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빈첸시오 드 폴 사제(9월 27일)

빈첸시오 드 폴Vincent de Paul(1581~1660년) 혹은 빈첸시오 아 바오로Vincentius a Paulo라고 부르는 성인은 프랑스 출신으로 1600년에 서품을 받았다. 성인은 성직자들의 영신 수련과 가난한 이들을 돕기 위해 ‘라자로회’라고 불리는 ‘선교 사제회’를 설립하였다. 또한 성녀 루이즈 드 마리약St. Louise de Marillac(1591~1660년)의 도움으로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 사랑의 딸회’를 설립하였고, 훗날 우리가 ‘성 빈센트 드 폴 자비의 수녀회’라고 알고 있는 독일의 프레드릭 주교에 의해 설립된 ‘파더본 성 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나 성인의 영성을 따르고자 했던 복자 프레드릭 오자남Bl. Antonie-Fredric Ozanam(1813~1853년)과 동료들에 의해 생겨난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라는 가톨릭 평신도 단체 영성의 원천이 되었다. 성인은 신학교를 설립하여 사제를 양성하기도 하였으며, ‘프롱드의 난(La Fronde)’이라는 내란의 희생자들을 위한 구호소를 설립하기도 하였다. 1737년 6월 16일 교황 클레멘스 12세에 의해 시성되었고, 1885년 교황 레오 13세에 의해 자선단체들의 수호성인으로 선포되었다.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가 1898년 그의 이름을 따 지은 4년제 대학교인 드 폴 대학교도 있다.

성인은 개인적으로 해적에게 잡혀 노예로 팔려 가는 불운을 겪기도 하였으나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고, 1618년에는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St. François de Sales(1567~1622년) 성인을 만나 그분의 제자가 되었다. 복자 프레드릭 오자남으로 이어져 생겨난 가난한 이들을 돕기 위한 본당 단위의 조직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본당에서 이어지고 있다.(*참조. 성 빈센트 드 폴에 관하여 여러 글을 깊이 있게 읽을 수 있는 웹페이지https://srjacobo.tistory.com/) 참고로, 2017년 9월 빈첸시안 카리스마 400주년을 기념하여 우리나라에서 빈첸시오 성인의 영성을 따르는 수원 성 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 사랑의 딸회, 사랑의 씨튼 수녀회,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등 4개 단체가 ‘한국빈첸시안 가족위원회’를 결성한 바 있다. 세계적으로 성 빈첸시오 드 폴 성인을 주보로 모시는 수도회는 대단히 많은데, 한 예로 살레시오 수도회의 가족 수도회인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역시 빈첸시오 드 폴 성인을 주보 중 한 분으로 모시고 성인의 기념일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로 고유 3일 기도와 고유 성가를 부른다.(#첨부)

2017년 9월 27일 교황 프란치스코는 수도회와 자선 사업 단체들이 생겨나도록 했던 성 빈첸시오 드 폴 사제의 카리스마 탄생 400주년을 맞아 빈첸시오 가족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주셨다. 다음은 이 메시지의 번역문이고 뒤에 영어본을 첨부하였다.(*이미지-위키페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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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프란치스코의 성 빈첸시오 가족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분의 가족이 생겨나도록 했던 카리스마의 출현 400주년을 맞아 저는 여러분에게 감사와 격려를 표하며 오늘 우리 시대에 성 빈센트 드 폴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자 하는 바입니다.

