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하트’와 기도하는 손

서양 사람들이 엄지와 검지를 비비는 시늉을 하면 이는 ‘돈’을 뜻한다. 그런데 이를 고차원적으로 승화시킨 민족이 있다. 한국인들은 엄지와 검지로 작은 하트, 소위 Korean Finger Heart(K-하트, 이미지 출처-나무위키)를 만들어 가히 세계적인 유행으로 만들었다. 세상 어디서나 한국인들을 만나는 외국인들은 두 손가락으로 만드는 작은 하트를 내보이며 미소 짓는다. 그런데 그보다 한참 전 뉴욕의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치료사였던 토마스 호라Thomas Hora(1914~1995년)라고 하는 사람은 깍지 낀 두 손을 개인주의와 개인주의에 바탕을 둔 이기주의로, 참된 인간관계를 기도하는 손으로 묘사한 적이 있다.

어떤 의미에서 현대인들은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나머지 외로움과 소외감에 젖어 자꾸만 누군가의 손을 찾아 맞잡고 깍지를 끼고 싶어 한다. 그러나 서로 깍지를 강하게 끼려고 하면 할수록 손가락은 마비되고 고통을 느끼며, 결국 따로따로인 손을 체험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상대방을 위한 배려와 공간이 없는 그런 관계는 서로를 질식시키고 만다. 그런 관계의 뿌리는 결국 개인주의이고 나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이다. 이기주의는 너를 죽이고 나를 죽인다.

이런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참된 인간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나란히 함께 모아진 두 손, 기도하는 두 손처럼 되어야 한다. 기도하는 두 손은 자유롭게 움직이며 서로를 지적할 수도, 어루만질 수도, 또 감싸 안을 수도 있는 손이다. 기도하는 손은 두 엄지가 너도 아니고 나도 아닌 사랑 자체, 위대한 사랑을 가리킨다. 기도하는 두 손은 벌어져 오목하게 될 때 맑은 샘물을 담는 그릇이 되기도 하며, 서로의 상처를 쓰다듬기도 하고, 떨어질 듯이 이어져 서로의 끝만을 연결할 때 사랑의 하트를 만들기도 하며, 너와 나의 두 손들이 마음을 다해 기도하는 손을 이루면 자연을 배경으로 둘이 만드는 멋진 큰 하트를 만들 수도 있다.(*사진-네이버 블로그)

기도하는 손은 따로따로이면서도 붙어있어서 서로에 대한 두려운 집착이나 강박이 아니다. 기도하는 둘의 손은 서로 손을 맞잡아 아름다운 스텝을 밟아가는 춤을 춘다.(20160131)

3 thoughts on “‘K-하트’와 기도하는 손

  1. 하트가 서양에서는 ‘돈,이라 뜻하는군요! ㅎㅎ 기도 손, 서로 맞잡으면 멋진 하트가 되네요. 둘이 깍지로 잡은 손보다 자유로운 더 큰 아름다움이네요!

  2. 개인적으로 저를 아시는 분들은 댓글 대신 저에게 개인 카톡으로 피드백을 주시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분이 이 글에 『전 개인적으로 ‘K-하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조금 바보 같고 억지로 강요하는 것이 영 ㅎㅎㅎ』라는 댓글을 주셨습니다. 이에 대해서 저도 공감하면서 『저도 안 좋아하고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어요. 조금 어색하기는 하죠. 글 도입 부분을 만드느라 제가 이용했을 뿐이죠. 그리고 그것이 세상에 널리 퍼진 것은 사실이기도 하고요. 저는 원래 서양의 것이었던 그 제스처를 그렇게 한국화해서 유행시킨 한국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해요.』라고 답을 했습니다.

  3. ‘기도하는 두 손은 자유롭게 움직이며
    서로를 지적할 수도, 어루만질 수도,
    또 감싸 안을 수도 있는 손이다.’
    묵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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