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15,21-28(연중 제20주일 ‘가’해)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그곳을 떠나 티로와 시돈 지방으로 물러가셨다.”(마태 15,21)라는 말로 시작한다. 지리상으로 보면 예수께서는 “호수를 건너 겐네사렛 땅”(마태 14,34)에 계시다가 그곳을 떠나 이스라엘 땅을 거의 벗어나 국경 지역으로 이동하신 셈이 된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물러가신” 경우는 예수님을 따르던 군중이나 사두가이나 바리사이 등과 같은 이들의 논쟁으로부터 잠시 멀어지시기 위함이거나 따로 기도하시기 위함이었다.(참조. 마태 4,12;12,15;14,13;15,21 마르

마태 14,22-33(연중 제19주일 ‘가’해)

지난주는 원래 연중 제18주일이었으나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과 겹쳤으므로 교회의 자상한 배려로 축일의 복음을 들었다. 그러나 연중 제18주일의 복음을 묵상했다면, ‘비유의 장’인 13장의 비유들을 넘어 주님께서 “외딴곳”에서 “오천 명가량” 되는 수많은 군중에게 빵과 물고기를 많게 하시어 “배불리” 먹이셨다는 말씀(마태 14,13-21)을 들어야 했을 것이다. 군중들은 예수님께서 배를 타고 호수 건너편 “외딴곳”으로 떠나신 것을 알고 겐네사렛 호수의

세계 청년 대회(World Youth Day)

‘세계 청년 대회(World Youth Day)’는 세계의 모든 가톨릭 청년들과 관심이 있는 모든 청년들(18~39세)이 함께 모이는 국제 대회이다. 故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 주창하여 1984년 이탈리아 로마를 시작으로 올해 포르투칼의 리스본까지 2, 3년 주기로 개최되어 왔다. 수십 만에서 수백만 명의 젊은이들이 세계 곳곳에서 모여들어 일주일 정도의 일정을 함께 나누며 마지막 파견 미사는 교황님께서 집전하신다. 다음

빈센트

* 노래의 배경이 된 프로방스의 여름은 우리의 여름처럼 습하지는 않지만, 몹시 뜨겁다. 그래서 뜨거운 날 생각나는 노래이다. 흔히 <Starry, starry night>이라는 제목으로 잘못 알려진 곡의 원래 제목은 “Vincent”이다. 나로서는 한때 자주 들러야만 했던 뉴욕 뉴 러셀New Rochelle 출신, 1971년 히트곡 <American Pie>로 잘 알려진 돈 맥클린Don McLean(1945~)이 같은 해에 빈센트 반 고흐의 생애를 담아 노래했다.

조용하고 부드러운 소리

의심할 여지 없이 우리는 ‘듣는 소리’의 시대로부터 ‘보는 소리’의 시대로 넘어와 살고 있다. 집집마다 집의 중심이었던 트랜지스터라디오와 작별한지는 모두가 아주 오래전이다. 뒷면에 복잡한 선들이 오가고 둥글고 긴 여러 개의 진공관이 신비스럽게 붉은 반점을 품고 있던 부잣집의 진공관 앰프, 손으로 태엽을 돌려주어 일정 시간을 돌던 축음기, 바늘이 미세한 금을 긁어 음반의 마지막이 되면 자동으로 원래의 자리로

매미 선蟬

숲길을 가는데 갑자기 몇 걸음 앞서 길바닥에 매미 소리가 요란하다. 매미 한 마리가 막 허물을 벗고 나오는 상황이었다. 처음에는 매미를 벌 같은 다른 곤충이 공격했나 싶어 유심히 보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매미는 거푸집을 끌고 서둘러 응달의 숲으로 몸을 피한다. ‘한사코 옆에 붙어 뜨겁게 우는 사랑’ 같은 매미(참조. 안도현, 매미)를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뜨겁도록 쨍쨍하게 햇볕이 내리쬐는

“그의 어머니는 마리아라고 하지 않나?”(마태 13,55)

우리를 향한 성모님의 마음은 너무나 부드러워서 세상 모든 어머니의 마음을 합쳐도 성모님 마음에 비하면 한 조각 얼음과도 같습니다. 성모님이 얼마나 좋으신지를 보세요. 성모님의 위대한 종이신 성 베르나르도는 성모님께 자주 “제가 성모님께 인사를 드립니다.”라고 말하곤 했답니다. 어느 날 성모님께서도 그에게 “나도 내 아들 베르나르도에게 인사한단다.” 하셨습니다. ‘아베 마리아’는 절대 지루하지 않은 기도입니다. 거룩한 동정녀에 대한 신심은

성체성사 :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빵에 대한 믿음

『우리는 지금 여기 우리 가운데에 하느님이시고 우리의 친구이시며 위로자이시고 구세주이신 분, 우리의 고통을 덜어주시고 이 세상 고통에서 아가서에 나오는 사랑스러운 신부처럼 “예루살렘의 아가씨들이여 그대들에게 애원하니 나의 연인을 만나거든 내가 사랑 때문에 앓고 있다고 제발 그이에게 말해 주어요.”(아가 5,8) 하고 외칠 수 있는 큰 축복을 허락하신 분을 모시고 있습니다. 우리는 구세주이신 그분을 무궁무진한 신성 안에 소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성모님의 아홉 달

마태 17,1-9(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오늘은 연중 제18주일이지만 8월 6일이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이므로 축일의 독서들과 복음을 따른다. 동방교회에서는 4세기경, 그리고 서방교회에서는 11세기경부터 이 축일을 기념해 왔는데, 1456년 갈리스토 3세 교황이 8월 6일을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로 로마 전례력에 공식 도입하였다. 교회는 이로부터 40일 후인 9월 14일에 ‘성 십자가 현양 축일’을 지낸다. 교회의 전승에 따라,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젖을 습濕

‘습, 섭, 탑’ 등으로 발음하는 ‘젖을 습濕’은 ‘습도濕度’나 ‘습기濕氣’, ‘고온다습高溫多濕’과 같은 단어에 쓰인다. ‘습윤濕潤’이라는 잘 사용하지 않는 말도 있는데, 이때 ‘윤潤’은 젖어서 촉촉함을 표현하는 ‘불을/젖을 윤潤’이다. ‘윤기潤氣’라고 할 때도 이 글자를 쓴다. 우리나라 양력 6월경부터 8월 중순 무렵까지는 무척 덥고 습하다. 끈적거리고 몸이 불어 터진 것 같으며 땀이 번들거리는 계절이다. ‘습濕’의 계절이고 ‘윤潤’의 계절이다.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