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을 근면함으로 채찍질하라(책태策怠)

노둔하고 지친 말을 나아가게 하려면 채찍질이 필요하다 「칠극」 제7권은 ‘책태’(策怠)이다. 게으름 또는 나태함을 근면으로 채찍질하라는 처방을 담고 있다. 앞의 죄악들과 달리 게으름은 그 결과가 남보다 자신에게 향하는 것이어서, 상대적으로 비중을 낮추어 칠죄종의 맨 마지막에 위치시킨 듯하다. 게으름은 둔한 말이 지치기까지 해서 도무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상태와 같다. 최창은 「소서」(小序)에서 그림자만 채찍질해도 단숨에 천 리를 내딛는

마당 장場

‘흙 토土’와 ‘볕 양昜’이 합쳐진 글자가 ‘마당 장場’이다. 볕이 잘 드는 곳에 흙을 평평하게 다져 넓게 만든 곳이고 뜰이다. ‘넓을 광廣’을 붙이면 광장廣場이 되고, 사람이 많이 모여 사고파는 ‘저자 시市’가 붙으면 시장市場이 되며, 일정한 곳이나 지역을 뜻한 ‘바 소所’가 붙으면 장소場所가 된다. 마당은 ‘맏+앙’인데, 이때 ‘맏’을 ‘마당 장場’을 뜻하는 우리말로, 혹은 땅이나 뭍(陸)으로 보거나 맏아들이나

곧은 덕의 굳센 제방으로 음란의 홍수를 막자(방음坊淫)

「칠극」 제6권은 ‘방음’(坊淫)이다. 여기서 ‘방’(坊)은 ‘제방’의 뜻으로, 홍수처럼 넘쳐흐르는 음란의 욕망을 굳건한 제방을 쌓듯이 막아 내야 한다는 뜻이다. 무엇으로 홍수 같은 욕망을 막아 멈추게 할까? 정덕(貞德), 즉 곧은 덕이 그것이다. 최창은 권6의 서문에 춘추시대 진(晉)나라 헌공(獻公)에게 포로로 잡혀 와 미모로 왕비가 되고, 결국 후계 문제로 나라를 결딴낸 여희(麗姬)의 예로 음란에 대한 경계를 시작한다. 진나라는 융과의

고기잡이 기적-어부들을 제자로 부르시다

1 예수님께서 겐네사렛 호숫가에 서 계시고, 군중은 그분께 몰려들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있을 때였다. 2 그분께서는 호숫가에 대어 놓은 배 두 척을 보셨다. 어부들은 거기에서 내려 그물을 씻고 있었다. 3 예수님께서는 그 두 배 가운데 시몬의 배에 오르시어 그에게 뭍에서 조금 저어 나가 달라고 부탁하신 다음, 그 배에 앉으시어 군중을 가르치셨다. 4 예수님께서 말씀을 마치시고

식탐은 영혼의 도둑, 나태의 어머니다(색도塞饕)

식탐, 입만 있고 목구멍은 없는 괴물 「칠극」 제5권은 ‘색도’(塞饕, 막힐 색 / 탐할 도)이다. ‘도’(饕)는 인간의 탐욕 중에서 특별히 음식에 관한 탐욕을 말한다. 원래 도철饕餮은 전설 속에 나오는 탐욕스럽고 잔인한 괴물의 이름이었다. 고대인은 각종 청동기에 이 도철이란 괴물의 형상을 조각하여 장식으로 삼았다. ‘소서’(小序)에서 최창은, 도철이란 괴물이 입만 있고 목구멍은 없어서 마치 따르는 족족 줄줄 새는

마태 18,15-20(연중 제23주일 ‘가’해)

마태오복음 제18장에서는 예수님의 공동체 안에서 형제나 자매들 사이에 벌어지는 다툼, 그 구성원들과 구성원들을 위한 권위 사이의 관계에 관한 예수님의 지침을 듣는다. 1. “네 형제가 너에게 죄를 짓거든…타일러라” 예수님께서는 우선 “네 형제가 너에게 죄를 짓거든, 가서 단둘이 만나 그를 타일러라. 그가 네 말을 들으면 네가 그 형제를 얻은 것이다.”(마태 18,15) 하신다. 사실 “죄를 짓거든…”이라는 이 전제는

분노의 불길은 인내로 끈다(식분熄忿)

분노는 모든 악이 들어오는 대문 「칠극」 제4권은 ‘식분’(熄忿, 불꺼질 식/성낼 분)이다. 분노의 불길을 끄는 방법을 살폈다. 분노는 잠깐 미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났을 때 한 일은 분노가 풀리면 틀림없이 후회한다. 분노했을 때는 오직 자기를 다스리는 데 힘써야지, 남을 다스리려 하면 안 된다. 분노는 복수의 마음에서 나와 갖은 나쁜 말과 욕설, 다툼과 싸움, 살상과 과도한 형벌의 형태로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생 축일(9월 8일)

성경에 동정 마리아의 탄생에 관한 기록은 없다. 그러나 초대 교회 때부터 성모 신심이 계속되면서 동방 교회에서 먼저 이 축일을 지내기 시작하였다. 로마 교회에서는 7세기 무렵부터 이 축일을 지내왔는데, 이 축일로부터 9개월 전인 12월 8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잉태 대축일’과 연결되어 있다. 예루살렘에 세워진 ‘마리아 성당’의 봉헌일(9월 8일)과도 관련이 있다. 성모님의 부모님으로 알려지는

은혜로 탐욕의 굳센 성을 깨자(해탐解貪)

베풀 줄 모르는 탐욕의 수레 「칠극」의 제3권 ‘해탐’(解貪)을 살펴볼 차례다. 해탐에서는 말 그대로 탐욕을 해체하는 방법을 얘기한다. 탐욕이란 죄악은 무엇이든 욕심 사납게 그러쥐고 놓지 않으려는 마음이다. 최창은 소서(小序)에서 열자(列子)의 한 단락을 인용하는 것으로 서두를 열었다. 어떤 사람이 시장에서 대낮에 황금을 훔치다가 잡혔다. 왜 그랬느냐고 묻자 그의 대답이 이랬다. “그때 제 눈에는 오직 황금만 보이고 사람은

질문 세 가지

그리스도인이 이루는 공동체 생활의 세 가지 요체는 기도하는 공동체, 사목하는 공동체, 형제적인 공동체이다. 공동체를 구성하는 그리스도인들은 기도해야 하고, 가난한 이가 되어야 하며, 이웃과 형제자매가 되어 윤리적으로 선한 생활을 해야 한다. 그래서, 그리스도인과 공동체는, 매일 기도하는가? 가난한 사람이 되었는가? 함께 사는 형제자매들과 착하게 서로 위하며 사는가? 이런 질문들을 매일 되묻는다. 이 세 질문 위에 매일의 삶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