빈센트는 하느님과 자신을 발견하기 위해 항상 열려 있었을 뿐만 아니라 항상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요청때문에 그분의 사제 직무에 은총이 개입하였습니다. 빈센트는 놀라운 방식으로 가난한 이들 안에서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어떤 특별한 기회에 빈센트는 자비를 간청하는 한 남성의 눈빛과 가난하기 짝이 없는 가족의 얼굴들에 깊이 감동하였습니다. 바로 거기에서 성인은 자신을 바라보시며 더는 자신을 위해 살지 말고 가난한 이들을 섬기며 아낌없이 투신하라고 요청하시는 예수님을 보았습니다. 빈센트는 훗날 가난한 이들을 “우리의 주님들이요 선생님들(our lords and masters)”이라고 부를 것이었습니다.(Correspondance, entretiens, documents XI, 349) 그때부터 빈센트의 삶은 마지막 숨을 내쉴 때까지 변함없는 봉사의 삶이 되었습니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루카 4,18)라는 성경 구절이 빈센트의 사명이 지닌 의미를 그대로 보여주었던 것입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예수님을 알리고자 하는 열망에 불타올라 빈센트는 특별히 사제들의 양성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대중 선교에 힘쓰자고 열정적으로 강론하였습니다. 그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일종의 ‘작은 방법(little method)’을 사용하였으니 매우 단순하면서도 친숙한 직설적인 방식, 무엇보다도 자신의 삶으로 말했습니다. 성령께서는 교회 안에서 그를 크나큰 관대함의 수단으로 활용하셨습니다. “한마음 한뜻”(사도 4,32)이었던 초대 교회로부터 영감을 받아 빈센트 성인은 ‘사랑의 형제회(Confraternities of Charity)’를 설립하였으니, 이는 예수님과 가난한 이들이야말로 가장 값진 보물이라는 확신으로 가진 바를 기쁘게 서로 나누고, 하나되어 살면서 가장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보살피고자 함이었습니다. 성인은 “가난한 이를 방문하면 예수님을 만난다(When you visit the poor, you encounter Jesus)”라는 말을 즐겨 반복했습니다.

1617년에 뿌려진 겨자씨는 ‘선교 수도회(Congregation of the Mission)’와 ‘사랑의 딸회(Company of the Daughters of Charity)’로 자라났고, 다른 수도회들이나 단체로 가지를 뻗어 큰 나무가 되었으니(참조. 마르 4,31-32) ‘빈센트 가족(Vincentian Family)’을 이루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모든 것이 작은 겨자씨에서 출발했습니다. 빈센트 성인은 절대 선두에 나서지 않고 오직 “씨를 뿌릴(seedling)” 뿐이었습니다. 그는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씨앗의 법칙(참조. 요한 12,20-26)을 구현하는 데 겸손, 온유, 단순함이 필수적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이 법칙만이 그리스도인의 삶이 열매를 맺도록 합니다. 이 법칙은 우리가 내어줌으로써 받고, 우리의 삶을 잃음으로써 얻으며, 우리의 빛을 숨김으로써 가장 빛나게 한다고 우리를 가르칩니다. 또한 빈센트는 다른 이들과 교회로서 그리고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하나가 될 때만 이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신하였습니다. 여기서 저는 성녀 루이스 드 마리약Saint Louise de Marillac이 지닌 영적인 감수성과 인간적인 이해에서 꽃 피어난 여성의 놀라운 능력을 인식하고 인정하는 빈센트의 예언자적 통찰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마태 25,40)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빈센트 가족의 핵심은 “가장 가난하고 가장 버려진 이들(those who are poorest and most abandoned)”을 찾으려는 노력과 함께 “그들에게 우리의 작은 섬김을 베풀기에 (감히) 우리가 합당하지 않다(unworthy of rendering them our little services)”라는 깊은 자각입니다.(Correspondance, entretiens, documents XI, 392) 저는 올 한 해가 주님께 감사를 드리고, 여러분의 카리스마라는 원천에서 생수를 들이키며, 여러분 정신의 기원起源에서 생기를 되찾는 기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은총의 샘물은 사랑 안에 바위처럼 단단한 신실한 마음들, “사랑의 영원한 모범(lasting models of charity)”(베네딕토 16세, 하느님의 사랑이십니다, 제40항)에서 솟구쳐 흘러나온다는 사실을 절대 잊지 마십시오. 모든 것이 흘러나온 그 바위를 바라볼 때만 여러분은 원초적인 신선함으로 채워지게 될 것입니다. 그 바위는 가난의 예수님이십니다. 가난하고 목소리가 없는 사람들 안에서 알아 모셔지기를 바라시는 예수님이십니다. 거기에서 그분이 발견되고자 하십니다. 여러분이 인간적인 연약함과 망가진 인생을 만날 때 여러분도 그런 바위가 되어야 합니다. 단단하지 않고 부서지기 쉬우며 고통에 무감각한 바위가 아니라 폭풍 속에서도 확고하고 역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확실한 지지支持로서 “너희가 떨어져 나온 반석을 우러러보고 너희가 퍼내 올려진 저수 동굴을 쳐다보아라.”(이사 51,1) 한 그대로 그런 바위가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의 재능이나 재주가 아니라 “가난한 이들의 아버지(Father of the Poor)”이신 주님의 영을 변방에 있는 인간 존재로 모셔가라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주님께서는 마른 땅에서도 싹을 틔우는 씨앗처럼, 상처 입은 이들을 위한 위로의 향유처럼, 거부를 당해 굳어지고 무관심으로 차갑게 식어버린 마음을 따뜻하게 녹이는 사랑의 불처럼, 그렇게 여러분을 온 세상에 뿌리셨습니다.

