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1년 교황 베네딕토 15세께서 5월을 성모성월로 공식 인준하고, 1965년 교황 바오로 6세께서 성모성월에 관한 교서를 발표하기도 하였다는 것이 성모성월의 유래라고 하지만 신자들 사이에서 계절의 여왕이라고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5월 한 달 동안 성모님께 특별한 사랑과 찬미를 봉헌하는 관습은 16세기 초에도 이미 교회 안에 자리를 잡고 있었음이 분명하다. 로마의 사제 성 필립보 네리(1515~1595년)께서도 청소년들에게 5월 동안 성모님께 꽃을 바치며 찬미가를 부르도록 권장하였던 것이다. 교회는 5월을 성모성월로 봉헌하는 것에 더해 10월에는 성모송으로 이루어진 묵주기도 성월을 지낼 뿐만 아니라 연중 내내 매주 토요일이면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매일 미사 첫 부분) 신심 미사를 봉헌하기도 한다. 한국 교회의 본당들에서는 매년 5월에 ‘성모의 밤’을 거행하면서 본당 신자들이 함께 모여 한마음으로 성모님께 찬미를 드린다. 성모님과 관련하여서는 수도 없이 많은 축일과 기념일이 있으나 그중 비교적 우리에게 친숙한 기념일이나 축일들만을 골라 월별로 전례력을 따라가며 성모님을 공경하는 기본적이고도 다양한 신심과 교의敎義들을 살펴본다.(*이미지-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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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431년 에페소 공의회가 공식적으로 ‘하느님의 어머니’, ‘천주의 성모’라는 칭호를 확정하였다. 이로부터 교회는 ‘생명의 근원이신 성자를 맞아들이게 해주신’ 거룩한 어머니께 특별한 존엄성을 드려 찬미한다. 특별히 새해 첫날에 이 축일을 배정한 현대 교회는 이날 갓 태어난 ‘평화의 왕’을 경배하며 ‘평화의 모후’를 기리며 온 세상의 평화를 기원한다. 일찍이 에페소 공의회는 예수님의 인성과 신성을 구별하려던 네스토리우스 이단을 단죄하면서 두 본성의 완벽한 결합과 일치로 한 분이신 그리스도를 모시기 위해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칭호를 확인하였다.
2월 11일 루르드의 성모님과 세계 병자의 날: 1858년 2월 11일부터 루르드에서 당시 14살의 소녀 베르나데타 수비루(1844~1879년, 1933년 교황 비오 11세에 의해 시성)에게 18회에 걸쳐 발현하신 것을 기념하면서 유래된 날이다. 발현하신 성모님께서는 당신을 ‘원죄 없이 잉태된 이’로 소개하셨으며 6단 묵주를 들고 계셨다.(*충북 최초 성당인 감곡 매괴玫瑰-중국어로 장미, 붉은빛 돌이나 구슬, 묵주默珠-성모 성당, 초대 주임 임가밀로 신부가 루르드 인근 출신이어서 루르드에서 제작한 성모상 모셔옴으로써 감곡 성당의 성모님도 6단 묵주를 들고 계신다) 세계 병자의 날은 우리나라에도 두 번이나 방문하셨고, 성인이 되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1920~2005년)께서 1992년에 제정하신 날이다. 참고로, 이날은 베네딕토 16세 교황께서 2013년 2월 11일 추기경 회의에 제출한 성명을 통해 당신의 사임을 갑작스럽게 발표하신 날이기도 하다.
3월 25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옛말로 ‘성모 영보領報’ 대축일이라고도 부르며 그 유래는 루카 1,26-38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성모님께서 가브리엘 대천사로부터 예수님의 잉태 소식을 들은 것을 기념하는 축일로 이미 6세기부터 자리를 잡았다. 이날 교회는 하느님께서 인간과 함께하시는 방법(말씀으로 인간을 초대하시는 하느님)을 듣게 되고,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대화가 어떻게 오갔으며, 성모님께서 인간의 대표자로서 하느님께 어떻게 응답하시고 구원 사업에 동참하시게 되었는지, 이른바 Fiat(“그대로 제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루카 1,38)이라고 하는 성모님의 대답을 통하여 천주의 모친이 되시기로 응답하시는 성모님을 기리는 한편, 살아있는 모든 이의 어머니, 유일하신 중재자(1티모 2,5), 참된 계약의 궤요 하느님의 궁전이 되신 새로운 하와, 순종과 충실의 동정녀가 되신 성모님을 기린다.
