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빌라의 성녀 데레사(10월 15일)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1515~1582년)는 스페인 아빌라 태생으로 보통 예수의 성녀 데레사, 대大 데레사, 성녀 데레사 등으로 알려지고, 똑같이 10월에 축일을 지내는 성녀이므로 신자들 사이에서 간혹 소화小花 데레사(10월 1일 *참조-http://benjikim.com/?p=6225)와 혼동되기도 한다. 20세인 1535년에 「카르멜」 수녀회에 입회하여 22세 되던 1537년 11월에 서원하였다. 20여년간 수도 생활에 정진하였고, 40세에 이르러 내적 회심의 체험을 하였다. 이후 1562년 초 종교개혁의 여파로 이단자들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완전한 기도와 고행을 중심으로 카르멜 수녀회의 대대적인 개혁과 쇄신을 주창하면서 「맨발의 카르멜 수녀회」를 설립하여 카르멜 수녀회의 두 번째 창립자이듯이 교회 쇄신의 전기를 마련하는 한편, 1568년 십자가의 성 요한(1542~1591년)을 만나 「맨발의 카르멜 남자수도회」를 설립하는 등 20여 년 동안 스페인 전역을 돌며 17개의 남녀 수도원을 설립하고 ‘신비신학神秘神學’의 기틀을 마련하기도 했다. 개혁가와 조직가이자 신비가요 영성가로서 67년의 삶을 살았다. 사후 40년 만인 1622년 시성되었으며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교회박사(Doctor of the Church)’라는 칭호를 얻었다. 자서전인 <천주 자비의 글(분도, 1998년-카르멜 수녀회의 초기 개혁 과정 보고, 개혁의 기초가 되는 일상의 그리스도·신비 체험에 이르는 인간 의식의 7단계와 각 단계의 구성·성격·진행, 그 결론으로 맛보는 신적 신비의 본질과 의미 및 그 영향)>을 비롯하여 <완덕의 길(바오로딸, 1967년 초판-‘주님의 기도’에 관한 주해)> <영혼의 성(바오로딸, 1993년-신비체험을 일곱 단계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성채에 비유)>과 같은 가톨릭 영성사에서 중요한 여러 저작과 수많은 편지글을 남겼다.(*이미지-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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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걱정하지 마라”(마태 12,11)

우리 주님께서 십자가 위에 당신 자신을 놓으시니 이제 이 십자가에는 영광과 영예가 있다. 고통의 아픔 안에 생명과 안위가 있고 천국으로 이끄는 가장 안전한 길이 있다.

십자가를 껴안고 예수님을 따르자. 그분이 우리의 길이요 빛이시니 위로가 넘친다. 이 길을 따라 원수들을 물리치고 마침내 하늘과 땅을 지으신 분 안에 쉬리라. 아멘!(아빌라의 성녀 데레사)

“Do not worry”

After our Savior Upon the cross placed himself, Now in this cross is Both glory and honor. In suffering pain There is life and comfort, And the safest road Leading to heaven.

Embracing the cross, Let us follow Jesus, He is our way and light Abounding in consolations. Opponents we conquer In following this way, At last we will rest in The Maker of heaven and earth.(Saint Teresa of Ávila)

*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의 위 기도문과 비슷한 내용으로 “아무것도 너를”이라는 성가곡이 신자들 사이에 널리 애창된다. 아래는 그 노랫말이다.

아무것도 너를 슬프게 하지 말며 / 아무것도 너를 혼란케 하지 말지니 / 모든 것은 다 지나가는 것, 다 지나가는 것 / 오 하느님은 불변하시니 / 인내함이 다 이기느니라 / 하느님을 소유한 사람은 / 모든 것을 소유한 것이니 / 하느님만으로 만족하도다

네 소원이 무어뇨 / 네 두려움은 무엇이뇨 / 네 찾는 평화는 주님께만 있으리 / 주님 안에 숨은 영혼이 무얼 더 원하리 / 오 사랑하고 사랑하여 주님께 모든 사랑드리리 / 주님만을 바라는 사람은 모든 것을 차지할 것이니 / 하느님만으로 만족하도다 / 하느님만으로 만족하도다