우리 모두 그리스도라는 반석에서 물을 마시고 그분에게서 흘러나오는 사랑으로 세상의 갈증을 해갈하라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사랑은 교회 활동의 이유이자 선교의 영혼입니다. “사랑은 교회의 사회 교리의 핵심입니다. 이 교리가 제시하는 모든 책임과 의무는 사랑에서 나옵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 전체의 종합이 사랑이라고 가르치셨습니다.”(교황 베네딕토 16세, 진리 안의 사랑, 제2항) 이 길을 따르면서 교회는 더욱 온전한 사랑, 각자와 모든 이를 더욱 자라게 하시고, 충만하게 하시는(참조. 1테살 3,12) 사랑의 어머니이자 선생님이 될 것입니다.

교회는 내적으로 평온한 일치를 이루고, 교회 밖에 있는 이들에게는 개방성과 수용성을 지녀야 하며, 모든 일에서 주님을 닮기 위하여 자신의 기득권을 포기할 용기를 가져야만 합니다. 이렇게 해서 교회는 온전한 교회가 될 수 있으며, “나의 힘은 약한 데에서 완전히 드러난다…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리스도의 힘이 나에게 머무를 수 있도록 더없이 기쁘게 나의 약점을 자랑하렵니다.”(2코린 12,9) 한 그대로 사랑의 약점이 드러나도록 해야만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말씀은 이를 웅변적으로 대변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 찢긴 마음을 싸매 주며”(루카 4,18 참조),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루카 19,10) 하느님 아버지에게서 파견되셨다. 이와 같이 교회도 인간의 연약함으로 고통 받는 모든 사람을 사랑으로 감싸 주고, 또한 가난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 가운데에서 자기 창립자의 가난하고 고통 받는 모습을 알아보고, 그들의 궁핍을 덜어 주도록 노력하며, 그들 안에서 그리스도를 섬기고자 한다.(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제8항)」

빈센트 성인은 자신의 삶으로 이를 구현하였고, 지금까지도 우리 모든 각자에게 교회로서 말씀하고 계십니다. 성인의 증거는 우리가 주님의 시선과 말씀에 항상 놀랄 준비가 되어 계속 움직이도록 우리를 초대합니다. 성인은 우리에게 낮은 마음, 완전한 투신, 겸손한 순응성(lowliness of heart, complete availability and humble docility)을 요구하십니다. 성인께서는 우리 사이에서 형제적 일치를 이루며 세상을 향한 선교에 용감하게 나아가라고 촉구하십니다. 성인께서는 복잡한 말장난이나 자기중심적인 수사修辭, 물질적인 형태의 안전장치(complicated language, self-absorbed rhetoric and attachment to material forms of security)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라고 우리를 부르십니다. 이런 것들이 단기적으로는 만족스러울지 모르지만, 하느님의 평화를 얻지는 못하며 실제로는 선교에 장애가 되기 일쑤입니다.

