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 생각해보는 살레시안 영성의 네 가지 기둥

새해의 첫 달인 1월은 일상에 깃들어야 하는 살레시오회의 성덕이 두드러지는 달이다. 이는 1월에 기리는 몇몇 살레시오회의 성인들만을 생각해도 분명하다.

살레시오회의 1

살레시오회에서 1월은 가장 소외되었던 이들을 위해 겸손하고 용감하게 살레시오적인 접근으로 헌신했던 선교사 루이지 바리아라 복자(Bl. Luigi Variara, 1월 15일)의 모범, 12세 소녀로서 자신의 존엄성을 엄격하게 지켜내면서 사랑하는 이들의 회심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봉헌했던 살레시오 교육의 열매요 증거자인 복녀 라우라 비쿠냐(Bl. Laura Vicuña, 1월 22일),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의 온유하심을 드러내면서 살레시오적인 덕목에 길이 남을 영감을 주신 살레시오회의 수호성인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St. Francis de Sales, 1월 24일), 그리고 살레시오회의 창설자이자 청소년의 아버지요 스승이며 친구인 살레시오회의 으뜸 성인 돈 보스코(St. John Bosco, 1월 31일) 이분들의 축일이 있는 달이다. 한 해가 접히고 새로운 해가 열리면서 여러 빛깔을 보여주는 프리즘처럼 다양한 해석이 어우러져 살레시안 성덕의 갤러리가 1월이라는 무늬를 화려하게 수놓는다.

돈 보스코 축일 전례에서는 돈 보스코를 ‘청소년들의 스승이요 아버지’(입당송)라고 부르는데, 스승이요 교리교사였으며 수도회의 창설자로서 헌신했던 분을 그렇게 부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최근 주어진 요한 바오로 2세 성하의 몇 가지 가르침은 돈 보스코의 교육적 영성에도 참으로 섭리적이라 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교황님의 사목 서한 「동정녀 마리아 묵주기도(Rosarium Virginis Mariae)」, 회칙 「교회의 성체성사(Ecclesia de Eucharistia)」, 유럽 시노드 후속 사도적 권고 「양떼의 목자(Pastores Gregis)」 등을 참조할 것이다. 이들 안에서 우리는 사제이자 그리스도인들의 교육자이신 돈 보스코의 교육을 지탱하는 네 가지 기둥, 살레시안들의 존재를 정박해야 하는 기둥인 성모님과 성체성사, 우리가 살아가는 데에서 누리는 기쁨과 희망, 교회의 목자들을 향한 순명과 일치를 발견한다.

첫 번째 기둥: 그리스도인의 도움이신 성모님

돈 보스코에게 원죄 없으신 동정녀, 그리스도인들의 도움이신 마리아는 매일 언제 어디서나 함께 하시면서 당신의 자녀들을 도와주시고 구해주시며 예수님께로 인도하시는 어머니셨다. 돈 보스코는 “신자들의 도움이신 성모님을 공경하라, 그러면 기적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라고 자주 말씀하시곤 하였다.

돈 보스코에게 성모님 신심은 본질에서 교회적인 차원을 지니고 있었는데, 돈 보스코는 성모님이야말로 온갖 어려움과 위험에서 교회와 교황을 보호하시는 강력한 조력자이시라고 여겼다. 살레시오회 전통 안에서 매일 묵주기도를 바치는 것은 단순히 성모 신심의 한 수단일 뿐 아니라 구원을 위한 그리스도 육화의 신비 안에서 예수님을 관상하는 것이 된다.

두 번째 기둥: 성체 안에 계시는 예수님

돈 보스코 영성의 두 번째 기둥은 성체 안에 계시는 예수님을 알아모셔 공경하는 것이다. 돈 보스코는 성체성사를 모든 살레시오 집의 심장으로 여겼다. 그는 “많은 은총을 원한다면 성체성사 안에 계시는 예수님을 자주 찾아뵙고, 적은 은총을 원한다면 자주 찾아뵙지 않아도 됩니다.”라고 함께 살던 아이들과 형제들에게 늘 강조했다.