Prayer of Saint Teresa of Avila

Let nothing disturb you, / Let nothing frighten you, / All things are passing away: / God never changes. / Patience obtains all things / Whoever has God lacks nothing; / God alone suffices.(St. Teresa of Avila)

#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의 저서에서(Opusc., De libro vitae., cap., 22,6-7.14)

그렇게도 좋은 벗이고 그렇게도 훌륭한 지도자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곁에 계신다면 무슨 일도 견디어 나갈 수 있습니다. 그분은 늘 도와주시고 견고케 해주십니다. 필요할 때 돌보아주시지 않는 일이 없습니다. 그분은 참되시고 성실하신 벗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그분이 우리에게 많은 은총을 베풀어 주시기를 바란다면, 하느님의 엄위께서는 당신 마음에 드는 분이라고 말씀하신 이 거룩한 인성의 손을 빌어 그것을 주고 싶어 하신다는 것을 나는 명백히 보고 있습니다.

나는 이것을 자주자주 체험했습니다. 주님께서도 나에게 그것을 말씀해 주신 적이 있습니다. 전능하신 엄위께서 우리에게 크나큰 신비들을 보여주시길 우리가 원한다면 바로 이 문을 통해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나는 분명히 보았습니다.

그러므로 관상의 정상에 이르렀다 해도 다른 길을 찾지 말아야 합니다. 이 길로 가면 틀림이 없습니다. 선한 모든 것이 우리에게 전달되는 것은 이 주님을 통해서입니다. 그분이 그것을 가르치실 것입니다. 그분의 생활을 바라보는 것보다 더 좋은 모범이 없습니다.

이렇게도 좋은 벗이 우리 곁에 계시는 것 이상으로 더 바랄 게 더 무엇이 있겠습니까? 그분은 우리가 수고와 근심 걱정 가운데 있을 때 세상 사람들이 하듯 그렇게 우리를 버리시지 않습니다. 그분을 참으로 사랑하며 항상 자기 곁에 모시고 있는 사람은 복됩니다. 영광스러운 바오로를 생각합시다. 마음속에 늘 예수를 모신 사람으로서 그의 입에서 주님의 이름이 떨어질 날이 없었습니다. 내가 이런 것을 깨달은 후 성 프란치스코와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성 베르나르도,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와 같은 관상 생활에서 뛰어난 이들의 생활을 유심히 보았는데, 그들이 가는 길도 다를 바 없었습니다. 이 길로 걸어갈 때는 하느님의 손에 의탁하여 언제나 자유로움을 느껴야 합니다. 엄위께서 우리가 당신의 밀실로 들어가기를 원하신다면, 우리는 거기에 기꺼이 들어가야 합니다.

그리스도를 생각할 때마다 우리는 그분이 얼마나 큰 사랑으로 우리에게 그렇게도 숱한 은혜를 베풀어 주셨는지 생각하고 또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그렇게도 큰 사랑의 보증을 주실 때 얼마나 큰 사랑을 보여주셨는지 명심합시다. 사랑은 사랑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항상 생각하여 우리 마음에서 그런 사랑을 일으키도록 합시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은총으로 우리 마음에 이 사랑을 한 번 새겨 주신다면, 우리는 만사가 용이하게 되어 짧은 시간에 발전을 거두며 아무 어려움 없이 일할 것입니다.(성무일도 독서기도)

#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의 환시 체험 중에서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는 환시의 체험을 통해서 하느님께서 끔찍한 운명에서 어떻게 자신을 구해주셨는지 하느님의 자비를 기억한다.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는 하느님의 현존에 관한 가장 황홀한 체험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동시에 그녀는 정반대의 아주 끔찍한 환시의 체험도 하였다. 성녀 데레사는 자신의 자서전에서 지옥에 관한 무서운 환시와 그 환시가 그녀의 생애 동안 그녀를 어떻게 괴롭혔는지를 기록한다. 이 환시를 기록하면서 그녀는 뼛속까지 오싹한 경험을 했다고 말한다.

