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떡 일어나”

예수님께서 지상의 삶을 마감하실 무렵, 제자들과 이른바 ‘최후의 만찬’을 지낼 때이다. 그 자리에서 예수님께서 “너희가 (이제는) 그 길을 알고 있다” 하시는데, 토마스는 “어떻게 저희가 그 길을 알 수 있겠습니까?” 하고 반문한다. 한술 더 떠서 필립보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라고 부탁하자 예수님께서는 답답하다는 듯이 “나를 보았으면 아버지를 뵌 것”이라 답하신다.(요한 14,1-12) 예수님과 동고동락하며 제자들은 해를 거듭하여

승리의 비결 세 가지

영적 전쟁을 치르며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승리를 거두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첫째, 우리는 세상의 가면을 벗기기 위해 끈질긴 인내의 작업을 해야 한다. 세상은 ‘힘’이 있어야 한다며 영향력과 권력을 잡아야 한다고 거짓말하고, 그렇게 나를 유혹한다. 세상은 마치 ‘힘’에 굶주린 야수처럼 나를 부추긴다. 그러나 사도 바오로가 알아들은 것처럼 성령의 열매, 사랑–기쁨–평화–인내–친절–선행–진실–온유–절제(갈라 5,22)가 끝내는 승리하고, 꼴찌 같고

함께 살고, 함께 일하라

그리스도교의 수도자들이 세상 앞에 뭐 그리 내세울 만한 특별한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자랑할 만한 것도 없다. 그들이 세상보다 좀 더 잘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있다면 그것은 ‘공동체’라는 것을 이루어 함께 살 줄 안다는 그것뿐이다. 수도자들은 봉헌 생활을 통해 세상 사람들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신호와 화살표가 되고자 한다. 그래서 수도자들은 주님께서 우리를

기쁨의 종류

기쁨의 종류는 세 가지이다. 첫째는 차별화, 곧 다른 이와 뭔가 차이 나고 다름에서 오는 기쁨이요 희열이며, 둘째는 연대감과 일체감, 곧 다른 이와 나도 같다는 느낌에서 오는 기쁨이요 희열이다. 세 번째 기쁨은 성령과 은총이 허락하시는 위로부터 오는 선물의 기쁨이다. 차별화에서 오는 기쁨은 남들보다 잘났다는 기쁨이다. 영웅과 스타가 되는 데서 오는 기쁨 같은 것이다. 경기에서 이겼다거나 어떤

식탁

식탁은 친밀의 자리, 서로를 발견하는 자리, 기도의 자리, ‘오늘 어땠어?’하고 묻는 자리, 함께 먹고 마시면서 ‘좀, 더 들어!’라고 말하는 자리, 옛이야기와 새로운 이야기가 어우러지는 자리, 웃음과 눈물이 있는 자리이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으로 서로서로 간에 어쩔 수 없는 거리와 한계가 다가서는 자리, 부모들 사이에서 애들이 긴장을 느끼는 자리, 형제와 자매들이 그들의 분노와 질투를 내뱉는 자리,

사랑에 대하여

사랑은 그대에게 영광의 관을 씌어주지만, 또한, 그대를 십자가에 못 박기도 하는 것. 사랑은 그대를 성장하게 하지만, 또한 그대를 꺾어 버리기도 하는 것.…사랑은 마치 곡식 단을 거두듯 그대를 자기에게로 거두어들인다. 사랑은 그대를 타작해 알몸으로 만들고, 사랑은 그대를 키질해 껍질을 털어버린다. 또한, 사랑은 그대를 갈아 흰 가루로 만들고, 부드러워질 때까지 그대를 반죽한다. 그런 다음 신의 성스러운 향연을

터치·접촉·To touch

누군가를 만진다는 것은 자비의 동작이다. 누군가를 만진다는 것은 그와 함께 소망하는 것이다. 누군가를 만진다는 것은 나의 몸과 손으로 그에게 조용히 말하는 것이다. 누군가를 만진다는 것은 내가 여기 너와 함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누군가를 만진다는 것은 너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누군가를 만진다는 것은 내가 누구인지를 그에게 알리고 그가 누구인지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누군가를 만진다는 것은 존중, 인정,

사랑 – 조지 허버트(1593~1633년)

*시몬 베유(Simone Weil, 1909~1943년)가 아예 외워버렸다고 한 시(*이미지-영문 구글) 사랑이 나를 오라 하지만 죄로 더럽혀지고 추한 내 영혼은 뒷걸음질 친다. 들어오자마자 멈칫거리는 나를 사랑은 재빠른 눈으로 보고 다가와 행여 내게 부족한 것이라도 있는지 다정히 물으신다. “저는 여기 어울리는 손님이 아니라서”라고 대답하니 사랑이 말씀하시기를, “그대가 바로 그 손님!” “제가요? 사랑스럽지도 않고 반갑지도 않을 제가요? 저는 감히

용서는,

용서는 눈물이 나는 나의 억울함을 주님께서 알아주실 것이라는 믿음, 용서는 나를 힘들게 하고 상처를 준 그 사람도 하느님의 자녀임을 알아가는 것, 용서는 밉고 싫은 사람을 주님께 맡겨드리고 하느님께서 불쌍한 그 사람도 사랑하실 것을 알아가는 과정, 용서는 나를 힘들게 하고 상처 준 사람들 심지어 원수들과도 하나가 되게 하는 힘, 용서는 너도 하느님을 향하고 나도 하느님을 향하여

게으름

게으름이라는 개념은 이 세상과 우리 자신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중요한 개념이다. 게으름은 얼핏 보기에 악도 아니고 선도 아니고 그저 무기력한 무관심처럼 보인다. 어떤 사람에게 뭔가 얘기를 하려고 할 때 무척 어렵고 아예 불가능하게까지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이는 많은 경우에 게으른 사람을 만난 탓이다. 게으른 사람들은 아름다운 생각, 기막힌 구상, 고무적인 전망…그 어느 것에도 관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