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수난 성지 주일 ‘다’해(루카 22,14-23,56)

칼바리에서는 두 가지 사고방식이 충돌하였습니다. 복음에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주님의 말씀은 당신을 십자가에 못는 사람들의 말과 극명하게 대조를 이룹니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는 사람들은 “너 자신이나 구해보아라”하고 계속 말합니다. 백성의 지도자들은 “이자가 다른 이들을 구원하였으니, 정말 하느님의 메시아, 선택된 이라면 자신도 구원해 보라지.”(루카 23,35)라고 말하고, 군인들도 “네가 유다인들의 임금이라면 너 자신이나 구원해 보아라.”(37절)라고 똑같이 말하며,

Jesus Loves Me

※ 다음 글은 2025년 4월 한국 살레시오회의 연례 피정에서 나누었던 내용 중 한 꼭지이다. 이 내용은 피정 인도자인 헨리 보네티(Henry Bonetti, 권선호, 1943년~) 신부님께서 <Peter Kreeft, 당신을 사랑하시는 하느님The God Who Loves You, Ignatius Press, SF, 2004>이라는 책의 제1장을 요약 정리하면서, 여기에 <James D. Whitehead and Evelyn Eaton Whitehead, Holy Eros, Orbis, Maryknoll, NY, 2009;

축성 생활과 양성

축성 생활과 양성Formation To Consecrated Life ※ 아래의 글은 2025년 4월 한국 살레시오회의 연례 피정에서 나누었던 내용 중 한 꼭지이다. 피정 인도자인 헨리 보네티(Henry Bonetti, 권선호, 1943년~) 신부님께서 축성 생활을 위한 양성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들 몇 가지를 양성을 담당하는 이들이나 양성과정에 있는 이들을 염두에 두고 정리한 것이다. 이는 몇 가지 기본 요소와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페드로 아루페

페드로 아루페Pedro Arrupe y Gondra, SJ(1907~1991년)는 스페인 출신 사제로서 예수회 총장을 역임했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오늘날의 예수회를 전면 쇄신하면서 예수회에서는 제2의 이냐시오 성인이라고까지 생각하는 분이다. 1926년 아버지가 세상을 뜨고 같은 해 여름 루르드 순례를 다녀왔으며, 이 체험은 그의 앞날에 대한 기초가 되었다. 1927년 예수회에 입회했고, 1936년 사제품을 받았으며, 1945년 히로시마에서 수련장으로 일할 때

시편 12편과 돈 보스코

영혼의 양식: 주님의 말씀 “저마다 제 이웃에게 거짓을 말하고 간사한 입술과 두 마음으로 말합니다.…주님의 말씀은 순수한 말씀 흙 도가니 속에서 일곱 번이나 정제된 순은이어라.”(시편 12/11,3.7) 하느님의 말씀은 인간의 말과 사뭇 다르다. 하느님의 말씀이라는 천상 양식이 없이 우리 영혼은 살 수 없다. 돈 보스코는 아이들에게 “먹지 않으면 사람이 쇠약해지고 결국 죽음에 이르듯이 우리 영혼도 영혼의 음식을

사순 제5주일 ‘다’해(요한 8,1-11)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를 체험하는 사순시기를 보내고 있다. 오늘 복음을 통해 우리는 사순시기가 종반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하느님 자비의 절정을 맛보게 된다. 제4복음서만이 전하고 있는 오늘 복음은 상당히 물의를 빚을만한 내용이라고 여겨져 교회의 역사 안에서 매우 독특한 운명을 겪었다. 이 본문은 오래된 고대의 필사본에서는 대목 자체가 빠지기도 하고, 라틴 교부들에 의해서는 4세기까지 무시되기도 하였으며, 희랍의 교부들은 근

신(발) 혜鞋

‘가죽 혁革’ 옆에 ‘흙 토土’를 두 개씩이나 포개어 만든 ‘홀 규圭’를 놓으면 발에 신는 신발류를 총칭하는 ‘신(발) 혜鞋’가 된다. ‘홀 규圭’는 일정 영토를 다스리는 제후諸侯에게 천자가 내리는 옥으로 만든 일종의 지휘봉이자 상징물이다. 그러나 ‘신 혜鞋’에서 ‘홀 규圭’는 그 뜻과는 상관없는 소릿값이고, ‘가죽 혁革’이 의미부이다. ‘홀 규圭’의 생김새가 위 끝이 뾰족하고 아래가 네모진 형상임을 고려하여 굳이

입맞춤

“아, 제발 그이가 내게 입 맞춰 주었으면! 당신의 사랑은 포도주보다 달콤하답니다.”(아가 1,1) 하는 구절은 성경의 구절이면서도 모든 사랑 노래의 중심 구절이기도 하다. 살만 쉬네르Salman Shneur(1887~1980년)는 입맞춤을 두고 “나의 비둘기여, 우리 유다인들이 어찌 입맞춤하는지 아시나요? 나의 심장과 그대의 심장이 더는 구별이 되지 않을 때, 가슴과 가슴이 맞닿아 둘 중 누가 숨을 쉬는지 모를 때, 모든 것이

사순 제4주일 ‘다’해(루카 15,1-3.11ㄴ-32)

오늘 루카복음은 “(공공연히 죄인이라고 낙인이 찍힌 ‘공공의 적’과도 같은) 세리들과 (인생길에 낙오자가 된 듯한) 죄인들이 모두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가까이 모여들고 있었다.”(루카 15,1)라고 시작한다. 소위 사제들이나 열심한 사람들이라고 하는 이들은 예수님으로부터 멀어지고 이런 세리나 죄인들이 예수님께 가까이 모여든 이유는 아무도 찾아주거나 사랑하지 않으면서 그저 판단하고 멸시하였지만, 예수님만큼은 그들을 여느 다른 인간(죄인)과 같은 한 사람으로 보셨기

암 암癌

‘암 암癌’이라는 글자는 사람이 병상에 기대어 드러누운 모양을 형상화한 글자로서 ‘기댈 녁/역疒’이라고도 하고 ‘병질 엄疒’이라고도 하는 글자와 소릿값인 ‘바위 암嵒’이 더하여 이루어진 글자이다. ‘뫼 산山’을 위에 놓거나 아래에 놓아 만들어진 글자 ‘바위 암嵒’은 ‘바위 암嵓’과 뜻과 음이 같은 글자로서 생긴 모양 그대로 산 위나 산 아래에 있는 바윗덩어리들을 묘사했다. 그러고 보면 ‘바위 암岩’은 산 아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