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말씀

살레시오회에서는 돈 보스코로부터 오늘날까지도 매일 이어지는 아름다운 전통 하나가 있다. 바로 ‘저녁 말씀’이다. 돈 보스코의 언어로는 ‘붜나 노테buona notte’라 하고 영어로는 ‘굿 나잇good night’이라 부르는 것이다. 살레시오회와 관련된 세계 어느 곳에서도 하루의 일과를 마칠 무렵에 그 집의 원장이나 책임자, 혹은 어른이 공동체의 구성원들에게 그날의 소식도 알릴 겸 영적인 유익함을 담아 짤막하게 생각할 거리를 나눈다. 이는 아들 사제 돈 보스코를 도와 10년 넘게 돈 보스코가 보살피던 아이들의 뒷바라지를 해주시던 돈 보스코의 어머니로부터 시작된 취침 전 한 말씀이다.

이러한 살레시오회의 전통은 어린이나 청소년들의 성장을 돕는 매우 유익한 교육적 도구로서 그날그날의 하루를 되돌아보게 한다. 살레시오회의 사제이자 교육자였던 장 마리 프티클레르Jean-Marie Petitclerc(1953~) 신부는 ‘최대 6분 정도의 짧은 말씀’이라고 이를 설명한다. 청소년 캠프에서 일하면서 매일 이를 실천하고 있는 그는 “저는 청소년들에게 좋은 일이 되었든 나쁜 일이 되었든 그날 일어났던 일을 나누면서 함께 기뻐하거나 슬퍼하자면서 청소년들이 스스로 질문하도록 그들을 초대합니다. 이는 그들이 경험한 것을 되돌아봄으로써 하나의 사건이나 또 다른 사건을 ‘기억 속의 작은 조약돌’로 기록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라고 말한다.

어떤 특별한 사건이 있지 않았더라도 단순하게 “오늘 어떤 순간에 행복했었나요, 어떤 순간에 기분이 나빴어요, 이런저런 사건에 관하여 어떻게 생각합니까, 그 사건으로부터 무엇을 배웠습니까…하는 식의 질문만으로도 훌륭한 저녁 말씀이 된다. 한 예로, 오늘날 모두가 지니고 있을 휴대폰에서 주고받는 문자 중 기뻤거나 기분이 그리 좋지 않았던 문자나 이미지만을 되새기게 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소재가 된다. 돈 보스코의 집에서 엄마이자 어른이셨던 맘마 말가리타께서 함께 살던 아이들이 하루를 반성하도록 초대했던 것처럼 모든 가정에서도 어머니나 아버지가 적당한 시간을 선택하여 생각하고 기도하도록 자녀들을 초대하는 것은 일과를 마치는 자녀들에게 대단히 중요한 일이 되고 나아가 가풍이 되며 품성 교육의 수단이 된다. 1847년 5월 어느 비오는 날 저녁, 새로운 아이가 왔을 때 그에게 잠자리와 먹을 것을 주고 그를 안아 주면서 미소와 함께 ‘착하게 살아야 한다’라는 내용을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던 맘마 말가리타의 말씀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살레시오회의 아름다운 교육적 전통이 되었다.

이는 자녀들이 쉽게 받아들이면서 스스로 성장하게 하는 무척 유용한 교육적 도구이다. 청소년들이 개인적인 사건이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통하여 세상을 지혜롭게 경험하도록 부추겨야 한다. 살레시오회의 저녁 말씀은 수백 년을 두고 청소년들 안에서 검증된 올바른 품성, 인간적이고 영적인 성장, 가족 정신, 건강한 인간관계, 나아가 모두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깨우치는 생태 교육의 중요한 수단이다.(*이미지-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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