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선蟬

숲길을 가는데 갑자기 몇 걸음 앞서 길바닥에 매미 소리가 요란하다. 매미 한 마리가 막 허물을 벗고 나오는 상황이었다. 처음에는 매미를 벌 같은 다른 곤충이 공격했나…

젖을 습濕

‘습, 섭, 탑’ 등으로 발음하는 ‘젖을 습濕’은 ‘습도濕度’나 ‘습기濕氣’, ‘고온다습高溫多濕’과 같은 단어에 쓰인다. ‘습윤濕潤’이라는 잘 사용하지 않는 말도 있는데, 이때 ‘윤潤’은 젖어서 촉촉함을 표현하는 ‘불을/젖을…

휴가休暇

바로 지난주 홍수와 산사태, 수해를 이야기하고 아직 많은 이들이 그 아픔에 슬퍼하고 있는데도 몇 날 반짝하니 사람들은 어느새 휴가를 이야기하고 바캉스를 운운한다. 우리말 휴가에서 ‘휴’는…

비 우雨

비가 퍼부었던 그제다. 우산을 받쳤음에도 신발 속에 물이 질퍽질퍽한 상태로 양로원에 도착해서 대다수가 반쯤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을 위한 미사를 드렸다. 하느님을 나눠주는 영성체 때는…

잠(수면睡眠-졸음 수, 잘 면)

사람은 누구나 대개 인생의 3분의 1 동안 잠잔다. 사람은 맨 처음에 잠으로 인생을 배우고 적응하느라 긴 시간 동안을 자고, 두 발로 걷기 시작하면서 시시때때로 틈만…

‘지지’ 타령

어린 아기들이 뭔가 더럽거나 지저분한 것을 만지려고 할 때 그런 아기들을 향해 어른들이 ‘지지야, 지지!’ 한다. 이럴 때 쓰는 한자의 글자는 아마도 ‘그칠 지止’일까 싶다.…

선물膳物

영어로 ‘선물이나 기부’를 뜻하는 단어들은 대개 present와 gift(애정이나 우정을 표시하기 위해 주는 것), donation(거저 주는 것), 그리고 bonus(덤으로 주는 것) 등이 있다. 이 중에 donation이라는…

열 십十, 세상 세世

가로 그은 한 획에 세로로 한 획을 더하면 열 ‘십十’이 된다. ‘열 십十’은 공손하게 절할 때처럼 두 손을 포갠 모양이기도 하고, 길게 된 줄에 한…

번거로울/괴로워할 번煩

‘불 화火’에 ‘정’이라고도 발음하는 ‘머리 혈頁’이 합해져서 ‘번거로울/괴로워할 번煩’이라는 글자가 생겨난다. ‘불 화火’는 부수로 묘사될 때 ‘연화발 화灬’라는 모양새로서 장작더미 같은 것이 활활 타오르는 불(꽃)…

말씀 언言

‘혀 설舌’과 비슷한 모양이면서 관련이 많을 법한 ‘말씀 언言’을 두고는 피리처럼 소리가 나는 것을 입에 대고 부는 모습이라 하기도 하고, 입에서 소리나 말이 나가는 모양새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