『제가 예상했던 대로 저는 제가 바로 지옥에 떨어졌음을 알았습니다. 저는 이것이 제가 지은 죄 때문에 마귀들이 저를 위해 준비한 곳을 보게 하시려는 주님의 뜻임을 알았습니다. 이것은 아주 짧은 시간에 벌어진 일이지만 앞으로 제가 오랫동안 살더라도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보기에 입구는 매우 낮고 어두우면서도 아주 좁고 긴 통로와 같았습니다. 그 바닥은 더럽고 역겨운 냄새로 출렁거리는 진창이었고, 그 안에는 끔찍한 파충류 같은 것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 길의 끝에 움푹 팬 곳이 있었고, 그 안에 제가 끼어 갇혀있었습니다. 그러나 여기까지 제가 본 것은 제가 거기에서 느꼈던 것과 비교할 때 차라리 괜찮은 것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제가 거기에서 느낀 것은 어떻게도 잘 묘사가 될 수 없고, 그 누구도 이해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저는 제 영혼 안에서 말로는 도저히 표현되지 않는 불을 느꼈습니다.…저는 벽에 난 구멍 같은 곳에 꼼짝 없이 갇혔고 보기에만도 끔찍한 그 벽이 나를 짓눌러 숨을 쉴 수조차 없었습니다. 거기에서는 빛이 없었고 모든 것이 칠흑같이 깜깜하고 어두웠습니다.』

끔찍한 경험이었지만 데레사 성녀는 하느님께서 본인에게 그러한 지옥의 고통을 직접 볼 수 있도록 허락하신 이유를 충분히 이해했다.

『이 환시는 주님께서 저에게 베푸신 호의 중에서도 가장 확실한 것 중 하나였습니다. 이 환시는 저에게 이승의 삶에 대한 실망과 환란의 두려움을 동시에 없애주면서, 동시에 그러한 환란을 견디어 내고, 지금 제가 믿어 그러한 끔찍하고도 영원한 고통에서 저를 구해주실 주님께 감사드릴 수 있게 해주는 가장 큰 유익이 되었습니다.』

성녀는 만약 자신이 죄스러운 삶에서 돌아서지 않고 덕스러운 삶을 받아들이지 않았더라면, 그 지옥의 환시가 보여준 내용이 그녀가 겪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것을 이해했던 것이다. 데레사 성녀는 하느님의 자비로 그녀가 그러한 고통을 면하게 된 것에 대해 하느님께 큰 감사를 드렸다.

나아가 이 환시는 자신의 선택으로 지옥에 떨어질 운명으로 나아가는 이들을 향해 성녀가 지극한 슬픔을 느낄 수밖에 없는 깊은 체험을 하게 했다.

『이 환시는 영혼들의 선익을 위해 열렬한 충동을 느끼도록 저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저는 그런 끔찍한 고통에서 실로 단 하나의 영혼만이라도 구해낼 수만 있다면 제가 수십 번을 고쳐 죽더라도 그럴 수 있다고 믿습니다. 결국 우리가 사랑하는 이들이 이승에서 큰 시련이나 고통을 맞을 때, 그들을 지나치지 못하고 그들의 고통이 우리에게도 압박으로 다가오며 그들을 두고 우리의 본성이 연민에 빠져 함께 아파하고 함께 고통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성녀 데레사는 환시를 통해 영원한 저주로 벌을 받는 영혼들을 보면서 그들이 그런 벌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여 그렇게 이루어진 정의의 실현에 흡족해 하기보다는 오히려 자신을 산 제물로라도 바쳐 그들을 구원하고 싶었던 것이다.

지옥은 매우 실제적인 곳이다. 지옥은 우리가 죄를 피해 덕스러운 삶을 선택해야만 한다는 이유라기보다는 하느님과의 일치를 향한 삶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좋은 출발점이다.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또 다른 기쁜 소식 하나는 우리가 엄청나게 잘못된 길에 빠져 멀리 떨어져 있다 하더라도 얼마든지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다.(* http://www.therealpresence.org/eucharst/misc/PHP/hell_st_avila.pdf 를 참조하여 성녀의 지옥에 관한 환시 내용 『』 부분을 발췌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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