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승천을 그리는 두 가지 방식

※ 지난 성모 승천 대축일에 교황 레오 14세는 카스텔 간돌포에서 신자들과 함께 드린 삼종기도 후 훈화를 통해 역사 안에서 성모님의 승천을 묘사해왔던 두 가지 방식을 설명하면서, 성모 승천 신심을 어떻게 간직할 것인가에 관하여 설명했다. 이틀 뒤, 미국의 aleteia.org라는 사이트에 이를 해설하는 에스파르사라는 분의 글이 게재되었다. 두 본문을 모두 번역하여 수록한다. *함께 읽기: 성모 승천 대축일(루카 1,3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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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우리는 성모 승천 대축일을 지냅니다. 이 축일은 가톨릭 신학뿐만 아니라 대중 신심에 있어서도 대단히 중요한 대축일입니다. 실제로 주교좌성당이나 본당이 승천하신 성모님께 봉헌된 수많은 공동체에서는 대단히 깊이 사랑받는 축제입니다.

이 신앙의 신비를 묵상하기 위해, 우리는 수 세기에 걸쳐 예술가들이 이 사건을 묘사할 때 사용해 온 두 가지 도상학적 모델을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가장 오래된 모델이자, 거의 1천 년 동안 유일하게 사용되었던 양식으로, 이는 하느님의 어머니이신 분의 ‘성모 안식(Dormition, 영면永眠)’을 묘사합니다. 이 그림에서 성모님은 시신 안치대 위에 누워 죽음 속에서 잠들어 계시며, 그 주변에는 기도하며 그분을 경배하는 사도들이 모여 있고, 중앙에는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갓난아이처럼 마리아의 영혼을 품에 안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성모님을 하늘이라 부르는 하느님의 영광 속으로 데려가시기 위해 오셨습니다. 이로써 주님께서는 모든 친구에게 약속하셨던 바를 당신 어머니에게 이루어 주신 것입니다. “내가 가서 너희를 위하여 자리를 마련하면, 다시 와서 너희를 데려다가 내가 있는 곳에 너희도 함께 있게 하겠다.”(요한 14,3)

이 첫 번째 모델은 핵심적인 진리를 강조합니다. 죽으셨다가 부활하신 그리스도만이 우리가 창조된 목적지, 곧 영원한 생명으로 우리를 이끄시는 분이라는 점입니다. 이것이 바로 세대를 거듭해 온 신자들이 성모 안식 이콘 앞에서 기도하며 묵상해 온 내용이자, 로마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 아프스의 대형 모자이크에서 감상할 수 있는 모습입니다.

이후 서방에서 발전한 비교적 최신의 도상학은 하늘에서 빛에 둘러싸인 채 완전한 모습을 갖추고 계신, 흔히 천사들과 성인들에게 둘러싸인 동정 마리아를 묘사합니다. 화면 중앙에는 요한 묵시록에 기록된 바와 같이 영화롭게 된 동정 마리아의 육신이 자리합니다: “그리고 하늘에 큰 표징이 나타났습니다. 태양을 입고 발밑에 달을 두고 머리에 열두 개 별로 된 관을 쓴 여인이 나타난 것입니다.”(묵시 12,1)

일부 예술가들은 이 두 가지 개념을 결합하여, 화면 상단에는 영광스러운 동정 마리아를, 하단에는 형형색색의 꽃으로 채워진 빈 무덤을 배치하고, 사도들이 하늘에 계신 성모님을 올려다보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이 두 번째 모델은 마리아께서 영혼과 육신, 즉 그녀라는 인격체 전체로서 하늘로 승천하셨다는 진리를 강조합니다. 지상에서 강생하신 말씀에게 살과 피를 내어주고, 사랑의 희생 속에서 완벽한 일치에 이르기까지 그분을 따랐던 그 여인이, 마침내 그분에 의해 영원한 영광 속으로 끌어 올려진 것입니다.

이처럼 이 도상학은 우리의 최종적 운명을 묵상하게 해줍니다. 오늘 우리가 마리아 안에서 기쁘게 찬미하는 생명의 풍요로움은 세상 끝날에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때 바오로 성인이 말했듯,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비천한 몸을 당신의 영광스러운 몸과 같은 모습으로 변화시켜 주실 것입니다.”(필리 3,21) 썩을 것을 썩지 않을 것으로 입히시고 죽을 것을 죽지 않을 것으로 입혀 주실 것입니다.(1코린 15,54 참조) 그때 구세주의 사랑으로 변모된 우리의 육신과 함께, 우리는 끝없는 축제 속에서 영원히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당신의 어머니이자 우리의 가장 거룩하신 어머니 안에서 위대한 일을 이루신 주님을 찬미합시다!(교황 레오 14세, 삼종기도 훈화, 카스텔 간돌포, 2026년 8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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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 승천을 그리는 두 가지 방식과 의미

성모 승천 축일은 그리스도교 미술사에서 적어도 두 가지의 독특한 도상학적 전통을 만들어 냈으며, 각각은 동일한 신비의 서로 다른 신학적 차원을 강조한다. 8월 15일 삼종기도 연설에서 레오 14세 교황은 서구 종교화에서 가장 풍부한 주제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내용에 대해 명확하고 깊이 있게 소개하며 이 두 전통을 모두 설명했다.

