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성인 대축일(11월1일)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축일을 축하드립니다! 오늘 우리가 모든 성인 대축일을 거행하지만, 이 축일을 두고 마치 완벽한 생애, 항상 올바르고, 정확하며, ‘고지식하기까지’ 한 삶을 살았던 형제와 자매들을 기념하는 것으로 잘못된 인상을 지니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오늘의 복음은 이렇게 ‘완벽한 거룩함’으로 비치는, 마치 거룩하게 그려지는 성인들의 상본을 그들의 신분증으로 생각하는 것과 같은 고정관념에 정반대되는 내용을

마태 22,34-40(연중 제30주일 ‘가’해)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에 입성하시고, 성전에서 상인들을 내쫓으신 사건(마태 21,12-17)이 있었던 뒤에,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 바리사이, 사두가이 등 소위 기득권층이나 지도자들과 논쟁이 벌어진다. 이러한 논쟁 끝에 “예수님께 감히 묻는 사람이 더 이상 없었다.”(마태 22,46) 그렇지만, 이러한 논쟁은 예수님께 수난과 죽음을 향한 결정적 계기가 된다. 이때 벌어진 논란은, ① 예수님의 권한(21,21-46) ② 세금-주민세의 납부(22,15-22) ③ 부활 여부(22,34-40)

성 요한 바오로 2세(10월 22일)

캘커타의 성녀 마더 테레사,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 성 요한 바오로 2세 등 희망이 보이지 않고 전쟁이 끊이지 않는 현시대를 살면서, 우리는 다른 한편에서 멋진 성인들을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시대를 사는 행운을 누린다. 10월 22일은 우리나라에 오셔서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이 땅에 입 맞추셨으며, 이 땅의 성인 성녀들의 시성식을 거행하시기도 하셨던 성 요한

동행(엘리와 사무엘)

구약성경에는 사무엘기와 열왕기라는 책이 있다. 오늘날에는 사무엘기 상·하권과 열왕기 상·하권으로 부르지만, 옛날에는 열왕기 1·2·3·4권으로 불렀던 책들이다. 현재의 사무엘기는 2사무 21-24장을 떼어 놓고 보면 연대순으로 이어져 있다. 그중 첫째 부분은(1사무 1-7장) 사무엘이 태어나서 예언자로 부르심을 받을 때부터 이스라엘의 구원자, 대판관이 되기까지 그의 생애를 들려준다. 택시를 타면 백미러 거치대에 혹은 버스 운전석에 ‘오늘도 무사히’라는 글귀와 함께 무릎

성 루카 복음사가(10월 18일)

루카는 대단한 통찰력과 지적인 감수성을 지니고 하느님의 계시를 명확성과 아름다운 필치로 전한 복음사가이다. 전승과 초기 교부들인 에우세비우스와 히에로니무스 등에 따를 때 시리아의 안티오키아(현재 튀르키예의 안타키아) 출신이다. 이곳에서 전교하던 성 바오로와 성 바르나바의 영향을 받아 복음사가 중에서는 유일한 이방인 개종자가 되었을 것이다. 성 마르코의 좋은 친구이자 성 바오로의 전교 여행에 절친한 동반자였다. 51년경에 있었던 사도 바오로의

마태 28,16-20(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전교 주일)

※ 전교 주일을 지내지 않는 지역에서는 연중 제29주일 ‘가’해(http://benjikim.com/?p=6558)를 참조할 것이다. ***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2023년 전교 주일 담화(2023년 10월 22일, 제97차 전교 주일) 타오르는 마음, 움직이는 두 발(루카 24,13-35 참조)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올해 전교 주일을 위하여 저는 루카 복음서의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 이야기(루카 24,13-35 참조)에서 영감을 받아 ‘타오르는 마음, 움직이는 두 발’을 주제로

마태 22,15-21(연중 제29주일 ‘가’해)

예수님께서는 잡혀 십자가의 죽음을 당하시기 전 예루살렘에서 당신을 고발하고 잡으려 드는 이들과 충돌이 있었다. 마태오는 이 사실을 “바리사이들”과 “바리사이들의 “제자들”, 그리고 “헤로데 당원들”이 “어떻게 하면 말로 예수님께 올가미를 씌울까 하고 의논하였다.”(마태 22,15)라고 구체적으로 기록하기 시작하면서 ‘황제에게 세금을 내는 문제’(마태 22,15-22)에 관한 논쟁,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두가이들”과의 부활 논쟁(마태 22,23-33), 바리사이들과의 ‘가장 큰 계명에 관한 논쟁’(마태

기도 중 ‘분심分心’에 관하여

많은 신자가 기도하는데 자꾸 다른 생각이 찾아들어 기도에 전념하지 못한다고 말하면서 이를 성사 안에서 고백하고,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물어온다. 분심이고 주의력 산만이며 잡념이고 어수선함이다. 분심은 고집스러운 한 가지일 수도 있고 이것저것 여러 가지일 때도 있다. 분심 자체가 죄는 아니지만, 많은 이가 분심으로 스스로 죄책감을 느끼거나 자신의 약함을 자책하며 실망하기도 한다. 운동선수들이 신체적 훈련뿐 아니라 정신적

동행(아브라함과 이사악)

하느님과 인간의 동행을 그린 성경은 온통 인생 여정 안에서 누군가가 어떤 동행을 어떻게 살아냈는지를 기록한다. 성경의 첫 권인 창세기는 천지창조, 아담과 하와의 실낙원, 카인과 아벨, 노아와 홍수, 바벨탑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기록하고 나서 아브라함에 이르는 족보를 수록한 뒤, ‘믿음의 조상’이라는 아브라함의 이야기를 서술하면서 아브라함의 인생과 그가 살아낸 동행으로 믿음의 여정 첫머리를 삼는다. 아브라함의 이야기는 “고향과

새 추/높을 최隹

미국의 이곳저곳을 다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내가 살았던 플로리다엔 유달리 새들이 많았다. 우리 동요 속에서 그저 노래로만 알았던 부리가 긴 따오기를 비롯하여 독수리, 갈매기, 까마귀, 펠리칸, 솔개, 참새, 로빈, 물새, 여러 모양의 크고 작은 두루미들, 오리들, 이름 모를 다양한 새들이 헤아릴 수 없이 각양각색이다. 기후가 따뜻하고 호수가 많아서 물과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자로 새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