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레시오회와 예방교육

우리가 코비드의 와중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 몇 개를 예로 들어보라 할 때, 그중에는 ‘예방’ 혹은 ‘예방 접종’이라는 말이 우선순위에 들지 않을까? 우리는 그 말들을 지겹게 들었고, 아직도 듣고 있으며, 거의 매일 그 말들과 관련된 무엇인가를 거듭 접한다. 주변에서 ‘예방의학豫防醫學’이라는 말도 곧잘 듣는다. 이를 영어로는 preventive healthcare 또는 prophylaxis라고 한다. 이는 『개인 또는 특정 인구집단의

돈 보스코의 교육 · 사랑(아모레볼레짜amorevolezza)

두려웠던 길고도 긴 ‘코비드 19’의 터널을 지나왔으면서도 어느새 다 잊었다. 코비드 팬데믹은 선생님과 아이들이 재잘거리며 다정스럽게 어울리던 광경에 석연치 않은 경계의 눈초리를 무의식으로나마 심었고, 친구들을 잠재적인 감염자로 대하면서 선생님에게서나 친구들에게서나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두는 일상을 살게 했다. 부모 역시 자녀들에게 이제는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고, 넘쳐나는 에너지를 발산할 수 없는 아이들은 내면에 쌓이는 공격성과 외로움,

동행(엘리와 사무엘)

구약성경에는 사무엘기와 열왕기라는 책이 있다. 오늘날에는 사무엘기 상·하권과 열왕기 상·하권으로 부르지만, 옛날에는 열왕기 1·2·3·4권으로 불렀던 책들이다. 현재의 사무엘기는 2사무 21-24장을 떼어 놓고 보면 연대순으로 이어져 있다. 그중 첫째 부분은(1사무 1-7장) 사무엘이 태어나서 예언자로 부르심을 받을 때부터 이스라엘의 구원자, 대판관이 되기까지 그의 생애를 들려준다. 택시를 타면 백미러 거치대에 혹은 버스 운전석에 ‘오늘도 무사히’라는 글귀와 함께 무릎

동행(아브라함과 이사악)

하느님과 인간의 동행을 그린 성경은 온통 인생 여정 안에서 누군가가 어떤 동행을 어떻게 살아냈는지를 기록한다. 성경의 첫 권인 창세기는 천지창조, 아담과 하와의 실낙원, 카인과 아벨, 노아와 홍수, 바벨탑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기록하고 나서 아브라함에 이르는 족보를 수록한 뒤, ‘믿음의 조상’이라는 아브라함의 이야기를 서술하면서 아브라함의 인생과 그가 살아낸 동행으로 믿음의 여정 첫머리를 삼는다. 아브라함의 이야기는 “고향과

돈 보스코의 교육 · 종교

돈 보스코가 말하는 예방교육’의 실천적 3요소라고도 할 수 있는 ‘이성·종교·사랑’은 청소년들이 올바른 사고(이성), 올바른 판단(종교-양심), 올바른 행동(사랑)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방법론으로서, 개별적이라기보다 상호보완을 통해 동시에 어우러져야 하는 청소년기의 교육적 수행과정이고 통합의 과정이다. 마치 솥을 걸기 위해서는 다리가 셋이어야만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하여 상형문자인 한자로 ‘솥’을 다리가 셋 달린 ‘정鐤’으로 표기하고, 또한 전설의

청소년의 성덕聖德과 성화聖化의 가능성에 관하여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구박사님(Google)께 영어로 가톨릭교회의 성인聖人 숫자를 물으면 ‘확실하지 않지만 대략 1만 명 정도’라고 대답하고, 우리말의 ‘goodnews’라는 사이트는 성인의 목록으로 6,330명을 수록한다. 성인들에 관하여 각고의 노력 끝에 내가 찾아낸 사이트로서 그래도 가장 권위가 있게 여겨지는 CatholicSaints.Info에서는 15,777명의 가경자‧복자‧성인들의 명단을 보유한다. 그중 어린이 성인들 143명의 명단을 따로 제공하는데, 이들 대다수가 정결을 지키려다 목숨을 잃은

청소년 교육과 살레시오

* 교황 프란치스코께서 2015년 6월 21일 돈 보스코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돈 보스코가 청소년들과 함께 살았던 살레시오회의 소위 모원母院이라고 할 수 있는 이탈리아 토리노의 발도코를 방문하시어 살레시오 가족 대표들이 모인 자리에서 하신 즉흥 연설이다. 미리 써 왔던 원고를 마다하시고 생각나는 대로 하고 싶은 말씀을 하고자 하셨던 교황님의 연설은 살레시오 학교 졸업생으로서 당신의 체험을 담아

춤추는 동행

롤 모델, 멘토, 소울 메이트, 영적 지도자, 안내자, 조언자, 수호천사, 보디 가드, 친구, 반려伴侶, 사제동행師弟同行, 교학상장敎學相長, 동지, 도반道伴, 스승과 제자, 주인과 종, 아버지와 아들… 뭐라 하든 어차피 ‘동행’이고 ‘동반’이다. 길든 짧든 인생을 돌아보면, 내가 위기의 순간에 두려움이나 불만이 아닌 든든한 믿음으로 대처하게 해준 동행, 별로 기대하지 않았음에도 꼭 필요했기에 내 인생에 끼어든 동행, 엠마오로 가는

마당 장場

‘흙 토土’와 ‘볕 양昜’이 합쳐진 글자가 ‘마당 장場’이다. 볕이 잘 드는 곳에 흙을 평평하게 다져 넓게 만든 곳이고 뜰이다. ‘넓을 광廣’을 붙이면 광장廣場이 되고, 사람이 많이 모여 사고파는 ‘저자 시市’가 붙으면 시장市場이 되며, 일정한 곳이나 지역을 뜻한 ‘바 소所’가 붙으면 장소場所가 된다. 마당은 ‘맏+앙’인데, 이때 ‘맏’을 ‘마당 장場’을 뜻하는 우리말로, 혹은 땅이나 뭍(陸)으로 보거나 맏아들이나

돈 보스코의 교육 · 이성理性

새엄마와 아빠와 함께 살던 제민(가명)이라는 열다섯 아이가 있었다. 전형적인 사춘기의 제민이 어느 날 가출했다. 서울 신림역 근처에서 아는 형과 누나들에게 빌붙어 2주간 여를 지내다 백방으로 수소문하며 애를 태우던 아빠에 의해 가출 소년의 형편없는 길거리 모습으로 꾀죄죄하게 집에 돌아왔다. 3일을 지내더니 다시 가출했고, 이번에는 또다시 2주일 만에 제민을 아끼던 선생님에 의해 발견되어 집으로 돌아갔다. 선생님이 아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