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리” 이야기

예수님께서 빵을 많게 하신 기적 이야기를 두고 어떤 형제가 “남은 조각으로 열두 광주리가 가득”(요한 6,13)하다 하는데, 도대체 그 광주리라는 것이 느닷없이 어디서 등장했는가 하고 의문을 제기했다. 우리말 성경에서 “광주리”로 번역하는 것은 대나무나 대나무 껍질 같은 것, 싸리, 버들 따위로 엮은 일종의 용기로서 속이 깊으냐 얕으냐의 정도와 크기로 구분하여 ‘채반, 소쿠리, 바구니, 광주리’ 등으로 불린다. 영어에서는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

간략한 역사: 「성경독서」, 「거룩한 독서」, 「성독聖讀」, 등 여러 이름으로 부르는 「렉시오 디비나」는 교회의 역사 안에서 오래된, 성경을 읽는 태도와 자세, 영적 체험이자 영성 수련 및 방법론을 망라한다. 교부 오리게네스(185~253년경)와 카르투시오회의 귀고 2세Guigo II(?~1188년)에 의해 체계화되고 집대성되었다고 일컬어진다. 교회의 역사 안에서 얼마간 잃어버린 듯한 교회의 소중한 유산인 렉시오 디비나가 본격적으로 교회 안에서 다시 활기를 되찾은 것은

작은 성경과 묵주를 손에 드신 교황님

2024년 4월 3일 수요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는 교황님과 대중과의 만남인 일상적인 ‘수요 일반알현’이 있었다. 교황님께서는 수요 일반알현을 통해서 재임 기간 내내 특정 주제 아래 교리 교육을 이어오고 계신다. 이날에는 ‘악덕과 미덕’이라는 큰 주제 아래 진행된 교리교육의 열네 번째 시간으로서 ‘정의’에 관한 말씀을 주셨는데, 교리 교육 말씀 끝에 특별한 순간이 있었다. 교황님께서는 신약과 시편이 함께 엮어진

부활 팔일 축제

‘부활 팔일 축제’는 예수님의 부활을 기리기 위해 부활절에 시작하여 부활 제2주일(하느님의 자비 주일)에 절정을 이루는 8일간의 축제이다. 가톨릭교회의 이러한 축제 관습은 적어도 3세기나 4세기부터이다. 이 연속적인 축제 기간에 전례의 모든 기도문과 말씀들 역시 부활절인 것처럼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성무일도의 찬미가나 시편, 찬가, 후렴 등도 부활대축일의 것으로 사용한다. 교회는 또한 파스카 성야나 적당한 날에 새롭게 세례를

2019년과 2020년 성주간聖週間

2019년 성주간이 막 시작한 성주간 월요일 4월 15일, 세계 가톨릭 심장부랄 수 있는 파리 노트르담 성당이 불탔다. 그리고 이듬해인 2020년 covid 19 때문에 내려진 전 세계적인 봉쇄 조치의 시작으로 텅 빈 바티칸 광장을 목격했고, 성 금요일에 콜로세움에서 쓸쓸하게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시는 교황님의 모습을 위성 중계로 지켜 봐야만 했다.(*사진-연합뉴스)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3월 25일)

※ 친절하게도 어떤 분이 3월 25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을 어떻게 하느냐고 물어오셨다. 전통적으로 교회는 성탄 대축일로부터 9개월 전인 3월 25일에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을 지낸다. 그러나 때때로 성주간에 해당할 때가 많으므로 그다음 주간으로 옮겨 지낼 때도 있는데, 올해 2024년 역시 대축일이 성주간 월요일에 속하므로 전례 축하 행사가 억제되면서 부활 대축일 이후인 4월 1일로 옮겨가야

교황님이 치매에?

2024년 3월 11일자 경향 신문은 <교황 “우크라, 백기 들고 항복할 용기 필요” 발언에 거센 역풍>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냈으며, 다른 매체들도 앞다투어 비슷한 기사를 실었다. 스위스 공영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온 교황님의 발언을 전달한 기사이다.(*사진과 기사 출처. https://m.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403112136025#c2b) 얼핏 듣기에 이길 수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항복해야 한다고 권유하는 것처럼 들린다. 우크라이나는 기사에서도 보듯이 즉각

컴퓨터를 넘어 – AI 시대의 인간

* 교황님의 담화와 유용한 번역글 한 편을 싣는다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제58차 홍보 주일 담화(2024년 5월 12일 *번역문 인용 출처-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인공 지능과 마음의 지혜: 온전한 인간 커뮤니케이션을 향하여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인공 지능 체계의 발전은, 제가 올해 세계 평화의 날 담화에서도 성찰한 주제로서, 정보와 커뮤니케이션 세계에 그리고 이를 통하여 사회생활의 일정 부분의 토대에 근본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장막 막幕-성상聖像을 가리는 관습

‘장막 막幕’이라는 글자는 ‘없을 막莫’ + ‘수건 건巾’으로서 수건이나 천, 헝겊과 같은 것으로 어떤 것을 가리거나 덮어 보이지 않게 하고 없는 듯이 하는 상태를 뜻한다. ‘수건 건巾’은 얼핏 보기에 깃대에 걸린 천 쪼가리의 형상이니 금방 그 글자 생김새의 유래가 짐작이 가지만, 그 ‘수건 건巾’ 위에 올라앉은 ‘없을 막/저물 모/ 덮을 묘莫’는 조금 따져봐야 한다. 이

「아버지의 마음으로」(Patris Corde)

교황 교서: 요셉 성인의 보편 교회의 수호자 선포 150주년 기념(2020년 12월 8일) 「아버지의 마음으로」(Patris Corde) 아버지의 마음으로. 이는 네 가지 복음서 모두에서 “요셉의 아들”(루카 4,22, 요한 6,42: 마태 13,55 마르 6,3 참조)이라고 불리는 예수님을 요셉이 얼마나 사랑하였는지를 보여 줍니다.  요셉을 강조하는 두 복음사가, 마태오와 루카는 우리에게 요셉에 대하여 그다지 많은 것을 알려 주지 않지만, 그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