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자매

구약에서부터 신약에 이르기까지 성경에는 형제와 자매들의 이야기가 많다. 카인과 아벨, 야곱과 에사우, 야곱의 아들들인 요셉의 열두 형제, 모세와 아론……신약에서도 예수님께서 비유 안에 등장시킨 큰아들과 작은아들, 마르타와 마리아, 라자로 세 남매, 열두 제자 중의 형제들……그렇게 성경에는 서로를 질투하고 해치는 형제들, 친형제가 아니면서도 피를 나눈 형제보다 더 형제처럼 살아간 형제들이 많다.

형제자매들, 심지어 남매들까지도 각기 그 개인적 개성이 강하고 다양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형제자매를 이루고 사는 모습이나 캐릭터는 변한 것이 없이 대동소이하다. 그들의 차이와 동질, 기질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 형제들이나 자매들의 순서에 따라 속성이 매겨지는 것일까, 아니면 순서에 따라 유전인자가 그렇게 형성되는 것일까? 형제자매들이 위치한 배경이나 환경, 소임이나 직무에 따라 파생되는 몸에 밴 습성 같은 것일까?

교회 공동체나 수도자는 피를 나눈 형제자매를 넘어 공동체 생활 안에서 형제자매임을 서로 고백하며 형제자매의 신분을 산다. 성경에 등장하는 이들에 견주어서라도 내가 어느 쪽인지 자꾸 되돌아볼 일이다. 그래야만 내가 조금 더 착하고 좋은 쪽의 형제나 자매로 남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공동체를 이루며 사는 형제자매들도 서로의 가치와 개성과 다양성을 존중하고, 또 존중받고 싶어 한다. 그렇지만 수도자들은 너나 나라는 개인의 가치나 개성과 다양성보다도 함께 사는 공동체가 추구하는 가치와 개성, 다양성에 우선권을 두며 그를 더 존중하겠다고 ‘서원’을 통해 이를 약속한다. 나를 넘어 공동체가 우선하도록 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같이 함께 같은 신앙을 고백하고 은총을 기도하며 산다.(*이미지-구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