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할 추醜

(4월이 초록이라면 5월의 시작은 초록초록이다 못해 이미 초록 천지다. 초록의 5월에 걸맞지 않은 느닷없는 ‘추할 추醜’는 초록 앞에 선 시들어가는 것들의 타령이다. 엘리엇이 <황무지>에서 묘사한…

교황님의 엠마오 소풍

현지 시각 2025년 4월 21일 오전 7시 35분, 교회의 전통에 따라 가장 큰 명절인 부활절 연휴의 계속으로 ‘작은 부활절(파스퀫타Pasquetta, 영어-Easter Monday)’이요 부활 팔일 축제 첫날이며…

다칠 상傷, 근심할 상慯

‘다칠 상傷’은 몸에 난 상처를, 그리고 ‘근심할 상慯’은 ‘마음 심忄’을 옆에 붙여 마음에 난 상처를 일컫는다. ‘상처’나 ‘다치다’라는 뜻을 표현하는 ‘다칠 상傷’이라는 글자를 풀어헤치면 ‘사람…

신(발) 혜鞋

‘가죽 혁革’ 옆에 ‘흙 토土’를 두 개씩이나 포개어 만든 ‘홀 규圭’를 놓으면 발에 신는 신발류를 총칭하는 ‘신(발) 혜鞋’가 된다. ‘홀 규圭’는 일정 영토를 다스리는 제후諸侯에게…

암 암癌

‘암 암癌’이라는 글자는 사람이 병상에 기대어 드러누운 모양을 형상화한 글자로서 ‘기댈 녁/역疒’이라고도 하고 ‘병질 엄疒’이라고도 하는 글자와 소릿값인 ‘바위 암嵒’이 더하여 이루어진 글자이다. ‘뫼 산山’을…

논리, 오류 및 모순과 광기

이성적 사고에 따라 어떤 내용을 이치에 맞게 이끌어가는 과정이나 원리를 ‘논리’라고 한다. 그러한 논리에 반대되는 말은 오류나 모순이다. 그 오류나 모순을 혼자 즐기면 독선獨善이거나 제멋에…

죽음을 알리는 방식

「엄마 오늘 저녁에 하늘나라 가셨어요~ 감사해요, 신부님. 얼굴이 정말 행복하셔서 마음이 편합니다」 출가외인이면서도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발병부터 꼬박 1년여 동안 힘드신 엄마를 수발해야만 했던…

아케디아ἀκηδία

기계는 날로 발전하고 기술은 끊임없이 진화하여 이제 스마트를 넘어 무생물인 기계의 진화와 지능 그리고 윤리까지를 거론하는 시대를 산다. 하염없이 편해지는 시대를 사는 것 같아도 기계와…

홀로 독獨

‘홀로 독獨’이라는 글자는 ‘혼자’나 ‘홀로’라는 뜻을 지닌 글자이다. 이 글자를 순서대로 펼쳐서 큰 개나 사슴을 가리키는 ‘개 견犭’ + ‘눈 목目’ + ‘쌀 포勹’ +…

나그네, 군사 려/여旅

여객旅客, 여행旅行, 여정旅程, 여관旅館, 여권旅券 등에 쓰이는 ‘旅’라는 글자는 ‘나그네 려/여’ 혹은 ‘군사 려/여’라고 한다. 옛날 글자는 ‘𣃨’로서 깃발이 나부끼는 상황에서 깃발 아래 사람들이 모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