5월 13일 파티마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1917년 5월 13일부터 루치아(1907~2005년, 2023년 가경자), 프란치스코, 히야친타라는 세 아이들에게 성모님께서 6회 발현하신 내용에 근거한 기념일이다.(*CatholicSaints.Info가 제공하는 어린이나 청소년 성인 중에는 우리나라의 순교 역사에서 12세로 순교하여 신앙을 증거한 유대철베드로 성인-1826~1839년-이 있고, 1988년 시복된 복녀 라우라 비쿠냐Laura Vicuña-1891~1904년, 12세 사망-도 있으며, 1954년에 시성된 도미니코 사비오Dominic Savio-1842~1857년, 14세 사망-성인도 보인다. 살레시오회는 과거에 곧잘 도미니코 사비오 성인이 순교를 제외하고는 가장 나이 어린 성인이었음을 자랑스러워했다. 그러나 이 내용은 2017년 5월 13일 파티마 성모 발현 100주년을 기념하여 시성된 프란치스코 마르토Francisco Marto-1908~1919년, 10세 사망-와 히야친따 마르토Jacinta Marto-1910~1920년, 9세 사망-남매의 시성으로 바뀌었다)
5월 24일 도움이신 마리아 (대)축일: 이날은 특별히 살레시오회에서 9일 기도로 준비하며 대축일로 지내는 특별한 날이다. 돈 보스코 성인께서 도움이신 마리아 대성당을 봉헌하였을 뿐만 아니라 살레시오회의 모든 여정이 도움이신 성모님의 도우심으로 이루어졌다고 확인하였기 때문이다.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링크는 다음과 같다.
*참고: 신자들의 도움이신 마리아 http://benjikim.com/?p=4105
도움이신 마리아 대축일 강론 http://benjikim.com/?p=3997
5월 31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성경의 루카 1,39-56에 근거를 둔다. 성모님께서 친척이자 세례자 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을 방문하신 것을 기념한다. 이 축일은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3월 25일)과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6월 24일) 사이에 위치한다.
6월 8일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대축일(예수 성심 대축일 다음 토요일): 이미 17세기에 성 요한 에우데스(1601~1680년)께서 성모님의 거룩한 마음을 공경하기 시작한 바 있다. 1942년 비오 12세께서 파티마 발현 25주년을 맞아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께 온 세상을 봉헌하셨다.
7월 16일 카르멜 산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엘리야 예언자와 관계가 깊은 팔레스티나 카르멜 산(1열왕 18,20-40; 성모님께서 비를 몰고 오는 구름 위에서 엘리야에게 발현)에서 12세기에 성모님의 보호 아래 은수생활을 하는 이들이 생겨났고, 이에 따라 카르멜회가 설립된 것에서 기원한 기념일이다. 1251년 7월 16일 성모님께서는 영국 케임브리지 카르멜 수도원 원장인 시몬 스톡(1165~1265년)에게 갈색 스카플라(성모님께 자신을 온전하게 봉헌하고, 영원한 불의 고통을 면하기 위한)를 건네주셨고, 이 스카플라에 관한 신심은 오늘날까지도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다.
8월 5일 로마의 성모 대성당 기념일: 리베리오 교황 재위 때(352~366년) 어떤 로마의 귀족에게 성모님께서 로마의 에스퀼리노 언덕에 지으라고 명하신 성당 때문에 생겨난 기념일이다. 성당 터는 8월 5일인데도 눈이 쌓인 곳(*그래서 ‘성모설지전聖母雪地殿’ 성당으로도 불린다)이었으며, 이 기적은 성모님의 순결을 상징한다. 훗날 이 성당에 예수님의 구유가 안치되면서 이 성당은 ‘구유 성당’으로도 불리게 되었다. 교황 프란치스코께서는 해외 순방 전 반드시 이 성당에 먼저 들려 성모님께 꽃을 봉헌하고 순방에 함께 해주시기를 청한다. 2023년에 이 성당에 금장미를 봉헌하기도 한 교황은 훗날 자신의 사후에 자신을 그곳에 묻어달라고 유언을 남겼다.
