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일상잡설

죽음을 알리는 방식
「엄마 오늘 저녁에 하늘나라 가셨어요~ 감사해요, 신부님. 얼굴이 정말 행복하셔서 마음이 편합니다」 출가외인이면서도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발병부터 꼬박 1년여 동안 힘드신 엄마를 수발해야만 했던…

아케디아ἀκηδία
기계는 날로 발전하고 기술은 끊임없이 진화하여 이제 스마트를 넘어 무생물인 기계의 진화와 지능 그리고 윤리까지를 거론하는 시대를 산다. 하염없이 편해지는 시대를 사는 것 같아도 기계와…

홀로 독獨
‘홀로 독獨’이라는 글자는 ‘혼자’나 ‘홀로’라는 뜻을 지닌 글자이다. 이 글자를 순서대로 펼쳐서 큰 개나 사슴을 가리키는 ‘개 견犭’ + ‘눈 목目’ + ‘쌀 포勹’ +…

나그네, 군사 려/여旅
여객旅客, 여행旅行, 여정旅程, 여관旅館, 여권旅券 등에 쓰이는 ‘旅’라는 글자는 ‘나그네 려/여’ 혹은 ‘군사 려/여’라고 한다. 옛날 글자는 ‘𣃨’로서 깃발이 나부끼는 상황에서 깃발 아래 사람들이 모이는…

11월
11월은 기분이 가라앉고 다소 우울하듯 처지는 달이다. 많이 쓸 수 없는 달이다. 눈에 띄게 낮이 짧아지고 공기가 차가워지며 일교차가 커지고 나뭇잎들이 떨어져 바람 따라 이리저리…

방 방房
‘방 방房’은 뜻을 나타내는 ‘지게 호戶’, 그리고 소릿값이면서 ‘곁’, 혹은 ‘네모’라는 뜻을 가진 ‘모 방方’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니까 두 짝이 달린 문(門)을 열고 들어가서 볼 때,…

높을 존, 술 그릇 준尊/물건 품品
손을 뜻하는 ‘촌寸’ 위에 술을 담은 병 모양의 ‘유酉’에 덮개를 씌운 ‘추酋’를 놓아 만들어진 ‘높을 존, 술 그릇 준尊’ 이라는 글자는 술병 혹은 술독(酋)을 두…

부끄러울 치恥
부끄럽다는 뜻이 붙어있어서 부정적이거나 삼가야 할 글자처럼 느껴지지만 원래 ‘부끄러울 치恥’는 사람의 바른 본성을 나타내는 긍정적인 글자이다. ‘부끄러울 치恥’는 ‘귀 이耳’와 ‘마음 심心’이 합해져 만들어진…

끙끙거릴, 읊조릴 신呻
작년 말 잠시 귀국하여 건강검진차 1년 반 만에 병원에 갔었다. 아무리 건강을 위해 병원에 간다고 하더라도 병원에 가는 길은 유쾌하지 않다. 40이 넘어서면서부터 나의 체질상…

코 비鼻
‘코 비鼻’라는 글자는 「코 모양을 그린 ‘스스로 자自’와 소리부인 ‘줄 비畀’로 구성된 형성자인데, 自가 원래 의미인 ‘코’를 나타내지 못하고 일인칭 대명사로 쓰이게 되자 소리부를 더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