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敍事, 설화, 이야기, 담론, 담화 등 다양한 의미로 번역할 수 있는 내러티브란 간단하게 말할 때 주변 세계를 의미 있는 삶의 일부로 이야기할 수 있는 능력이나 그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실화나 허구의 사건들을 묘사하고 표현하는 구조적인 형식으로서는 스토리텔링과 유사하다. 인간은 ‘이야기하는 동물(Homo fictus)’이다. 이야기를 통해서 인간은 사고하고 지식을 축적하며 발전시키고, 의식하고 자아정체성을 구성한다. 이러한 내러티브가 청소년 교육에서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지식을 구성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나눔과 공감의 과정이 된다. 브루너(J.S.Bruner,1915~2016년)는 인간의 사고 형태를 패러다임적 사고(paradigmatic thought)와 내러티브적 사고(narrative thought)로 구분한다.(1986) 패러다임적 사고가 치밀한 분석과 이론 체계라면 내러티브적 사고란 인간의 상황과 삶의 자리, 관계, 맥락, 의도를 고려한 서술 체계라 할 수 있다. 내러티브적 사고는 논리나 수학적 사고 너머에 존재하는 또 다른 인지적 측면의 존재로 나아간다.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려는 단편적인 목적으로 이야기를 활용하는 것은 좋은 내러티브 교육이 아니며, 학생들이 수업을 마칠 때 학습 목표와 관련하여 자신의 삶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의미를 만들어내고 다시 한번 곱씹어보도록 하는 것이 좋은 내러티브 교육의 조건이다. 흥미 위주의 스토리에 초점을 맞추면서 진행하는 내러티브, 스토리텔링은 자칫 그 스토리에 묻혀버릴 수 있다. 스토리텔링의 본질은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그 과정에서 의미를 구성하는 것이므로 듣는 이가 ‘맥락’ 안에서 스스로 이야기와 의미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화자는 다양한 내용을 미리 준비하여 그들의 삶이나 경험에 들어가 듣는 이가 공감하여 빠져들게 하고, 종국에는 자신의 의미와 이야기를 다른 이에게 말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바른 시민과 착한 그리스도인’을 교육 목표로 삼고 지상 시민과 천상 시민을 지향했던 돈 보스코는 패러다임적 사고 안에서 오라토리오의 여러 공방을 통해 가난한 청소년들이 자기 손으로 땀 흘려 일해서 번 돈으로 살아갈 생계유지 수단을 마련하여 바른 시민으로 살아가게 한 교육자였을 뿐만 아니라 고백성사와 성체성사, 여러 신심업, 그리고 저녁말씀과도 같은 도구들을 활용하였던 천부적인 내러티브 교육자였다. 돈 보스코의 내러티브 교육에서 아이들과 함께 살아간 돈 보스코의 삶이 그 자체로 극적인 내러티브이겠지만, 그 삶 안에서 특별히 그가 꾸었던 수많은 꿈은 내러티브 교육의 절정이라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돈 보스코의 사명과 이야기는 아홉 살 꿈으로부터 시작한다. 흥미진진한 그 꿈은 돈 보스코의 삶을 관통하면서 다른 꿈들과 인생 이야기를 엮어갔으며 생을 마감하기 얼마 전인 1887년에야 돈 보스코는 아홉 살 꿈을 스스로 이해할 수 있었다면서 눈물을 펑펑 쏟는다. 돈 보스코의 아홉 살 꿈은 1887년 5월 16일 아침 로마의 예수 성심 대성당의 도움이신 마리아 제단에서 드린 미사 때에야 그 전체적인 의미가 완성된 비밀 가득한 꿈이었으며 돈 보스코를 통하여 이루어져 간 하느님의 꿈이었다. 돈 보스코는 교황 비오 9세의 명령에 따라 1873년(58세)부터 1875년 사이에 자신의 ‘회고록’을 쓰는데(회상, 24쪽), 자신의 회고록을 아홉 살 꿈으로 시작한다. 돈 보스코는 일생을 통하여 수많은 꿈을 꾸었으며 이를 이야기하고, 다른 내용을 책자로 발간하여 또 이야기하면서 청소년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의미를 발견하여 성덕과 성화의 과정으로 나아가도록 자극했다.(*이미지-구글)
돈 보스꼬의 꿈
바른 시민과 착한 그리스도인.
그의 내러티브의 완성
학교에서 제가 어떻게 아이들의 스토리를
다듬도록 도와주고
그것을 다른 친구들과 공유하고
서로 도움을 주는 바른 사람으로
성장할 것인지 고민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