*교황님께서 황금색 장미를 봉헌하실 것 http://benjikim.com/?p=7412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 1950년 비오 12세께서는 성모님의 승천을 믿을 교리로 선포하셨다. 이때 교황님은 “성모님께서 지상 생활을 마치실 때”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는데, 이는 그동안 교부들이나 신학자들이 당신의 아들과 마찬가지로 성모님께서도 돌아가셨다고 믿어온 바를 언급하는 동시에 ‘육체와 영혼’이 함께 하늘에 오르셨다고 인정함으로써 마리아의 인성을 확실히 하신 것이다. 이 축일은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위로와 희망의 표지’가 되는 축일이다. 예수님의 승천을 Ascension이라고 하는 반면 성모님의 승천은 Assumption이라 한다. 마우리찌오Marurizio(582~602년) 황제의 통치 때 ‘하느님 모친의 영면’(Dormizione della Genitrice di Dio)라는 이름 아래 축일을 거행하도록 하라는 명령이 제국 전체에 하달되었다. 교황 세르지오(683-701)는 ‘주님의 봉헌 축일’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그리고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탄신 축일’과 더불어 이 대축일에 행렬하도록 했으며, 교황 레오 4세(855년)는 8부 축일로 거행할 것을 선언하기도 했다. 1970년에 제정된 새 미사 경본에는 밤샘(Vigil)을 하는 유일한 성모 축일이 되었다. 이날 미사 본 기도에서는 “마리아의 육신을 그 영혼과 함께 천상 영광에 불러들이셨으니, 우리도 항상 천상을 그리워하며 그 영광에 참여케 하소서”라는 대목으로 축일의 내용을 요약한다.
8월 22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 아드님 예수님께서 어머니 성모님께 천상 모후의 관을 씌어드림을 묵상하는 날이다. 성모 승천 대축일로부터 8일째 되는 날로서 8일 축제의 마무리가 되면서 성모 승천의 영광을 거듭 확인한다. 이날 교회는 ① 메시아 왕이신 천주 성자의 어머니 ② 구세주의 동반자 ③ 그리스도의 완전한 제자 ④ 교회의 가장 뛰어난 지체이신 성모님을 기린다.
9월 8일 성모님의 탄생 축일: 7세기부터 전래된 축일로 5세기 말에 세워진 예루살렘의 마리아 성당(오늘날 성 안나 성당) 봉헌일에 맞춰 거행하게 되었다. 12월 8일 성모님의 원죄 없으신 잉태 대축일로부터 만 9개월째에 맞는 축일이다.
9월 12일 지극히 거룩하신 마리아 성명: 영어로는 이날을 ‘The Most Holy Name of Mary’라고 쓴다. 12세기부터 유래되었다. 1513년 교황 율리우스 2세에 의해 첫 제정이 있었다고 알려진다. 원래의 성모님의 이름인 마리아는 히브리어로 ‘미리암’(מִרְיָם=쓴 맛)이다. 이 외에도 성모님을 사랑하는 이들은 성모님을 기려 여러 호칭으로 부르는데, 이는 가톨릭기도서의 ‘성모호칭기도’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성모 호칭 기도(1587년 7월 11일 교황 식스토 5세의 승인): 성모님의 품위와 신자의 모범 (천주의 성모님 / 지극히 거룩하신 동정녀 / 그리스도의 어머니 / 천상 은총의 어머니 / 교회의 어머니 / 티 없으신 어머니 / 지극히 깨끗하신 어머니 / 순결하신 어머니 / 흠 없으신 어머니 / 사랑하올 어머니 / 탄복하올 어머니 / 슬기로우신 어머니 / 창조주의 어머니 / 구세주의 어머니 / 지극히 지혜로우신 동정녀 / 공경하올 동정녀 / 찬송하올 동정녀 / 든든한 힘이신 동정녀 / 인자하신 동정녀 / 성실하신 동정녀) 구약의 예언과 상징 (정의의 거울 / 상지의 옥좌 / 즐거움의 샘 / 신비로운 그릇 / 존경하올 그릇 / 지극한 사랑의 그릇 / 신비로운 장미 / 다윗의 망대 / 상아탑 / 황금 궁전 / 계약의 궤 / 하늘의 문 / 샛별) 성모님의 능력과 힘 (병자의 나음 / 죄인의 피신처 / 근심하는 이의 위안 / 신자들의 도움) 모후이신 성모님의 특성 (천사의 모후 / 성조의 모후 / 예언자의 모후 / 사도의 모후 / 순교자의 모후 / 증거자의 모후 / 동정녀의 모후 / 모든 성인의 모후 / 원죄없이 잉태되신 모후 / 하늘에 올림을 받으신 모후 / 묵주기도의 모후 / 가정의 모후 / 평화의 모후)
9월 15일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1688년 인노첸시오 11세 교황에 의해 기념일이 제정되었으며 1913년 이후 9월 14일 성 십자가 현양 축일 다음날로 옮겨졌다. 성모님의 일생에서 특별한 고통의 순간들을 기념한다; ① 시메온의 예언(루카 2,34-35) ② 이집트 피신(마태 2,13-21) ③ 예수를 잃으심(루카 2,41-50) ④ 칼바리아 산에 오르심(요한 19,17) ⑤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아드님 예수(요한 19,18-30) ⑥ 십자가에서 내리신 예수님을 품에 안으심(요한 19,39-40) ⑦ 무덤에 묻히신 예수님 곁에서(요한 19,40-42) ※성모님의 고결한 고통의 삶을 두고 “한 생을 주님 위해”라는 성가 248번이 신자들 사이에 널리 알려져 있다.
10월 7일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1571년 10월 7일 레판토 해전에서 위기에 처한 가톨릭교회가 묵주기도의 도우심으로 이슬람 제국의 함대를 격파하면서 생긴 기념일이다. 비오 5세 교황께서 ‘승리의 성모 축일’을 제정하시기도 하였다.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http://benjikim.com/?p=6335
*성모님의 보호 http://benjikim.com/?p=6833
11월 21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자헌 기념일: 원죄 없이 잉태되실 때부터 함께 하시는 성령의 감도로 어린 시절부터 하느님께 봉헌되신 성모님을 기리는 기념일이다. 성모님의 부모님이신 요아킴과 안나께서 성모님이 세 살 때 성모님을 봉헌했다는 전승에 따른 것이다. 543년 11월 21일 황제 유스티니아누스가 예루살렘에 성모님의 자헌 기념 성당을 축성한 것에 축일이 맞춰졌다. 콘스탄티노플의 주교였던 제르마노(715~733년)가 전하는 두 편의 강론이 있는데, 이것이 이 기념일에 관한 공식적인 첫 언급인 셈이다. 1472년 식스토 4세 교황께서 이 기념일을 선포하셨다.
11월 27일 기적의 메달 기념일: 1830년 프랑스 파리의 ‘애덕의 딸 수녀회’의 수련 수녀인 성녀 카타리나 라브레에게 성모님께서 발현하시고, 발현하신 모습대로 메달을 만들라고 지시하신 대로 메달이 제작되어 메달과 함께 퍼진 기념일이다. 이 메달은 구원의 상징이요 보호하심의 상징으로서, ① 빛 가운데에 계신 성모님(흰 수건-봉헌) ② 승리자이신 성모님(반지-계약, 뱀을 밟으심-악의 대적) ③ 수난하신 성모님(뒷면의 십자가-죽음, 뒷면의 2개 심장-예수 성심과 성모 성심)이 앞뒷면에 각각 새겨졌다.
