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단편들

“보고 믿었다.”(요한 20,8) 요한복음은 세례자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요한 1,36) 한 뒤, “어디 묵고 계시냐”며 당신을 따라오는 그 제자들에게 주님께서 “와서 보아라.” 하셨으며, 제자들이 “예수님과 함께 가 예수님께서 묵으시는 곳을 보고 그날 그분과 함께 묵었다.”(요한 1,39)라고 하였고, 그렇게 제자가 된 “필립보가 나타나엘에게 ‘와서 보시오’ 하고 말하였다.”(요한 1,46)라고 복음서의 1장을 기록한다. 그렇게 첫 제자

“아무도 몰랐다?”(요한 13,28)

후배 신부가 예수님께서 “내가 빵을 적셔서 주는 자가 바로 그 사람이다.”라고 제자들과의 공개적인 식탁에서 말씀하시고, 실제로 “빵을 적신 다음 그것을 들어 시몬 이스카리옷의 아들 유다에게 주셨다.”(요한 13,26) 하였는데도 “식탁에 함께 앉은 이들은 예수님께서 그에게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아무도 몰랐다.”(요한 13,28)라는 구절에 관하여 질문을 제기했다. 공공연하게 유다를 지목하셨는데도 제자들이 유다의 배반을 왜 알아차리지 못했느냐는 것이었다.

마태 28,8-15(천사의 월요일)

* ‘작은 부활절’이라고도 부르는 부활 팔일 축제의 첫날은 ‘천사의 월요일(Lunedì dell’Angelo)’이라고도 불린다. 이날에는 복음으로 항상 마태 28,8-15를 읽는다. 아래는 2023년 천사의 월요일에 있었던 교황 프란치스코의 부활 삼종 기도 훈화 번역문이다.(*이미지-구글)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 복음은 부활절 아침, 부활하신 예수님과 여인들의 만남을 다시 되새기면서, 주님을 맨 먼저 보았고 만났던 여성 제자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왜

2019년과 2020년 성주간聖週間

2019년 성주간이 막 시작한 성주간 월요일 4월 15일, 세계 가톨릭 심장부랄 수 있는 파리 노트르담 성당이 불탔다. 그리고 이듬해인 2020년 covid 19 때문에 내려진 전 세계적인 봉쇄 조치의 시작으로 텅 빈 바티칸 광장을 목격했고, 성 금요일에 콜로세움에서 쓸쓸하게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시는 교황님의 모습을 위성 중계로 지켜 봐야만 했다.(*사진-연합뉴스)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3월 25일)

※ 친절하게도 어떤 분이 3월 25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을 어떻게 하느냐고 물어오셨다. 전통적으로 교회는 성탄 대축일로부터 9개월 전인 3월 25일에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을 지낸다. 그러나 때때로 성주간에 해당할 때가 많으므로 그다음 주간으로 옮겨 지낼 때도 있는데, 올해 2024년 역시 대축일이 성주간 월요일에 속하므로 전례 축하 행사가 억제되면서 부활 대축일 이후인 4월 1일로 옮겨가야

요한 20,1-9(주님 부활 대축일 ‘나’해)

주님 부활 대축일의 복음은 ‘가, 나, 다’ 해 모두 같다. 오늘 복음은 다른 복음에서는 볼 수 없고 제4복음서 저자만이 요한복음 20장에서 부활하신 주님과 만난 이들에 관해 묘사하는 세 장면(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나타나심 / 제자들에게 나타나심 / 예수님과 토마스)의 도입이라 할 수 있다. 부활절 새벽에 예수님의 무덤으로 달려간 여인은 루카복음에 따를 때, “마리아 막달레나, 요안나, 그리고 야고보의

마르 16,1-7(파스카 성야)

지난 3일 동안 우리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무덤 안장까지의 여정을 따라왔다. 이제 우리는 오늘 밤 인간의 말로는 표현할 수 없고 불가능하며 이 세상에서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사건 앞에 서게 된다. 이 거룩한 파스카 성야의 이러한 사건 앞에서 우리 각자는 우리가 들은 이야기를 두고 신앙과 불신의 갈등 속에서 의심스러운 심장의 박동을 체험한다. 지금 우리가

요한 18,1-19,42(주님 수난 성금요일 ‘나’해)

오후 3시라고 알려지는 시각, 십자가의 시간에, 온 세상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은 ‘키리오스’(κύριος, Kýrios), 곧 우리의 ‘주님’이신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예수님의 생애를 기록한 복음서에서 상대적으로 너무 길다 싶은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부분을 오늘 우리는 제4복음서, 곧 예수님의 십자가 밑까지 따라갔던 제자요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라고 알려진 제자의 증언을 통해 듣는다. 이 증언은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요한 13,1-15(주님 만찬 성 목요일 ‘나’해)

십자가에 못 박하시기 전날 밤 예수님께서 어떠셨을까를 되짚어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십니다. 당시 먼지가 자욱한 길거리를 다니다가 집에 돌아오면 식탁에 앉기 전이나 모임을 하기 전에 당연히 발을 씻어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때 발을 씻어 주고 닦아주는 이는 노예였습니다. 노예가 하는 일이었으니까요.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겠다고 몸을 굽히셨을 때 제자들이 얼마나 놀랐을지 상상이 갑니다. 그러나

거룩한 사랑이 남들의 마음을 상해 주게 되는 몇 가지 경우에 대하여

사랑 깊은 마음을 더욱 깊이 상처 내는 것은, 이 마음 때문에 상처받은 다른 마음을 보는 일이다. 펠리칸pelican은 둥지를 땅속에 만든다. 그래서 가끔 뱀이 새끼를 물기도 한다. 이런 일이 생기면 펠리칸은 능숙한 자연의 의사처럼 주둥이 끝으로 불쌍한 새끼의 온몸을 상처 내서 독을 나오게 하도록 온몸의 피를 흘리게 한다. 이렇게 해서 그 애처로운 새끼 펠리칸들을 죽게 한다.(펠리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