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스트루디온, στρουθίον)

“참새 두 마리가 한 닢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 가운데 한 마리도 너희 아버지의 허락 없이는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οὐχὶ δύο στρουθία ἀσσαρίου πωλεῖται; καὶ ἓν ἐξ αὐτῶν οὐ πεσεῖται ἐπὶ τὴν γῆν ἄνευ τοῦ Πατρὸς ὑμῶν.)”(마태 10,29)
모세오경처럼 다섯 개의 큰 설교로 구성된 마태오 복음에서, 제10장은 이른바 ‘파견 설교’에 해당한다. 이 설교 안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세상에 보내시며, 그들이 겪게 될 박해와 두려움 앞에서 “두려워하지 마라” 하시고, 하느님 아버지의 세심한 돌보심을 일깨워 주신다. 그때 예로 드신 것이 바로 ‘참새’이다. 해당 구절에서 ‘참새(스트루디온, στρουθίον)’는 우리가 아는 그 ‘참새’라기보다는 일반적으로 크기가 작은 새들을 일컫는다.
당시 참새와 같은 새들은 곡식에 해를 끼치는, 별 쓸모없는 새로 여겨졌다. 사람들의 시선 안에서도, 그리고 종교적 상상력 안에서도 거의 주목받지 못하는 존재였다. 본문에 나오는 “한 닢”, 곧 ‘아사리온(ἀσσάριον)’은 가장 하찮은 단위의 동전으로, 참새의 가치가 얼마나 미미하게 여겨졌는지를 잘 보여준다.
예수님께서 바로 이처럼 보잘것없다고 여겨지는 존재를 예로 드신 것은, 제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함이다. 사람들에게 하찮게 보이는 참새 한 마리에게 일어나는 일조차 아버지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하느님께서 당신의 자녀들을 얼마나 더 깊이 돌보시겠는가 하는 뜻이다.(마태 6,26; 12,12; 루카 12,7.24 참조)
그러나 여기서 “너희 아버지의 허락 없이는”이라는 표현은 신중하게 이해해야 한다. 이를 단순히 ‘모든 일이 하느님의 직접적인 허락과 통제 아래 일어난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면, 나뭇잎 하나 떨어지는 일까지도 하느님의 의지로 환원해 버리고, 마침내 세상의 악과 불행마저 하느님께 돌리는 오해에 이르게 된다.
“너희 아버지의 허락 없이는”이라는 성경 구절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그런 것이 아니다. 이 말씀은 ‘하느님의 현존과 보살핌 밖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라는 뜻이지, 하느님께서 비극이나 악을 의도하신다는 뜻이 아니다. 하느님은 모든 것을 지배하는 냉혹한 통제자가 아니라, 어떤 상황 속에서도 피조물을 잊지 않으시는 분이시다. “네가 머리카락 하나라도 희거나 검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마태 5,36)라든가, “그분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마태 10,30) 하는 말씀을 들으면서 하느님을 우리 머리카락을 희게 하시고 검게 하시는 분, 또 우리의 머리카락 개수를 일일이 헤아리시는 분으로 문자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본문의 뜻을 왜곡하는 결과가 된다.
이 점은 루카 복음의 병행 구절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참새 다섯 마리가 두 닢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 가운데 한 마리도 하느님께서 잊지 않으신다.(οὐχὶ πέντε στρουθία πωλοῦνται ἀσσαρίων δύο; καὶ ἓν ἐξ αὐτῶν οὐκ ἔστιν ἐπιλελησμένον ἐνώπιον τοῦ Θεοῦ.)”(루카 12,6)
하느님은 감시와 통제로 세상을 지배하시는 분이 아니라, 그 누구도 잊지 않으시는 사랑으로 우리를 붙드시는 분이시다. 하느님의 섭리는 모든 것을 좌우하는 냉혹한 힘이 아니라, 단 하나도 잊지 않는 사랑의 기억, 외면하지 않으시는 사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