12월 8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성모님께서 잉태되신 순간부터 원죄에 물들지 않으셨다는 믿음에 따라 생겨난 대축일이다. 교회의 역사 안에서는 7세기경부터 성모 잉태 축일이 생겨났다. 1854년 비오 9세 교황께서 성모님의 원죄 없으신 잉태를 믿을 교리로 선포하셨는데, 4년 후 성모님께서는 루르드에서 발현하시어 자신이 바로 ‘원죄 없는 잉태’(I am the Immaculate Conception)라고 자신을 소개하셨다. 대축일이다. 성 안셀모(1033~1109년)의 전기를 쓰기도 했던 에드머Eadmer(1060~1126년)라는 신학자요 역사학자가 이 교의 이해의 원론이라 할 격언인 “Potuit, decuit, fecit(He could, he had to, he did. 하느님께서는 하실 수 있었고, 하셔야만 했으며, 하셨다).”라는 말을 남긴 바 있다.
*성모님에 관한 믿을 교의는 일찍이 정립된 ① 평생 동정이신 마리아(553년 제2차 콘스탄티노플 공의회)과 ② 하느님의 어머니이신 마리아(431년 에페소 공의회), 그리고 후대에 정립된 ③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無染始胎, 1854년 12월 8일 교황 비오 9세), ④ 몽소승천夢召昇天(1950년 11월 1일 교황 비오 11세) 4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12월 12일 과달루페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멕시코의 어머니요 라틴 아메리카의 수호자이신 성모님을 기리는 날로서 미주 지역에서는 대단히 성대하게 기념하는 날이다. 1531년 12월 9일 멕시코의 과달루페에서 가난한 농부 후안 디에고(1474~1548년)에게 발현하신 성모님으로부터 시작된 기념일이다. 성모님께서는 성당을 설립하라는 메시지를 주시면서 이를 현지 주교에게 알리라고 하셨는데, 이를 믿지 않는 주교에게 디에고를 통해 제철이 아닌 장미꽃을 보내시기도 하였다. 이때 장미꽃을 싼 보자기에 귀부인의 모습이 보여 주교는 성모님의 발현을 확인하게 되었다. 이때로부터 10년이 되지 않아 멕시코 주민 800만이 가톨릭으로 개종하였고, 오늘날 두 개의 성당이 들어서게 된 이곳은 연간 1천만 명이 순례하는 순례지가 되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이곳을 4차례나 방문하셨으며, 마지막 방문이었던 2002년 7월 31일에 성모님을 처음으로 만났던 후안 디에고를 성인품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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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기도인 묵주기도
세상 사람들은 힘과 무기로 무장하고 세상에 나아가지만, 그리스도인들은 묵주로 무장하고 세상과 악에 맞선 전장戰場에 나아간다.
바오로 6세 교황은 로사리오에 대한 전통적인 가르침을 상기시키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로사리오는 복음 전체의 요약”이자 “구원 강생에 집중하는 기도”이며, “성모송의 연속적인 기도는 그리스도께 대한 끝없는 찬미이다.”(MC 46항)
묵주기도는 주님과 가장 가까이 계신 마리아의 눈에 비친 주님의 신비를 묵상할 수 있도록 우리를 인도한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에서 로사리오가 더 없이 “훌륭한 관상 기도”(12항)라고 하면서 이 기도를 통해 성모님과 함께 그리스도를 기억하고 배우며 닮아야 한다고(13-15항) 역설하며, 그래서 묵주기도는 성모님과 함께 그리스도께 기도하며 그리스도를 선포하는(16-17항) 것이라고 설명한다.