빈센트 성인은 진정으로 “보려고 하는 마음(heart which sees)”(참조. 베네딕토 16세,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제30항)을 지니고 창의적인 사랑에 투자하도록 우리를 부추깁니다. 사실 사랑은 과거의 좋은 실천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변화시키려는 것에 목표를 둡니다. 이는 일부 자선이나 지원의 형태가 비록 관대한 지향에서 출발했다고 하더라도 가시적이고 지속적인 유익함을 낳는 대신 착취와 범죄를 조장할 수도 있는 우리 세계화 사회의 복잡성과 급속한 진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오늘을 고려할 때 더더욱 필요합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성 빈센트는 우리가 계속해서 자선(애덕) 실천에 대해 성찰하고, 어려움에 부닥친 이들에게 다가갈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며, 교육에 우리의 노력을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쳐줍니다. 성인의 모범은 우리가 가난한 이들, 특히 현시대의 수많은 새로운 형태의 가난한 이들을 위해 시간과 공간을 마련하고, 그들의 걱정과 고통을 우리의 것으로 삼도록 우리를 부추깁니다. 고통받는 이들과의 접촉이 없는 그리스도교는 사람의 몸이 되신 그리스도를 만질 수 없게 됩니다. 우리는 쓰고 버리는 경박한 문화로 가난한 사람들의 존재가 무시되지 않도록 가난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에 대한 우리의 우선적인 사랑을 보여주며,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올해 11월 19일(연중 제33주일)에 거행하는 ‘제1차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이 “가난한 예수님을 따르라는 (우리의) 소명”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사랑합시다”라는 제목의 그 날 담화에서 저는 “가난한 이들의 고통받는 몸 안에 계신 그분의 몸을 만져야 합니다. … 우리는 가난한 이들에게 다가가 그들을 만나고 눈을 맞추며, 그들이 외로움을 달래 주는 사랑의 온기를 느낄 수 있도록 품에 안아 주라고 부름을 받았습니다. …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무엇보다도 가난을 ‘가난한 예수님을 따르라는 소명’으로 받아들였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맙시다. … 가난한 이들은 골칫거리가 아닙니다. 그들은 우리가 복음의 본질을 우리 삶으로 받아들이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분들입니다.”라고 강조하였습니다.

저는 교회와 여러분 개개인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굶주리고, 목마르며, 나그네 되고, 의복과 존엄성이 벌거벗겨지고, 병들고, 갇힌 이들, 아울러 불확실하고 무식하며 죄를 고집하거나 슬퍼하며 공격적이고 화와 짜증을 돋우는 우리 형제자매들 안에서 주 예수님을 발견하는 은총을 입도록 기도합니다. 부디 여러분이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상처 안에서 애덕의 활력, 생명을 주기 위해 죽는 씨앗의 축복, 생수가 터져 나오는 바위의 열매를 얻으시도록 빕니다. 또한 여러분이 과거의 향수에 머물지 않고 하느님을 온전히 신뢰하여 현재와 미래의 모든 도전에 직면하면서 “사랑은 무한히 창조적(love is infinitely creative)”이라는 빈센트 성인의 말씀대로 여러분 자신에게서 벗어나 세상으로 나가기를 바랍니다.(바티칸에서 2017년 9월 27일 성 빈센트 드 폴 기념일에 프란치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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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이들에 대한 봉사는 다른 모든 것에 우선되어야 한다