돈 보스코는 성체성사에 의해, 성체성사를 통해 이루어진 “성체성사의 사람(vir eucharisticus)”이었다. 그는 성체성사에 대한 뜨거운 사랑으로 주님과 하나가 되고자 하는 자신의 열망을 나누고자, 함께 살던 아이들에게도 고백성사를 정성껏 준비하도록 하였다. 돈 보스코에게 화해성사와 성체성사는 청소년들에게 그리스도인의 덕행과 거룩함을 심는 두 가지 성사였다. 이와 관련하여 돈 보스코는 1877년에 “잦은 고해성사, 잦은 영성체와 매일 미사는 온갖 위협과 재앙으로부터 보호하고자 하는 교육이라는 건물을 지탱하는 기둥들입니다. 그렇다고 청소년들에게 거룩한 성사들을 절대로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청소년들을 격려하고 부추겨서 성사에 쉽게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돈 보스코, 청소년 교육에 관한 예방체계Il sistema preventivo nella educazione della gioventù, 1877년, 4항)라고 기록한다. 열다섯 살 도메니코 사비오가 덕스러운 습관을 길러 예수님과 일치를 이루면서 영성체 동안 황홀경에 빠졌음을 증명해주는 내용은 실로 성사 교육학(sacramental pedagogy)의 빛나는 모범이다.

세 번째 기둥: 기쁨과 희망에 기초한 교육 시스템

돈 보스코 영성에서 세 번째 기둥은 기쁨과 희망에 기초한 교육 시스템이다. 도메니코 사비오는 어느 날 돈 보스코에게 “저는 옷감이고 신부님은 재단사이시니 주님을 위해 저를 아름다운 옷으로 지어주세요.”라고 말한다. 사비오가 친구들에게 “기쁨으로 거룩함이 이루어지게 합시다.”라고 말했을 때 그는 분명 이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살레시안의 성덕은 천국에서 누릴 영원한 기쁨에 대한 그리스도교적 희망에 기초한 기쁨의 교육이 맺은 결실이다. 최근 교황님께서 유럽 교회가 회복하기를 간절히 요청하고 있는 희망은 완전한 빈털터리였음에도 토리노의 도움이신 마리아 대성당과 로마의 예수 성심 대성당, 그리고 두 수도회를 설립해 나가면서 겪어야 했던 이루 말할 수 없었던 시련과 모험을 맞닥트리면서 절대 놓지 않았던 돈 보스코의 원동력이자 덕목이기도 하다. 돈 보스코는 교회의 역사와 자신의 삶에서 주님의 섭리적인 현존을 전적으로 신뢰했다. 돈 보스코는 성인들이 최후의 심판을 엄중하게 받아들이면서도 지극한 기쁨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충실한 종들을 위해 무한히 좋은 것을 준비해주시는 아버지의 선하심을 신뢰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곤 했다.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가 자연을 거룩하게 만들었다면, 돈 보스코는 성 필립보 네리가 “달리고 뛰면서 마음껏 즐기십시오. 그러나 부디 죄는 짓지 마십시오.”라고 하셨던 말씀을 기억하면서 기쁨을 거룩하게 만들었다.

하느님께서 주신 희망처럼 기쁨도 방법론적 수단이 아니라 행복과 낙관주의를 불러일으키는 복음적 진리를 담은 삶의 한 형태이다. 돈 보스코는 진지한 젊은이들과 그리스도인의 삶 사이에 매력적으로 서로 어울릴 수 있는 친화력과 조화가 있다고 느꼈다. 돈 보스코는 “하느님과 함께 누리는 은총의 상태에 있다고 느끼는 젊은이는 자신이 완전히 도달할 수 있는 선을 간직하고 있다는 확신 속에서 자연스럽게 기쁨을 경험하고, 이 기쁨을 명랑함으로 표현합니다.”(요한 보스코, 어린 도메니코 사비오의 일생Vita del Giovanetto Savio Domenico, 편집본Opere Edite, XI, 236쪽)라고 기록한다. 돈 보스코에게 “기쁨으로 주님을 섬기라!(Servite Domino in laetitia!)”는 것은 십계명에 이어지는 11번째 계명이었다.

