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1주일 ‘가’해(마태 9,36-10,8)

삼위일체 대축일과 성체성혈 대축일을 지나, 이제 우리는 연중 시기 안에서 마태오 복음을 따라 긴 여정을 시작한다. 이 길은 온 누리의 임금이신 그리스도 왕 대축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주부터 연중 제13주일까지는, 이른바 부르심·파견·선교에 관한 예수님의 설교(마태 9,36-11,1)가 이어진다. *마태오는 율법의 다섯 권의 책(모세오경)처럼 복음을 다섯 개의 큰 담화로 구성한다.
오늘 제1독서(탈출 19,2-6ㄱ)에서 하느님께서 민족들 가운데에서 이스라엘을 선택하시고, 모세를 통해 “너희가 내가 한 일을 보지 않았느냐?” 하고 이스라엘에게 물으신다. 종살이에서 이끌어낸 기억, 그 구원의 체험 위에 하느님과 이스라엘 간에 계약이 세워진다. 하느님께서는 “내 말을 듣고 계약을 지키면, 너희는 나의 소유, 사제들의 나라, 거룩한 민족이 될 것이다.” 하신다. 하느님의 선택은 특권이 아니라 사명이다.
바오로 사도는 제2독서(로마 5,6-11)에서 로마교회의 신자들에게 제1독서인 탈출기의 내용, 곧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의 신비가 그리스도의 죽음 안에서 완성되었음을 선포한다. 우리가 아직 죄인이었을 때,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셨으니, 이것이 하느님 사랑의 증거다. 우리는 그 죽음으로 하느님과 화해하고, 그분의 생명으로 구원받는다고 바오로 사도는 확인해준다. 탈출기의 선택된 백성이 제2독서에서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사랑으로 하느님과 화해한 백성이 된다.
복음(마태 9,36-10,8)은 제1독서와 제2독서의 내용이 역사 안에서 구체적으로 실현되었음을 알려준다.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신다.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고 기가 꺾인 이들이기 때문이다. 그 마음에서 사도들의 선발과 파견, 그리고 사명이 시작된다. 예수님께서는 열두 사도를 부르시고, 권한을 주시며, 세상으로 보내신다. “가서, 선포하여라. 고쳐주어라. 일으켜 주어라. 깨끗하게 해주어라. 쫓아내어라. 거저 주어라.” 하신다. 파견받은 자들이 수행해야 할 7개의 동사가 강한 명령형으로 주어진다. 탈출기에서 시작된 선택, 로마서에서 확인된 사랑이 복음에서는 제자들의 사명으로 이어진다.
주님의 일꾼은 이렇게 태어난다. 예수님의 가엾어하시는 마음에서 출발하여, 길 잃은 이들에게 다가가고, 선포하고, 치유하고, 일으키고, 정화하고, 해방하며, 마침내 자신을 내어주는 삶으로 나아간다. 예수님의 명령에 따라 파견받은 이들은 이러한 동사들을 진실한 삶으로 산다.
우리는 모두 예수님의 마음을 받은 이들이다. 그리고 동시에, 그 마음을 살아야 할 이들이다. 한 성녀는 이렇게 기도한다: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당신께 저를 온전히 맡깁니다. 당신이 제 안에서 일하소서. 저의 무기는 기도와 현존과 침묵, 그리고 신뢰와 겸손입니다. 저는 주저 없이 당신을 따라 골고타로 가겠습니다.(예수 성심의 성 테레사 수녀, 1747~1770년)」
그리스도의 제자는 자신의 능력으로가 아니라, 사랑으로, 예수님의 마음으로 파견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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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나를 향한 주님의 마음을 얼마나 자주 느끼는가?
– 나는 주님의 마음으로 다른 이를 바라보는가?
– 주님께서 열두 명의 사도들을 부르실 때 열두 번의 응답이 있었다. 나는 부르심을 넘어, 실제로 이웃을 위해 파견받은 자로서 응답하고 그 삶을 살고 있는가?
– 파견받은 자가 살아야 할 7개의 동사 중 내가 가장 노력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