교회는 역사 안에서 묵주기도를 끊임없이 권장하였다. 묵주기도는 ① 온 세상 가톨릭 신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기도 중 하나이며 서로를 알아보는 표식이다. ② 묵주기도는 우리의 신앙을 우리 손으로 만져 볼 수 있게 하면서 우리의 믿음을 깊게 한다. ③ 묵주기도는 끊임없이 되풀이하는 간청이요 겸손의 기도이며 묵상이다. ④ 묵주기도는 그 자체로 교육수단이요 효과적인 회개의 길잡이이며 특별히 연옥 영혼들을 위해 힘이 있는 도움이다. ⑤ 묵주기도를 통해 성모님의 모범을 배우며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가 된다. ⑥ 묵주기도 안에서 환희와 빛, 고통과 영광의 신비를 통해 나의 삶과 다른 이의 삶을 봉헌한다. ⑦ 묵주기도는 무엇보다도 예수님과 성모님을 향해 우리의 사랑을 매일 고백하는 사랑 고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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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찬미가
‘마리아의 노래’는 성경에서 루카복음 1,46-56에 수록되어 있다. 이 외에도 성모 공경 신심과 함께 성모님을 기리는 많은 찬미가가 생겨났다. 찬미가는 교회의 공식 예배에서 사용하는 성시(聖詩)인데, 대개는 곡을 붙여서 성가대가 노래하였다. 찬미가 가운데에는 성무일도서의 응송을 비롯하여 시편을 노래하는 성경 내용의 찬미가도 포함된다. 성모님께 영예를 드리는 찬미가들이 많이 있으나 소멸된 것들도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하며 지금까지 사용되는 성모 찬가를 몇 가지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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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세주의 존귀하신 어머니(Alma Redemptoris Mater)
이 제목은 대림시기부터 주님 봉헌 축일인 2월 2일까지 읽도록 준비된 응송의 라틴말 세 마디를 따서 “구세주의 존귀하신 어머니” 찬가로 부른다. 이 찬가는 헤르만 불구자(Hermannus Contractus, Herman the Cripple이라고도 불린다, 1013~1054년)가 라틴말로 지었다고 한다. 그의 원래 이름은 헤르만 콘트락토이며, 장애를 입고 태어나 어느 수도원 앞에 버려졌다. 그 후 그는 이 수도원에서 자랐으며 항상 아름다운 시상을 떠올리고 만인의 심금을 울리는 아름다운 찬가를 지은 것으로 알려진다.
「구세주의 존귀하신 어머니,
영원으로 트인 하늘의 문, 바다의 별이여,
넘어지는 백성 도와 일으켜 세우소서.
당신의 창조자 주님 낳으시니,
온 누리 놀라나이다.
가브리엘의 인사 받으신 그 후도 전과 같이
동정이신 이여,
죄인을 어여삐 보소서.」
하늘의 영원한 여왕(Ave Regina Coelorum)
이 응송의 제목은 2월 2일부터 성목요일까지 읽도록 준비된 성모 찬송 시리즈의 하나이다. 작자는 알려지지 않았고, 작곡연대는 12세기로 보인다.
「하늘의 영원한 여왕
천사의 모후 기뻐하소서!
당신은 옛세의 뿌리,
세상의 빛 나으신 이,
복되어라 하늘의 문,
영화로운 동정녀여,
찬미하는 우리 위해
하느님께 빌어주소서.」
천상의 모후여(Regina Caeli)
이 찬가 역시 원래는 성무일도의 응송으로 사용되었으나, 작자 미상이고, 작품 연대는 12세기로 보인다. 언제부터인지는 확실히 모르지만, 이 찬미가는 부활 삼종경으로 사용되어 왔고, 성무일도에서는 성 토요일부터 성령강림 후 토요일까지 끝기도 후에 바쳐진다.
「기뻐하소서, 천상 모후, 알렐루야
태중에 모시던 아드님이, 알렐루야
말씀대로 부활했네, 알렐루야,
우리 위해 빌으소서, 알렐루야.
계: 동정 마리아여, 기뻐하시며 즐기소서, 알렐루야.
응: 주 참으로 부활하셨도다. 알렐루야.
기도합시다.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 온 세상을 기쁘게 하셨으니, 그 모친 동정 마리아의 도우심으로 영생의 즐거움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여왕이시며(Salve Regina)
일반적으로 성가로 부르는 이 찬미가는 11세기의 마리아 신심을 표현하는 아름다운 증언이다. 맨 처음에는 “거룩한 여왕이시여”로 알려지다가, 끌뤼니 수도원에서 오늘날의 형태로 바뀌었다. 그러나 13세기 이후부터 많은 수도 공동체들이 끝기도 성가로 이 찬미가를 노래하여, 구세사에서 수행한 마리아의 역할을 기리고, 마리아의 도우심을 간구하였다. 저자는 “구세주의 존귀하신 어머니”를 지은 헤르만으로 알려져 있다. 찬미가는 먼저 자비와 사랑이 충만한 우리 어머니이시며, 동시에 우리 여왕이신 마리아께 인사드린 후, 우리 인간이 처한 가련한 입장을 말씀드린다. 왜냐하면 마리아 어머니는 우리의 보호자이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들의 인생살이가 끝날 때, 어머니께서 당신의 아드님 예수를 뵙게 해달라고 간청한다. 찬미와 청원을 드리는 이 기도는 아무런 설명이 필요 없는 아름다운 진주처럼 오늘날에도 그 진가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여왕이시며 사랑에 넘친 어머니,
우리의 생명, 기쁜, 희망이시여,
당신 우러러 하와의 그 자손들이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나이다.
