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4일 도움이신 마리아 대축일(강론)

도움이신 마리아 대성당 제단화(1868년) by 톰마소 로렌조네Tommaso Lorenzone

오늘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돈 보스코를 알거나 관련이 있어서, 또 살레시오회와 관련이 있어서 오늘 이 자리에 함께 모여 장엄하게, 지난 9일 동안의 기도로 준비한 ‘도움이신 마리아 대축일’ 미사를 거행하고 있습니다.

도움이신 마리아와 살레시오회, 혹은 도움이신 마리아와 돈 보스코는 도대체 어떤 연관이 있길래 이처럼 살레시오회에서 대축일로 성대한 축일을 지내는지 설명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만, 저로서는 오늘 돈 보스코와 살레시오회에 도움이신 마리아가 그렇게도 중요한 까닭을 묵상하기 위해 여기 계시는 여러분들이 이미 방문하시기도 하셨을 이탈리아 토리노에 있는 도움이신 마리아 대성당과 관련지어 이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돈 보스코는 갓 서품을 받은 사제 초년 시절인 스물여섯에 발토로메오 가렐리라는 소년 하나를 제의방에서 만난 것이 계기가 되어 불쌍하고 어려우며 여러 의미로 위험에 처한 청소년들을 위한 일에 본의 아니게 뛰어들게 됩니다. 한참 촉망받던 토리노 교구의 사제로서, 소위 잘 나가던 사제였음에도 돈 보스코는 너무도 안타까운 길거리 청소년들, 소년원에 갇힌 청소년들의 처지를 외면할 수 없어서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애들에 미친 신부가 되었습니다. 이런 돈 보스코를 보고 주변 사람들이 실제 돈 보스코가 미쳤다고 생각해서 정신 병원에 그를 입원시키려고까지 했다는 것은 우리가 잘 아는 사실입니다. 정신없이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이 아이들을 보살피는 수도회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한 돈 보스코는 함께 살던 아이 중에서 수도자가 될만한 아이들을 선발하여 수도회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이는 만만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세월이 흘러갔고 주변의 반대나 방해도 심했으며 어느덧 40을 넘고 50을 넘어가던 그 시점, 곧 역사가들이 돈 보스코 생애에 가장 힘들었고 어려웠던 시기라고 보는1863년부터 1973년까지의 한 중간이었던 1868년 6월 9일에 돈 보스코는 자기가 아이들하고 살던 곳에 몇 년을 두고 준비하여 아이들의 기숙사와 대성당을 지어 축성하게 되는데, 그 성당이 바로 살레시오회의 모원이요 본산지라고 할 수 있는 도움이신 마리아 대성당입니다. 이 성당의 축성을 기점으로 돈 보스코와 살레시오회는 명실공히 교회 안에서 그 누구도 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매김하게 되었고, 급기야 1874년 교황청의 수도회 회헌 공식 인준과 1875년 10명의 첫 번째 선교사 그룹을 남미에 파견하기까지 교황청립 국제 수도회로 발돋움합니다.

오늘날의 시세로 정확히 환산할 수는 없으나 당시 8리라, 대략 단돈 8천 원쯤으로 시작해서 30만 프랑, 300억쯤 되는 성당을 지어낸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성당의 엄청난 건축비용의 4분의 3은 섭리적인 익명의 착한 기부로 이루어졌습니다. 돈 보스코는 그렇게 지어진 성당을 ‘도움이신 마리아 대성당’이라고 부르기를 원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도움이신 마리아 성상을 모시고자 했습니다.

오늘 제가 함께 나누려고 했던 중요한 부분은 바로 다음 대목입니다. 집을 지을 때 놓는 ‘주춧돌’, ‘초석礎石’, ‘첫돌’, 코너스톤(영어: cornerstone)은 건축에서 대단히 중요한 기준점이 되는 돌입니다. 주추는 건물의 수평과 수직의 기준점이 되고 건물의 하중을 지반에 고루 전달하는 기점이며 전반적인 건물, 특별히 기둥의 위치를 결정합니다. 돈 보스코는 그 성당을 설계하고 지어가면서 현재 성당에 들어서면서 볼 때 중앙 제대와 감실 왼편으로 도움이신 마리아의 성상이 보이는데, – 이 성상은 매년 5월 24일에 지내는 ‘도움이신 마리아 대축일’에 가마로 외부에 모셔 여러 신자와 함께 거리 행진을 하는 성상이기도 합니다 – 그 성상을 성당의 주춧돌 바로 위에 모셔야 한다고 굳이 고집했습니다. 평생 자기가 살아왔던 모든 세월이 성모님께서 인도하신 바에 따른 것이고, 성모님 자신이 이루신 일이라고 굳은 믿음으로, 실제 현실로 강조했던 돈 보스코는 그 성당을 지을 때 성모님을 주춧돌 위에 모심으로써 성모님을 통하여 이루어지고, 또 이루어져 갈 당신의 일생을 담고, 앞으로 살아갈 당신의 모든 자녀에게 도움이신 마리아 성모님을 절대 잊지 말라고, 그래야만 인생이라는 건축, 살레시오라는 집이 온전해진다는 내용을 담고 싶어 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도움이신 마리아 성모님은 살레시오회와 돈 보스코를 아는 ‘모두에게 모든 것’입니다.

도움이신 마리아의 축복이 여기 있는 저희 모두에게 가득하시기를, 또 우리 모두 절대 도움이신 마리아를 잊지 않고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다 함께 기도합시다. “도움이신 마리아여, 저희를 위하여 빌으소서.” 아멘!(*참조-http://benjikim.com/?p=3805)

3 thoughts on “5월 24일 도움이신 마리아 대축일(강론)

  1. 가장 아름다운 계절의 가장 아름다우신 마리아! 매년 5월 24일 ‘도움이신 마리아 대축일’, 잊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날이 될 것 같아요. 살레시오회 대축일 축하드립니다! “도움이신 마리아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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