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보스코의 예방 교육과 성모님의 아들 체험(1)

* 이 논문은 피에라 루피나토Piera Ruffinatto 수녀(‘교육 방법론’을 전공한 현 로마 아욱실리움Auxilium 대학 총장)의 <L’esperienza della Filialità Mariana e I Risvolti educativi nel Sistema Preventivo di San Givanni Bosco>의 우리말 번역이다. 이 글의 출처는 “Filialità(Percorsi di riflessione e di ricerca (a cura di) Marcella Farina, Rosangela Siboldi, Maria Teresa Spiga, LEV, 2014, 332-372쪽”이다. 아욱실리움 대학에서

내러티브 교육(narrative pedagogy)과 돈 보스코

서사敍事, 설화, 이야기, 담론, 담화 등 다양한 의미로 번역할 수 있는 내러티브란 간단하게 말할 때 주변 세계를 의미 있는 삶의 일부로 이야기할 수 있는 능력이나 그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실화나 허구의 사건들을 묘사하고 표현하는 구조적인 형식으로서는 스토리텔링과 유사하다. 인간은 ‘이야기하는 동물(Homo fictus)’이다. 이야기를 통해서 인간은 사고하고 지식을 축적하며 발전시키고, 의식하고 자아정체성을 구성한다. 이러한 내러티브가

돈 보스코의 꿈과 함께 하는 성탄 9일 기도

(* 돈 보스코는 꿈을 많이 꾼 성인이지만, 그렇다고 그가 잠을 많이 잔 성인이라는 뜻은 아니다. 내년은 돈 보스코의 첫 번째 꿈으로 알려지는 아홉 살 꿈의 200주년이 되는 해이다. 돈 보스코의 꿈들을 이해하는 열쇠 중 하나는 ‘성모님’인데, 성모님께서 등장하는 꿈들 중에서 몇 편을 골라 성탄 9일 기도의 활용 자료로 제공한다. 12월 16일부터 시작되는 9일 기도의 어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마리아 대축일과 살레시오회(12월 8일)

대림절이 시작된 다음 교회는 곧바로 성모님의 원죄 없으신 잉태 대축일을 거행한다. 이 축일은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드님을 세상에 보내시기 위한 그릇을 준비하셨다는 사실을 기억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성모님은 전능하신 아버지 하느님께서 인류를 위해 마련하신 모델이자 표상이다. 인간 모두가 마리아를 닮고 마리아처럼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교회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를 주보로 모신다. 꼭 그래서만은 아니지만, 이날은 온

꿈 하나①

1. 돈 보스코의 꿈: (‘꿈’을 이야기하는 이유와 배경) 돈 보스코는 1883년 성 프란체스코의 날에 쓴 회람 서한을 통해 ‘살레시오 집에서 체벌을 가하는 것에 관하여’라는 편지글을 썼다. 그 편지글 끝에 돈 보스코는 다음과 같이 기록한다. “교육은 마음의 일이며 하느님만이 그 마음의 주인이심을 기억하십시오. 하느님께서 (그 마음에 다가가는) 기술을 가르쳐주시지 않고, 우리 손에 그 열쇠를 주시지 않는다면

저녁 말씀

살레시오회에서는 돈 보스코로부터 오늘날까지도 매일 이어지는 아름다운 전통 하나가 있다. 바로 ‘저녁 말씀’이다. 돈 보스코의 언어로는 ‘붜나 노테buona notte’라 하고 영어로는 ‘굿 나잇good night’이라 부르는 것이다. 살레시오회와 관련된 세계 어느 곳에서도 하루의 일과를 마칠 무렵에 그 집의 원장이나 책임자, 혹은 어른이 공동체의 구성원들에게 그날의 소식도 알릴 겸 영적인 유익함을 담아 짤막하게 생각할 거리를 나눈다. 이는

동행(예수님과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

24장으로 구성된 루카복음은 맨 마지막 장에서 부활하신 주님의 소식을 전하고, 곧바로 뒤이어 부활하신 주님과 그분에 관한 표징을 알아보지 못하고 낙향하던 두 제자와 예수님의 동행(루카 24,13-35)에 관한 이야기, 루벵 대학의 교수였던 스힐러벡스Edward Schillebeeckx가 ‘현대인에게 가장 의미 있는 복음 대목’이라고 소개했던 내용을 전한다. 의미도 의미려니와 ‘동행’을 두고 이 이야기만큼 아름답고 결정적인 이야기는 또 없다. 이 이야기는 스승

미래의 기억(La memoria del futuro)

우리에게는 꿈 하나가 있습니다. 그 꿈은 우리의 위대한 자산입니다. (*총장 앙헬 페르난데즈 아르티메 추기경, 살레시오 가족지 이탈리아어판, 2023년 11월호) 200년 전 가난해서 시골 농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어린 소년이 꿈 하나를 꾸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소년은 자기 어머니와 할머니, 형들에게 그 꿈 이야기를 했고 식구들은 재미있어했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신경 쓸 것 없다.”라며 결론을 지으셨습니다. 오랜 세월이

가톨릭 교육에 관한 교황님 말씀

2022년 4월 교황님께서는 ‘세계 가톨릭 교육 계획의 발전을 위한 연구자들’이라는 단체를 만나 그들의 토론을 함께 하시고 말씀을 주셨다. 자주 그러하시듯이 교황님께서는 준비된 원고 대신 즉흥 연설을 하셨는데 교육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반부는 즉흥 연설문이고 후반부는 공식 연설문이다. 쉬운 이해를 위해, 그리고 필요에 따라 영문과 이탈리아어를 병기한 부분이 있다.(* ‘세계 가톨릭 교육 계획의 발전을

예수님의 소년 시절과 돈 보스코의 오라토리오

4복음을 통틀어 루카복음 2장 41-52절만이 ‘예수님의 소년 시절’이라는 소제목 아래 단편적이나마 유일하게 예수님의 사춘기와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시절의 이야기를 전해 준다. 그런데 청소년들과 함께 살아가려는 살레시오회 안에서 나는 이제껏 이 대목에 관한 살레시오적인 주석이나 묵상, 혹은 문헌을 접한 적이 없다. 분명 내가 무지한 탓으로 아직 이를 발견하지 못한 탓이겠지만, 살레시오회 안에서 아이콘처럼 회자하였을 법한 이 대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