가난한 이들은 대개 자식이 없고 거칠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의 외적 차림새나 그들이 지닌 정신적인 능력을 보고 판단을 내려서는 안 됩니다. 반대로 신앙의 빛으로 본다면 그들은 가난한 이가 되기로 작정하신 하느님의 아드님을 대신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이 당하신 수난에서 인간의 모습마저 잃으시어 이방인들에게는 어리석게 보이시고 유다인들에게는 걸림돌로 보이셨지만, 그로 인해 자신을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시는 분으로 보이기를 바라셨습니다. “주께서는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 우리는 같은 마음을 지니고서 그리스도를 본받아 가난한 이들을 돌보고 위로해 주고 도와주며 그들을 위해 기도해 주어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가난한 자로 태어나기를 원하시고 가난한 이들을 당신 제자로 삼으시고 가난한 이들의 봉사자가 되셨으며 그들의 처지에 참여하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행해지는 모든 것이 (그것이 선이든, 악이든) 당신에게 행해지는 것으로 여기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가난한 이들을 사랑하실 때 결국 그들을 사랑해 주는 이들도 사랑해 주십니다. 사랑하는 이가 있다면 그는 그 사랑 안에 그이와 우정 및 봉사로 연관되어 있는 사람까지도 포함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도 가난한 이들을 사랑했다는 이유로 하느님께로부터 사랑을 받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가난한 이들을 찾아 줄 때 약자와 곤궁한 자를 이해하려 힘쓰고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었다.”고 말한 사도처럼 그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웃의 근심 걱정과 어려움에 깊이 동참하는 데 힘써야 하고,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자비와 동정심의 정신을 불러일으키시어 그것이 우리 마음을 채워 주고 또 늘 충만하게 해주시기를 기도해야 합니다.

가난한 이들에 대한 봉사는 다른 모든 것에 우선되어야 하고 또 지체없이 행해져야 합니다. 기도드리는 시간에 어떤 어려운 사람에게 약품과 도움을 베풀어야 할 필요성이 생기면 짜증을 내지 말고 그에게 가서 해주어야 할 것을 기도를 계속하듯이 하느님께 바쳐야 합니다. 가난한 이를 돌보아 줌으로 기도가 중단되었다 해서 불안감이나 죄의식으로 마음의 평화를 잃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의 일 때문에 하느님을 떠나거나 하느님의 일인 여타의 일 때문에 먼저 하던 하느님의 일을 중단했다고 해서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무시당했다고 느끼시지 않습니다.

따라서 여러분이 어떤 가난한 이를 도와주고자 바치는 기도를 중단하면 그것도 하느님께 봉사를 바치는 일임을 기억하십시오. 사랑은 모든 규칙에 우선하며 만사는 무엇보다 사랑으로 행해져야 합니다. 사랑은 그 자체로 위대한 주인이므로 우리는 그가 명하는 대로 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마음의 새로워진 열성으로 가난한 이들에게 봉사하고 무엇보다 가장 버림받은 이들을 찾아내도록 합시다. 하느님께서 그들을 우리에게 주인으로 또 지배자로 주셨기 때문입니다.(고유 성무일도 독서기도 제2독서-성 빈첸시오 드 폴 사제의 글에서 Cf. Correspondance, Entretiens, Documents, ed. P. Coste, Paris 1920-1925, passim)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에서 성 빈첸시오 드 폴 축일을 준비하는 노래(*살레시오회원이자 수녀회의 공동창립자인 몬시뇰 치마티 신부가 작곡한 곡이다)

#첨부: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에서 성 빈첸시오 드 폴께 바치는 기도

영광스러우시고 거룩하신 성 빈첸시오 드 폴이시여, 당신은 자비를 베푸는 모든 사람들의 수호자시오, 고통받는 모든 이의 아버지시니, 일생을 통하여 당신께 달아드는 사람은 아무도 저버리지 않으셨나이다.

이제 주님 대전에서 우리를 위하여 빌어주시어, 가난한 이들에게는 먹을 것을, 병자들에게는 희망을, 슬퍼하는 이들에게는 위로를, 버림받은 이들에게는 보호를, 부자들에게는 나눔의 자비를, 죄인들에게는 회개를, 사제들에게는 열심을, 교회에는 평화를, 민족들에게는 안정을 얻어주시고 모든 이의 구원을 빌어주소서.