슬픔의 골짜기에서.
우리들의 보호자, 성모여,
불쌍한 우리 인자로운 눈으로 굽어보소서.
귀양살이 끝날 그때
당신의 아드님 우리 주 예수를 뵙게 하소서.
너그러우시고 자애로우시며
오, 아름다우신 동정 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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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성모님께…
보이는 것도 들리는 것도 모두 초록빛 기도로 물이 드는 5월,
어머니를 부르는 저희 마음에도 초록의 숲이 열리고 바다가 보입니다.
매일 걸어가는 삶의 길에서 마음이 어둡고 시름에 겨울 때,
지친 발걸음으로 주저앉고 싶을 때, 어서 들어오라고
저희를 초대하시는 ‘지혜의 문’이신 어머니,
저희는 어머니가 열어주시는 그 문으로 들어가
살아가는 지혜를 다시 배우고 싶습니다.
어떤 유혹에도 흔들림 없이 진리를 선택하고
진리를 따르는 지혜와 용기를 배우고 싶습니다.
어둠을 비추는 별이 되라고
오늘도 조용히 저희를 부르시는 ‘바다의 별’이신 어머니,
벼랑 끝으로 내몰린 위기에도 쉽게 쓰러지지 않고
캄캄한 절망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믿음과 희망을 참을성 있게 키워 마침내는
한 점 별로 뜰 수 있도록 영원의 환한 빛으로 저희를 비추어 주소서.
어머니가 안 계신 삶은 저희에게 사막과도 같습니다
삶에 지치고 목마른 이들에겐 맑디 맑은
물 한 모금 건네주시는 ‘겸손의 샘’이신 어머니
울고 싶어도 울 수 없는 메마름을 답답해하는 저희를
가엾이 여기시며 가끔은 저희 대신 눈물 흘리시는 어머니,
막아 내려 해도 끝없이 솟아오르는 이기심과 욕심,
불안과 불신을 조금씩 덜어내서 순수해진 마음에
물 흐르는 기도를 출렁이며 겸손으로 겸손으로 거듭나게 하소서…
사랑은 주님의 이름으로 인사를 건네는 것,
사랑은 언제라도 찾아 나서는 기쁨임을
새롭게 가르쳐주시는 천상 어머니
엘리사벳에게 기쁜 걸음으로 달려가시듯,
날마다 저희를 돕기 위해 달려오시는 길 위의 어머니
오늘의 세상과 오늘의 사람들을
먼저 찾고, 먼저 만나고, 먼저 돌보며,
움직이는 사랑의 길이 될 수 있도록 저희를 재촉하소서.
사랑이 낳아준 평화를 만민에게 전하는
평화의 길이 될 수 있도록 저희를 이끌어주소서
고통의 가시에서 향기로운 꽃을
피워 낸 ‘신비로운 장미’이신 어머니,
저희가 지닌 크고 작은 아픔들도
장미로 피워내는 믿음을 어머니께 청하며,
오늘은 저희 모두 아름다운 장미를 기도의 꽃으로 바칩니다.
하느님과 이웃을 향해 닫혀있고 냉랭했던 저희 마음에
사랑의 뜨거운 심지를 돋우어 오늘은 당신께 촛불을 바칩니다.
어머니를 닮은 사랑의 일생을 살고자
꺼짐 없이 타오르는 촛불을 약속의 기도로 봉헌합니다
가장 다정한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며,
저희 모두 하나 되는 아름다운 밤, 어머니 덕분에
저희 또한 아름다운 사람으로 거듭나는 기쁨을
오늘은 더욱 새롭게 초록빛 마음으로 감사드립니다.
– 이해인 수녀님의 ‘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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