성모 안식: 더 오래된 전통

두 전통 중 더 오래된 전통—그리고 레오 교황이 언급했듯이 거의 1천 년 동안 유일했던 전통—은 ‘성모 안식(Dormitio Virginis)’, 즉 동정 마리아가 육신으로 승천하기 전 잠에 빠져드는 모습을 묘사한다. 이 도상학에서 마리아는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은 채 관대(시신 안치대) 위에 누워 있다. 사도들은 기도와 애도의 자세로 그 주변에 모여 있다. 중앙에는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포대기에 싸인 작은 아이의 모습으로 묘사된 마리아의 영혼을 품에 안고 서 계신다.

신학적 내용은 매우 명확하다. 요한복음 14장 3절의 “내가 가서 너희를 위하여 자리를 마련하면, 다시 와서 너희를 데려다가 내가 있는 곳에 너희도 같이 있게 하겠다.”라는 약속을 실현하며 마리아를 데리러 오시는 분이 바로 그리스도시라는 점이다.

성모 안식 전통은 5~6세기 혹은 그 이전으로 올라가며, 초기에는 시리아, 팔레스타인, 이집트 등지에서 나타났다. 이는 동방 교회에서 마리아의 지상 삶의 마지막을 나타내는 주된 표현으로 자리 잡았으며, 오늘날에도 ‘안식’을 뜻하는 희랍어 ‘코이메시스(Koimesis)’라는 이름 아래 기념되고 있다.

서방의 대형 미술 작품에서 ‘성모 승천’은 13세기 후반에 이르러 등장하는데,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 아프스(성당 안쪽 끝의 반원형 공간) 모자이크가 대표적이다. 이 모자이크는 라틴 서방 세계에 남아 있는 이 전통의 가장 중요한 유산이며, 레오 교황이 직접 이름을 들어 언급한 작품이기도 하다. 동정 마리아는 죽었다기보다는 잠든 모습으로 침상에 누워 있고, 그리스도께서는 무지개 안에서 그녀의 영혼을 안고 서 계신다.

아프스 하단 중앙, 상단의 ‘성모 대관(Coronation of the Virgin)’ 바로 아래에 성모 안식을 배치한 것은 신학적 메시지를 던진다. 아래에 잠든 육신이 바로 위에 있는 영광스러운 여왕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 모자이크를 만든 토리티Torriti는 치마부에Cimabue, 지오토Giotto와 같은 시기에 활동했으나 그의 명성은 그들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다.

영광스러운 성모 승천: 서방의 발전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에 본격적으로 발전한 두 번째 전통은 이미 하늘로 승천한 마리아의 모습을 묘사한다. 그분의 육신은 영화롭게 변하여 빛에 둘러싸여 있으며, 천사들과 성인들이 그 주변을 에워싸고 있다. 성경적 근거는 외경의 안식 서사에서 요한 묵시록 12장 1절의 환시로 이동한다. “그리고 하늘에 큰 표징이 나타났습니다. 태양을 입고 발밑에 달을 두고 머리에 열두 개 별로 된 관을 쓴 여인이 나타난 것입니다.” 아래의 사도들은 꽃으로 가득 찬 빈 무덤을 놀라움으로 바라보고, 동정 마리아는 그들 위로 신성한 빛 속을 향해 올라간다.

이 전통을 대표하는 작품은 베네치아의 산타 마리아 글로리오사 데이 프라리 대성당의 대제단화로, 1516년에서 1518년 사이에 그려진 티치아노Tiziano Vecellio의 <성모 승천(Assumption of the Virgin)>이다. 높이가 7미터에 달하는 이 작품은 베네치아에서 티치아노가 의뢰받은 첫 번째 대형 작품이었다. 1518년 5월에 공개되었을 때, 이 작품은 젊은 작가 티치아노를 단숨에 베네치아 미술계의 독보적인 인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구도는 세 구역으로 나뉜다. 맨 아래에는 놀라움 속에 위를 향해 손짓하는 사도들이 있고, 중간에는 아기 천사(케루빔) 구름을 타고 올라가는 마리아가 황금빛 배경 속에서 붉은 옷을 타오르듯 입고 있으며, 맨 위에는 하느님 아버지께서 팔을 벌려 그분을 맞이하고 계신다. 구도의 수직적 움직임은 눈길을 위로 이끌며 그 신비를 시각적으로 구현해 낸다.

두 전통의 대화

레오 교황의 요점은 이 두 도상학적 모델이 상호보완적이라는 사실이었다. 성모 안식으로 묘사된 성모 승천은 신비의 주체를 강조한다. 마리아를 일으키시는 분은 그리스도시며, 그분께서 모든 신앙인을 일으키실 것이라는 점이다. 반면 영광스러운 성모 승천은 약속의 내용을 강조한다. 영혼과 육신을 포함한 인간 전체가 구원의 대상이라는 점이다.

사도들이 빈 무덤 위로 올라가는 것을 보는 것은 유령이 아니라 한 인격체다. 강생하신 말씀에게 살과 피를 내어주었던 바로 그 인격체가 이제 그리스도에 의해 “영원한 영광 속으로” 끌어올려지는 것이다.

두 전통 모두 물감과 모자이크, 대리석을 통해 신학을 펼쳐 보인다. 로마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에 있는 토리티Jacopo Torriti의 잠든 동정 마리아와 베네치아 프라리 대성당에 있는 티치아노의 승천하신 성모는, 죽음이란 무엇인가, 육신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그리스도께서 무엇을 이루시는가, 그리고 바오로 성인의 표현대로 마지막 때에,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비천한 몸을 당신의 영광스러운 몸과 같은 모습으로 변화시켜 주실”(필리 3,21) 때 우리를 기다리는 것이 무엇인가에 관한 일관된 신학적 논증이다.(*글쓴이: D.R. 에스파르사Esparza · 출처-https://alete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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