또한 모든 이로 하여금 당신의 따뜻한 전구를 느끼게 하시고, 현세 생활의 온갖 고통 중에서 당신의 도우심을 힘입어 언젠가는 슬픔도, 원망도, 괴로움도 없는 평화의 승리와 영원한 행복의 천상에서 당신과 결합되게 해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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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SSAGE OF HIS HOLINESS POPE FRANCIS

TO THE VINCENTIAN FAMILY ON THE FOURTH CENTENARY OF THE CHARISM

Dear Brothers and Sisters,

On the fourth centenary of the charism that gave birth to your Family, I would like to express to you my gratitude and encouragement, and to reaffirm the importance of Saint Vincent de Paul for our own time.

Vincent was always on the move, ever open to the discovery of God and himself. Grace entered into this constant quest: in his priestly ministry, he encountered Jesus the Good Shepherd in a striking way in the poor. On one occasion in particular, he was deeply touched by meeting the gaze of a man pleading for mercy and by the faces of a destitute family. There he saw Jesus himself looking at him, unsettling his heart and asking him no longer to live for himself, but to serve him unreservedly in the poor. Vincent would later call the poor “our lords and masters” (Correspondance, entretiens, documents XI, 349). His life then became one of unflagging service, even to his dying breath. A verse from Scripture showed him the meaning of his mission: “The Lord has sent me to bring the Good News to the poor” (cf. Lk 4:18).

Burning with the desire to make Jesus known to the poor, Vincent devoted himself passionately to preaching, especially through popular missions and by careful attention to the training of priests. He quite naturally employed a “little method”, speaking first by his life and with great simplicity, in a familiar and straightforward way. The Spirit used him as the means for a great outpouring of generosity in the Church. Inspired by the early Christians who were “of one heart and soul” (Acts 4:32), Saint Vincent founded the Confraternities of Charity, who cared for those in greatest need by living in communion and joyfully sharing their possessions, in the conviction that Jesus and the poor are the treasure of great price. As he loved to repeat, “When you visit the poor, you encounter Jesus.”

The “mustard seed” sown in 1617 grew into the Congregation of the Mission and the Company of the Daughters of Charity, then branched out into other institutes and associations and became a great tree (cf. Mk 4:31-32) which is the Vincentian Family. Everything, however, began with that mustard seed. Saint Vincent never wanted to be in the forefront, but only a “seedling”. He was convinced that humility, gentleness and simplicity are essential for embodying the law of the seed that by dying gives life (cf. Jn 12:20-26). This law alone makes the Christian life bear fruit, for it teaches us that in giving we receive, by losing our lives we gain them, and in hiddenness our light is best seen. Vincent was also convinced that this can only come about in union with others, as a Church and as the People of God. Here I cannot fail to mention his prophetic insight in recognizing and appreciating the remarkable abilities of women, which flowered in Saint Louise de Marillac’s spiritual sensitivity and human understanding.

Jesus says, “Whatever you did for one of these least brothers of mine, you did for me” (Mt 25:40). At the heart of the Vincentian Family is the effort to seek out “those who are poorest and most abandoned”, together with a profound awareness of being “unworthy of rendering them our little services” (Correspondance, entretiens, documents XI, 392). I pray that this year of thanksgiving to the Lord and of growth in the experience of your charism will prove an opportunity to drink from the source and to find refreshment in the spirit of your origins. Never forget that those wellsprings of grace streamed from faithful hearts, rock solid in love, “lasting models of charity” (Deus caritas est, 40). You will be filled with that same primordial freshness only if you look to the rock from which it all flowed forth. That rock is Jesus in his poverty, who asks to be recognized in those who are poor and have no voice. That is where he is to be found. When you encounter human weakness and broken lives, you too must be rocks – not hard and brittle, impervious to suffering, but rather a sure support, steadfast amid the tempest and unshaken by adversity, because you “look to the rock from which you were hewn, to the quarry from which you were taken” (Is 51:1). You are called to go forth to the peripheries of human existence to bring not your own gifts, but the Spirit of the Lord, the “Father of the Poor”. He has sown you throughout the world like seeds that spring up in dry land, like a balm of consolation for the wounded, a fire of charity to warm hearts grown cold by indifference and hardened by rejection.

