내어준다. 이에 엘리사는 자녀가 없던 그 부부에게 아들을 약속한다. 이는 단순한 보상의 논리가 아니라, 무상으로 베풀어진 환대 안에서 하느님의 은총이 다시 흘러넘치는 모습이다. 곧, 하느님 안에서 이루어지는 ‘거저 주고 거저 받는’ 사랑의 순환이다. 제2독서(로마 6,3-4.8-11)에서 바오로

연중 제12주일 ‘가’해(마태 10,26-33)

제1독서(예레 20,10-13)는 “마고르 미싸빕(מָגוֹר מִסָּבִיב)”, 곧 ‘사방의 공포’라는 말로 시작한다. 이는 예레미야 예언자의 삶 전체를 규정하는 상징적 언어이다. 그는 친구들마저 자신을 감시하는 현실, 곧 세상 전체가 적대적 공간으로 변해버린 상황을 탄식한다. 그러나 그 절망 한가운데서도 이렇게 고백한다: “주님께서 힘센 용사처럼 내 곁에 계신다.” 예레미야는 자신의 억울함을 주님께 맡기고, 악인들의 손에서 구해주실 하느님을 신뢰하며 찬양한다. 제2독서(로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