네 번째 기둥: 교회와 그리스도의 대리자

돈 보스코 영성의 네 번째이자 마지막 기둥은 교회와 사목자들, 특히 교황에 대한 공경심이다. 교황님을 향한 그의 사랑은 남달랐으며 이는 살레시오회의 양성과정과 사목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교회 안에서 살고, 교회와 함께 느끼며, 교회를 위하여 행동한다(Vivere in Ecclesia, sentire cum Ecclesia et agere pro Ecclesia)”는 내용은 돈 보스코 영성에서 생생하게 드러난다.

이와 관련하여 특별히 돈 보스코의 두 번째 후계자였던 돈 파울로 알베라(Don Paolo Albera, 1845~1921년)는 다음과 같이 기술한다: “성인들의 발자취, 특별히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와 같은 분을 따라가면서 돈 보스코께서 교황님의 엄중한 가르침에 대해 지성적인 순명에 그치지 않고, 교황님의 그 어떤 가르침에라도 진심으로 순명하고자 했음을 기억하도록 합시다. 돈 보스코께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이신 분께서 주시는 모든 발표나 조언, 그리고 그분의 원의까지도 법으로 여기고 온화한 명령으로 받아들이면서 당신의 아들들도 그렇게 하기를 원했습니다.”(돈 파울로 알베라, 살레시오 회람서한Lettere circolari ai salesiani, SEI, Turin, 1922, 102쪽)

돈 보스코의 네 번째 후계자인 돈 피에트로 리칼도네(Don Pietro Ricaldone, 1932~1951년)께서도 1949년에 “교황님을 알고 사랑하며 옹호하라.”라고 썼다.

프랑스의 역사학자인 프랜시스 데라모(Francis Desramaut)는 돈 보스코의 살아있는 유산으로서 살레시오회의 교회적 차원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살레시안들은 교회를 마치 ‘다정한 어머니’처럼 여기면서 교회에 관하여 좋게 말하는 이들과 꾸밈없이 어울린다. 그들은 교회 안에서, 교회를 통하여 성령의 삶을 받았음을 알고 있다. 그들은 교회의 한계와 주름살, 심지어 스캔들까지도 잘 알고 있지만, 그것들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 대신 그들은 교회가 개인과 인류를 위해 현존하는 것에 가치를 두며, 교회가 전파하는 유익한 활력과 모범으로 보여주는 거룩함으로 하느님 체험을 하며, 하느님 말씀에서 나오는 지혜, 국가와 대륙을 넘어 일치와 연대를 불러일으키는 사랑, 교회가 제공하는 생명의 의미, 수호하는 가치, 영원한 생명을 향한 전망을 높이 평가한다. 살레시오 가족은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를 사랑하고 존경한다.”(Francis Desramaut, 살레시오 영성Spiritualità salesiana, LAS, Rome, 2001, 151쪽)

이성, 종교, 사랑에 기반을 둔 예방 체계는 이러한 네 가지 영적인 지표들을 통하여 살레시오 교육이 사회와 교회에 정직한 시민과 착한 그리스도인을 양성해낼 수 있기를 바란다. 이러한 교육 프로젝트가 실현되는 환경은 억압이 아닌 예방을 추구하는 이른바 ‘예방 체계’로서 이성, 종교, 사랑으로 유명한 삼위일체적인 현장이다. 이 세 단어는 교육이 건전한 이성과 세례의 은총, 그리고 무엇보다도 교육자의 선하고 투명한 마음에 기초한 작업임을 보여준다. 돈 보스코께서 당신의 고귀한 유산을 소중히 보존하고 현시대의 맥락에서 창의성을 발휘하여 이를 증진할 수 있도록 축복해주시기를 청한다.(* 글 출처 – 신앙교리성 장관을 역임한 살레시오회 출신 안젤로 아마토 추기경이 교황청 소식지인 ‘로세르바토르 로마노L’Osservatore Romano’에 2005년 1월 12일 자 영어 주간지 8면에 기고한 글에서 *이미지-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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