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인가를 보고 알았으며 지켜낸 사람들

그 어느 순교자들이나 성인의 이야기를 읽고 듣더라도 숙연해진다. 그들의 영웅적인 삶의 이야기는 하느님의 은총이나 성령으로만 가능한 하느님의 손길이고, 하느님의 역사라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그러나 은총을 떠나 순전히 인간적인 차원에서만 그들을 보자면, 그들은 무엇인가를 보고 알았던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보고 알았던 것을 자기 몸으로 살지 않으면 안 되는 당위를, 올곧음과 꼿꼿함으로 끝까지 지켜낸 사람들이었다. 과연 내가

술과 수도 생활-베네딕토 성규

시원한 맥주 한 잔이 그리워지기도 하는 몹시 더운 날이다. 5세기 이래 거의 유럽 전역에서 수도원의 맥주 양조장이 발견된다. 이는 대부분 베네딕토 수도회의 전통에 따른 것이다. 베네딕토 성규에 따를 때, 수도승들은 자기 생계를 위해 자기 손으로 벌어먹어야 하고 가난한 이들을 도울 수 있어야 한다고 분명하게 규정한다. 이에 따라 수도원에서는 여러 다양한 물품들이 생산되었으며 여기에는 맥주나 와인도

조개껍질이 성지 순례의 상징이 된 이유

동양 문화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연꽃잎 받침처럼 서양에 가면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조개껍질 모양의 표식이나 무늬, 장식이 있다. 우리가 가리비라고 부르는 조개껍질(조가비) 모양 그대로이다. 특별히 이 가리비 껍질은 파울로 코엘료의 1987년 소설 <콤포스텔라 순례자El Peregrino de Compostela: (Diario de un mago)>-우리말 번역 <순례자>-로 유명세를 탄 산티아고 순례길의 이정표이기도 하다. 가톨릭교회는 『순례는 지상에서 하늘을

우울증을 극복하는 법

많은 그리스도인이 오랫동안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체득한 우울증 극복 방법이 있다. 자신을 버리고 고통 중에 있는 이들을 진심으로 도와주는 것이다. 처지고 우울해질 때, 이를 극복하는 방법이 타인을 적극적으로 돕는 것이라는 뜻이다. 타인을 도우면 도움이 필요한 그 사람은 도움을 받고, 돕는 이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깊은 성취감이라는 축복을 얻어 우울증이 치료된다. 재키 왈드만Jackie Waldman 등이 쓴 <내어줄 용기가

마태 13,44-52(연중 제17주일 ‘가’해)

이번 주일의 복음은 마태오 복음사가가 일명 ‘비유의 장’이라고 불리는 제13장에 모아놓은 일련의 비유 중 마지막 부분에 해당한다. 오늘 복음에서는 하늘 나라에 관한 세 비유와 하늘나라의 제자가 된 율법 학자에 관한 비유 하나가 합쳐져 4개의 비유를 듣는다. 예수님께서는 앞선 비유들처럼 오늘의 비유에서도 추상적인 서술을 하지 않으시고 쉬운 이미지를 통해 말씀하시면서 사람들이 당신의 말씀을 쉽게 알아들을 수

휴가休暇

바로 지난주 홍수와 산사태, 수해를 이야기하고 아직 많은 이들이 그 아픔에 슬퍼하고 있는데도 몇 날 반짝하니 사람들은 어느새 휴가를 이야기하고 바캉스를 운운한다. 우리말 휴가에서 ‘휴’는 ‘쉴 휴休’, 곧 나무(木)에 기대고 있는, 혹은 나무 옆에(그늘에) 있어 쉬는 사람(人)의 모양새다. 더해진 ‘가’는 틈이나 겨를을 뜻하는 ‘가暇’이다. 이때 ‘가暇’는 ‘날 일日’과 ‘빌(릴) 가叚’가 더해진 글자이다. ‘빌(릴) 가叚’의 왼쪽은

우리는 왜 학교에 가는가

올해는 로렌조 밀라니Lorenzo Carlo Domenico Milani Comparetti(1923-1967년) 신부의 탄생 100주년이다. 밀라니 신부는 이탈리아 피렌체 지역에서 대안교육 운동을 주도하고 반파시즘과 평화운동에 헌신한 분이다. 피렌체의 명망 있는 집안 출신인데, 본인은 물론 가족 누구도 가톨릭이 아니었으나 1943년 회심의 체험으로 사제가 되기로 결심한다. 신학생 때부터 가난한 이들을 깊이 사랑했고 전쟁에 반대해 양심적 병역거부 운동에 나섰다. 파시즘이 지배하는 시대에, 그는

노인老人에 관한 교황 프란치스코의 6가지 생각

* 이 글은 이사벨라 H. 데 카르발호Isabella H. de Carvalho가 aleteia.org에 기고한 글을 번역한 내용으로 원문은 https://aleteia.org/2023/07/18/pope-francis-6-most-encouraging-thoughts-on-our-elders/ 에서 확인할 수 있다. 원활한 이해를 돕기 위해 원문에 첨가한 내용이 있음을 밝힌다.(이미지-aleteia.org) “복음을 선포하는 것과 여러분의 후손들에게 전통을 전해주는 일에는 은퇴라는 것이 있을 수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교황 프란치스코는 지금까지의 재임 기간에 우리 사회 안에서 노인의 중요한 역할에

마태 13,24-43(연중 제16주일 ‘가’해)

지난주에 이어 마태오복음 13장에 나오는 비유의 말씀 중 다른 비유들을 듣는다. ‘가라지’와 ‘겨자씨’, ‘누룩’에 관한 비유들과 그에 따른 예수님의 설명이다. 지난주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가 씨가 떨어진 ‘토양’에 관한 비유였다면, 이번 주는 ‘씨’, 특별히 좋은 씨에 관한 비유들이라 할 것이다. 1. “좋은 씨…가라지들도 드러났다” “하늘 나라는 자기 밭에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에 비길 수 있다.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7월 22일)

7월 22일은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의 축일이다. 마리아 막달레나라는 이름은 신약 성경에서 열세 번(소제목 포함) 등장하는데, 거의 예수님의 수난이나 죽음, 그리고 부활과 관련된 맥락에서 등장한다. 복음서는 예수님의 제자로, 십자가에 돌아가신 예수님의 죽음을 목격한 여인으로, 그리고 부활의 첫 번째 증인으로 그녀를 묘사한다. 네 복음서에서 그녀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대표적인 대목들은 ***표 아래와 같다. 요한복음 20장의 기록은 상대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