All of us are called to drink from the rock that is Christ and to satisfy the thirst of the world with the charity that flows from him. Charity is at the core of the Church; it is the reason for her activity and the soul of her mission. “Charity is at the heart of the Church’s social doctrine. Every responsibility and every commitment spelled out by that doctrine is derived from charity which, according to the teaching of Jesus, is the synthesis of the entire Law” (Caritas in veritate, 2). By pursuing this path, the Church will become ever more fully a mother and teacher of charity, with a love that increases and abounds for each and for all (cf. 1 Thess 3:12). With serene fellowship within, and openness and acceptance towards those without, the Church must have the courage to renounce her own advantage in order to imitate her Lord in all things; in this way, she becomes fully herself, making the apparent weakness of charity her only cause for boasting (cf. 2 Cor 12:9). The words of the Council are eloquent in this regard: “Christ Jesus… ‘being rich, became poor’ for our sakes. Thus, the Church, although she needs human resources to carry out her mission, is not set up to seek earthly glory, but to proclaim, even by her own example, humility and self-sacrifice. Christ was sent by the Father ‘to bring good news to the poor’… Similarly, the Church encompasses with love all who are afflicted with human suffering, and in the poor and afflicted sees the image of her poor and suffering Founder. She does all she can to relieve their need and in them she strives to serve Christ” (Lumen gentium, 8).

Saint Vincent embodied this in his own life, and even now he continues to speak to each of us and to all of us as Church.His witness invites us to keep moving, ever ready to let ourselves be surprised by the Lord’s gaze and his word. He asks of us lowliness of heart, complete availability and humble docility. He prompts us to live in fraternal communion among ourselves and to go forth courageously in mission to the world. He calls us to free ourselves from complicated language, self-absorbed rhetoric and attachment to material forms of security. These may seem satisfactory in the short term but they do not grant God’s peace; indeed, they are frequently obstacles to mission. Vincent encourages us to invest in the creativity of love with the authenticity of a “heart which sees” (cf. Deus caritas est, 31). Charity, in fact, is not content with the good practices of the past, but aims to transform the present. This is all the more necessary today, given the complexity and rapid evolution of our globalized society, where some forms of charity or assistance, albeit motivated by generous intentions, risk abetting forms of exploitation and delinquency, without producing tangible and lasting benefits. For this reason, Saint Vincent continues to teach us the importance of reflecting on our practice of charity, developing new ways of drawing near to those in need, and investing our efforts in formation. His example also encourages us to make time and space for the poor, for the new poor of our time, of which there are so many, and to make their worries and troubles our own. A Christianity without contact with those who suffer becomes disembodied, incapable of touching the flesh of Christ. We need instead to encounter the poor, to show preferential love for them, to let their voices be heard, lest their presence be ignored by a frivolous throw-away culture. I am confident that the World Day of the Poor, to be celebrated this year on 19 November, will help us in our “call to follow Jesus in his own poverty”. In this way we will become “an ever greater sign of Christ’s charity for the least and those most in need”, in reaction to “a culture of discard and waste”(Message for the First World Day of the Poor, “Let us love, not with words but with deeds”, June 13, 2017).

I pray that the Church, and each of you, may be granted the grace to discover the Lord Jesus in our brothers or sisters who are hungry, thirsty, strangers, lacking clothing and dignity, sick and imprisoned, as well as in those who are uncertain, ignorant, persisting in sin, sorrowing, offensive, irascible and annoying. May you find in the glorious wounds of Jesus the vigor of charity, the blessedness of the seed that dies to give life, and the fruitfulness of the rock flowing with water. May you also find the joy of leaving yourselves behind, in order to go forth into the world, free of nostalgia for the past, fully trusting in God, and creative in the face of every present and future challenge. For love, in the words of Saint Vincent, “is infinitely creative”.

(From the Vatican, 27 September 2017, Memorial of Saint Vincent de Paul, Franc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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