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7주일 ‘가’해(마태 13,44-52)

제1독서의 지혜롭고 분별하는 마음을 얻은 이는 복음에서 하늘 나라의 신비를 깨우친 이들이다. 이 신비는 제2독서가 말하는 부르심을 받고, 미리 뽑히고, 미리 정해진 이들에게 주어지는 축복의 성취이다.
제1독서(1열왕 3,5-6ㄱ.7-12)에서는 솔로몬 왕(대략 기원전 990년~931년경)의 꿈 이야기를 듣는다. 그는 꿈에서 주 하느님께 장수長壽나 부富, 원수들의 목숨을 청하지 않고 분별력인 “듣는 마음”을 주시라고 청하여 하느님의 마음에 꼭 드는 “지혜롭고 분별하는 마음”을 선물로 받는다.
제2독서(로마 8,28-30)에서 바오로 사도는 “부르심을 받은 이들”, “미리 뽑으신 이들”, “미리 정하신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善을 이룬다고 선포한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을 부르시고, 의롭게 하시고, 영광스럽게 해주신다.
복음(마태 13,44-52)은 지난 연중 제15주일부터 머물고 있는 마태오복음 제13장의 대단원을 장식한다. 하늘 나라에 관한 세 가지 비유, 곧 밭에 숨겨진 보물, 좋은 진주를 찾는 상인, 바다의 그물을 듣는다. 이 비유들을 관통하는 핵심 역동성은 기쁨 속에서 “발견하고(농부)”, “찾아내며(상인)”, “모아들이는(어부)” 세 가지 동사에 있다.
하늘 나라는 고통스러운 노력과 희생을 요구하는 나라가 아니다. 거저 주어지는 은총 안에서 너무나 압도적이고 기뻐서 기꺼이 모든 것을 베팅하게 만드는 환희의 나라이다. 또한 세 비유 모두 밭을 가는 농부, 진주를 찾는 상인, 그물을 던지는 어부처럼 모두 평범한 ‘일상’의 영역이다. 하늘 나라는 먼 곳에 있지 않고,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가 말한 “부엌의 냄비 사이를 지나시는 하느님”을 우리 일상의 현장에서 알아채고 모셔 들이는 과정이다. 하늘 나라는 물질적인 부富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현시대에도 비교할 수 없는 “보물”이다. 복음은 “너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의 마음도 있다.”(마태 6,21)라고 말한다.
그물의 비유에서는 좋은 것들과 나쁜 것들이 구분되어 나쁜 것들은 버려진다. 여기서 버려지는 나쁜 것들은 사랑하기를 거부하여 안에서부터 ‘생명을 잃고 썩어버린 물고기’들이다.
이어서 마태오복음 13장의 마무리 격으로 하늘 나라의 제자인 율법 학자를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 것도 꺼내는 집주인으로 비유한다. 이는 모세의 옛 계약이 예수님의 새 계약(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부합할 때만 비로소 온전한 유효성을 지닌다는 바른 질서의 정립을 뜻한다.
「복음의 기쁨은 예수님을 만나는 모든 이의 마음과 삶을 가득 채웁니다. 예수님께 구원받은 이들은 죄와 슬픔, 내면의 공허와 고립에서 해방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라면 기쁨은 언제나 새로이 태어납니다.(프란치스코 교황, 『복음의 기쁨』 1항)」
주님께서는 “너희는 이것들을 다 깨달았느냐?”(마태 13,51)라고 물으신다.
당신 아드님이라는 가장 귀한 보물을 얻으려고 온 생애를 봉헌하신 성모님, 저희도 매일매일 그 보물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저희를 위하여 빌으소서! 아멘!
***
– “하늘 나라”는 나에게 어떤 위험이라도 감수하고, 나의 인간적인 모든 안전장치와 소유를 다 팔 만큼 인생 최고의 가치인가?
– 나의 일상 속에서 내가 지금 온 힘을 다해 “발견”하고, “찾고”, “모아들이고” 있는 진짜 보물은 과연 무엇인가?
– 새 하늘 나라는 “가서 네가 가진 것을 다 팔아 새 보물을 사라. 네 모든 것을 팔아 그 값진 진주를 사라”라고 초대한다. 밀과 가라지가 섞여 자라고, 좋은 물고기와 나쁜 물고기가 한 그물에 뒤엉켜 흘러가는 이 복잡한 역사 너머에서, 마침내 하느님께서 완전하게 이루실 당신만의 특별한 승리(역사)를 나는 진심으로 믿고 희망하는가?
※ 연중 제17주일 ‘가’해(마태 13,44-52) 2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