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속代贖의 신비(La mistica della riparazione)

* 디보 바르소티((Divo Barsotti, 1914~2006) 신부는 이탈리아의 저명한 가톨릭 사제이자 영성가, 수도승이다. 현대의 대표적인 신비가 중 한 명으로 꼽히며, 평신도를 포함한 모든 이들이 일상 안에서 하느님을 첫 자리에 두고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끄는 데 헌신했다. 1947년경 ‘하느님 자녀들의 공동체’를 설립했다. 선종 후 15년이 지나면서 2020년 ‘하느님의 종’으로 선포되었고, 2026년 피렌체 대교구에서 진행된 그의 시성·시복 조사가

사도 바르나바(6월 11일)

예수님께서 파견하신 일흔 두 제자 중 한 분으로 여겨지며, 사도들에게서 ‘위로의 아들’(사도 4,36)이라는 별명까지도 얻었던 바르나바 사도에 관한 성경 구절은 사도행전과 코린토1서, 갈라티아서, 콜로새서에 이르기까지 무려 39절에서 보인다. 키프로스 태생 레위인으로서 유다교에서 그리스도교로 개종하였으며 자기 소유의 밭을 팔아 그 돈을 사도들에게 봉헌하였고(사도 4,35), 적극적으로 사도들을 도왔다. 개종 초기에는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초기 예루살렘 공동체와 함께 지내면서

사도使徒(αποστολοs)

‘사도使徒’는 그리스어 ‘아포스톨로스’(αποστολοs)에 해당하는 우리말이다. 아포스톨로스는 ‘보내다, 파견하다’라는 뜻을 지닌 동사 ‘아포스텔로(αποστελλω)’의 명사형이다. 아포스톨로스는 원래 ‘사절, 특사, 소식의 전달자’ 같은 일반 용어였는데, 신약성경에 80여 번이나 등장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고자 파견된 사람’이라는 성경의 언어로 굳어졌다고 할 수 있다. 예수님께서 직접 부르시고 선택하시어 파견하신 사도는 열둘이다. ‘베드로’라고 이름을 바꿔주신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아, 제베대오의 아들인 야고보와

연중 제11주일 ‘가’해(마태 9,36-10,8)

삼위일체 대축일과 성체성혈 대축일을 지나, 이제 우리는 연중 시기 안에서 마태오 복음을 따라 긴 여정을 시작한다. 이 여정은 온 누리의 임금이신 그리스도 왕 대축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주부터 연중 제13주일까지는, 이른바 부르심·파견·선교에 관한 예수님의 설교(마태 9,36-11,1)에서 전례 복음을 듣는다. *마태오는 율법의 다섯 권의 책(모세오경)처럼 복음을 다섯 개의 큰 설교로 구성한다. 오늘 제1독서(탈출 19,2-6ㄱ)에서 하느님께서는 민족들 가운데에서

더닝 크루거 효과와 소셜 미디어

우리말 속담에 “무식하면 용감하다”라든가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라는 말을 영국의 찰스 다윈(Charles Darwin, 1809~1882년)은 “무지는 지식보다 더 자주 확신을 가지게 한다: 이런저런 문제가 과학에 의해 결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그토록 단정적으로 주장하는 이들은, 많이 아는 자들이 아니라 거의 알지 못하는 자들이다.(Ignorance more frequently begets confidence than does knowledge: it is those who know little,

사회적 건강: 연결을 위한 5-3-1 법칙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 재임 시절 백악관에 초청된 이력이 있는 하버드 출신 사회과학자 캐슬리 킬램(Kasley Killam)은, 저서 《연결의 예술과 과학(The Art and Science of Connection)》에서 현대인이 간과해 온 건강의 중요한 한 축, 곧 ‘사회적 건강(Social Health)’을 조명한다. 우리가 흔히 ‘건강’이라고 하면 균형 잡힌 식사와 운동을 통한 신체적 건강, 혹은 명상과 상담 등을 통한 정신적 건강을

사회적 관계와 디지털 매체의 위험성

현대 사회는 다양한 디지털 매체의 발달로 시간과 공간,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가히 ‘초(超)연결 사회’로 진입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기술적 연결은 실제적인 대면 관계의 축소와 단절을 가져왔다. 사람들은 피상적인 온라인 연결이 낳은 정서적 고립감 속에서 우울감에 빠지기 일쑤며, 이를 극복하고자 더 많은 가상 연결을 추구하다 좌절하는 악순환을 거듭한 끝에 중독으로 치닫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러한 개인의

진실한 우정: 프렌치 스타일

프랑스를 처음 방문하는 이들은 흔히 현지인들이 이방인에게 유달리 냉랭하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이는 오해에 가깝다. 프랑스인들은 유럽 내에서도 단순한 지인인 ‘레 코팽(Les Copains)’과 진정한 친구인 ‘레 자미(Les Amis)’를 가장 엄격히 구분하는 이들로, 관계를 맺는 데 비교적 오랜 시간이 걸릴 뿐이다. 이들의 관계 맺기는 점진적인 감정 개방, 지적인 대화와 토론, 그리고 사생활과 서로의 경계를 철저히 존중한다는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가’해(요한 6,51-58)

구약 시대에 하느님께서는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만나로 먹이시며 그들의 생명을 지켜 주셨다. 그리고 이제 신약의 시대에 이르러, 하느님께서는 새로운 이스라엘인 교회를 당신 아드님이신 그리스도의 살과 피로 먹이신다. 만나가 육체적 생명을 이어 주는 양식이었다면, 성체성사는 그리스도인에게 그리스도의 생명 자체를 나누어 주는 양식이다. 성체성사는 그리스도인 신앙생활의 원천이자 정점이며, 우리는 이 신비 안에서 한 몸을 이룬다. 제1독서(민수 8,2-3.14ㄴ-16ㄱ)는

「위대한 인류(Magnifica Humanitas)」

교황 레오 14세의 첫 번째 사회회칙인 「위대한 인류(Magnifica Humanitas)」가 발표되었다. 교회의 공식 번역이 아직 없으므로 여기서는 ‘위대한 인류’로 옮겼다. 혹자는 ‘고귀한 인류’라든가 ‘장엄한 인간성’이라고 이미 옮긴 이들도 있다. 참고로 라틴어의 magnifica는 ‘위대한, 장엄한, 찬란한’ 등의 뜻을 지니고 있고, humanitas는 ‘인간성, 인간다움’을 나타내는 말이다. 1891년, 교황 레오 13세께서는 산업화로 인해 찢겨나가는 세상을 바라보며 교회가 사회와 관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