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아우구스티누스와 죄罪

(Homo incurvatus in se) 성 아우구스티누스에게 “죄”의 본질은 하느님을 향해 열린 존재여야 마땅한 인간이 자기 자신에게로 굽어지고 휘어져 자아중심적으로 왜곡되어 있는 상태이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인간의 본성이 진정한 자아가 아닌, 하느님 계시는 곳이 아닌, “내 안에 자리 잡고 있는 죄”, 곧 자기 중심, 내향적 폐쇄, 자기 갇힘 상태로 설정되어있는 것으로 본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이러한 죄 이해를 바탕으로

노년의 문턱에서

*옆의 이미지는 ChatGPT에게 “지혜로운 노년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미지 하나를 달라.”고 요청하여 얻은 이미지이다. 내가 한국말로 묻고 있고, 나를 한국인으로 알고 있을 텐데 왜 서양 사람의 이미지로 주었느냐고 따졌더니, 「제가 처음 이미지를 만들 때 사용한 기본 프롬프트(묘사)가 ‘지혜로운 노년’을 특정 인종을 지정하지 않고 요청받았기 때문에, 이미지 생성 모델이 학습 과정에서 흔히 등장하는 **서양인(백인 노인)**의 대표적인

십자가

그리스도교를 그저 바라만 보거나 그리스도교에 관하여 탁상공론이나 벌이려고 하는 이들에게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은 언제나 불편한 스캔들이요 “걸림돌이며 어리석음”(참조. 1코린 1,23)이고, 십자가를 둘러싼 비유와 표징들 역시 그러하다. 그리스도인에게조차 바오로가 코린토 1서 1장 17절에서 고발한 것처럼 “십자가를 헛되게 하려는” 유혹은 되풀이된다. 비그리스도인에게는 십자가와 십자가를 둘러싼 논리가 비인간적이거나, 고통을 그릇되게 해석하려는 잘못된 시도로 비칠 뿐이다. 언제나 그래왔다. 더구나

복음 선포가 이루어진 세 가지 길

이방인의 사도인 바오로는 “그 일은 말과 행동으로, 표징과 이적의 힘으로, 하느님 영의 힘으로 이루어졌습니다.”(로마 15,18ㄴ-19ㄱ)라고 말하면서 이방인을 복음의 길에 들어서도록 인도하는 일, 곧 복음 선포가 이루어진 세 가지 길을 밝힌다. 해당 구절은 신약성경의 언어로 “λόγῳ καὶ ἔργῳ, ἐν δυνάμει σημείων καὶ τεράτων, ἐν δυνάμει Πνεύματος Ἁγίου·(logo kai ergo, en dunamei semeion kai teraton, en dunamei

“위선僞善”(ὑπόκρισις, 휘포크리시스)

‘위선’(ὑπόκρισις, hypokrisis), ‘위선자’(ὑποκριτής, hypokritēs)‘라는 말은 마태오 복음에서 15회, 마르코 복음에서 2회, 루카 복음에서 3회, 바오로 서간에서 3회, 야고보 서간에서 1회 각각 등장한다. 위선이나 위선적인 행동을 고대 희랍어로 ‘휘포크리시스(ὑπόκρισις, 영어 hypocrisy)’라고 한다. 그러한 행동을 하는 이들, 곧 위선자는 ‘휘포크리테스(ὑποκριτής, 영어로는 hypocrite)’이다. 이 말들은 단어 앞머리의 ‘휘포(~아래에, ~로서)’와 ‘크리시스(분리, 결정, 심판, 재판)’가 합쳐진 동사 ‘휘포크리노마이(ὑποκρίνομαι, 말을 가지고

“힘써라”(Ἀγωνίζεσθε, 아고니제스테)

마태오 복음사가가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마태 7,13)라고 기록한 것에 루카 복음사가는 한 마디를 더해서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루카 13,24)라고 한다. 루카 복음사가는 다른 복음사가들과 견주어 볼 때 “힘”이라는 말마디를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한다. 루카 복음사가가 기록했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도행전에서도 “힘”이라는 말은 빈번하게 등장한다. 루카 복음사가는 “힘”이라는 말마디를 자주 사용하면서 악마와 세상의 힘으로부터 우리를 구하시는 예수님의

성경의 의미

*하느님의 말씀을 읽는 이들은 눈으로 읽는 글자를 넘어 「몸과 혼과 영(참조. https://benjikim.com/?p=15056)」으로 읽는다. 이때 성경을 읽는 이들은 오히려 그 말씀이 나를 읽으시고, 나를 살리시는 생명이심을 안다. 가톨릭교회 교리서 115~119항은 성경을 읽는 이들에게 성경을 읽는 기준을 제시하며, 이를 간결하게 종합한다. ———————— 115. 성경의 의미는 오랜 전통에 따라 자구적 의미와 영성적 의미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으며,

역설逆說의 계명

사람들이 비이성적이고 불합리하며 이기적일지라도 사랑하십시오. 선을 행하는데 꿍꿍이가 있지 않으냐고 할지라도 선을 행하십시오. 출세하고 성공하면 거짓 친구들과 진짜 적들을 얻게 될 터이지만 그래도 성공하십시오. 오늘의 착한 일이 내일 잊힌다고 해도 착한 일을 행하십시오. 정직함과 솔직함이 상처를 입힐지라도 정직하고 솔직하십시오. 원대한 생각을 지닌 이들이 형편없고 편협한 사람들에게 무너질지라도 크게 생각하십시오. 약자를 응원한다면서 강자를 따르더라도 소수 약자를

몸과 혼과 영(body, soul & spirit)

창세기는 하느님께서 인간을 만드실 때를 “주 하느님께서 흙의 먼지로 사람을 빚으시고, 그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다.”(창세 2,7)라고 기록한다. “흙의 먼지”, “생명체”, “생명의 숨”이다. 바오로 사도는 “평화의 하느님께서 친히 여러분을 완전히 거룩하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실 때까지 여러분의 영과 혼과 몸을 온전하고 흠 없이 지켜 주시기를 빕니다.”(1테살 5,23)라고

하느님의 세 번 입맞춤

프랑스 출신 클레르보의 성 베르나르도(St. Bernard de Clairvaux, 1090~1153년)는 베네딕토 성인의 규칙을 더욱 엄격하게 따르고자 하는 시토회 수도원장으로 잘 알려졌고, 아름답고 깊이 있는 강론으로 유명하다. 8월 20일에 축일을 지낸다. 성인을 그린 회화에서는 주로 시토회의 하얀 수도복에 수도원장을 뜻하는 지팡이를 들고 있으며, 발밑에 주교관과 성체, 사슬로 묶은 악마, 하얀 개, 책, 벌통 등과 함께 그려진다. 양봉가·양초제작자·모래채취장·일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