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 보스코는 꿈을 많이 꾼 성인이지만, 그렇다고 그가 잠을 많이 잔 성인이라는 뜻은 아니다. 내년은 돈 보스코의 첫 번째 꿈으로 알려지는 아홉 살 꿈의 200주년이 되는 해이다. 돈 보스코의 꿈들을 이해하는 열쇠 중 하나는 ‘성모님’인데, 성모님께서 등장하는 꿈들 중에서 몇 편을 골라 성탄 9일 기도의 활용 자료로 제공한다. 12월 16일부터 시작되는 9일 기도의 어느 부분에 이 꿈을 나눌 수 있는 순서가 삽입될 수 있을 것이다. * 꿈들은 부분 발췌 편집임)
12월 16일
“제게 불가능한 일을 하라고 하시는 당신은 누구십니까?” “그렇지, 그처럼 네게 불가능하게 여겨지는 일이기 때문에 너는 순명과 지혜의 연마로 이 일을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어디서 어떤 식으로 지혜를 연마하라는 말씀이시죠?” “내가 네게 여선생님을 주겠다. 그분의 지도 아래 너는 슬기로운 사람이 될 것이며, 그분 없이는 지혜라는 모든 것이 어리석음이 되고 말 것이다.” “이런 식으로 제게 말씀하시는 당신은 도대체 누구십니까?” “나는 네 어머니가 하루에 세 번 인사드리라고 가르쳐 준 분의 아들이란다.” “제 어머니께서는 허락 없이 낯선 사람들과 어울리지 말라고 당부하셨어요. 그러니 당신의 이름을 말씀해주세요.” “내 이름은 나의 어머니께 여쭤보아라.”
그 순간 나는 그분 곁에 별처럼 찬란히 빛나는 눈부신 겉옷을 입은 존엄한 여인을 보았다. 여인은 질문과 대답으로 더욱더 혼란에 빠져드는 나를 보더니 당신 가까이 오라고 손짓했다. 그리고는 다정하게 내 손을 잡고 말했다.
“자, 보아라.” 눈을 들어 바라보니 소년들은 모두 달아나고 그 대신 염소, 개, 고양이, 곰 등 다른 많은 동물이 나타났다. “자, 여기가 바로 네 일터, 네가 일해야 할 곳이다. 겸손하고 강하고 굳건한 사람이 되도록 힘써라. 지금, 이 순간 네가 보고 있는 이 동물들에게 일어나는 일을 너는 장차 내 자녀들을 위해서 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다시 눈길을 돌리니 맹수들은 어느새 사라지고 그 숫자만큼의 온순한 양들이 나타났다. 양들은 그 남성과 여인을 반가워하듯 그분들 주위를 맴돌며 뛰어다니고 있었다. 나는 여전히 꿈속에서 말씀하시고 알려주시는 내용이 무슨 뜻인지 몰라 울음을 터뜨리며 여인에게 알아듣게 말해 달라고 간청했다. 그러자 부인은 내 머리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때가 되면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1824년, 아홉 살 꿈, 돈 보스코의 회상, 43-45쪽)
12월 17일
짐승 중에서 네댓 마리가 천사로 변하였으며 짐승들의 수효는 더 많아졌다. 그리고 그들을 보호해 주려고 몇 명의 목자들이 나타났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잠깐만 머물고 곧 떠나버렸다. 그런데 그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많은 양이 생기면서 목자로 변했다. 목자들의 수효가 증가하면서 다른 양들을 염려해 주고 돌보아 주었다. 이 목자들은 점점 더 많아졌고 사납고 이상한 동물들을 우리에게로 인도해주기 위해 여기저기 배치되어 갔다. 나는 미사를 드려야 할 시간이 된 것 같아 그냥 가고 싶었다. 귀부인은 남쪽을 가리키면서 나더러 바라보라고 하였다. 그곳을 바라보았더니 감자, 양배추, 사탕무우, 상추들이 심어진 밭이 보였다. 자세히 보라는 말에 주의를 기울여 보니 아주 화려하고 웅장한 성당이 보이고 성당 안에서는 오케스트라 악단들의 소리와 다듬어진 성가가 들려와 마치 창 미사를 연상케 했다. 성당 안을 둘러보니 흰 포장에 대문자로 이렇게 씌어 있었다.
“HIC DOMUS MEA INDE GLORIA MEA.(여기에 나의 집이, 여기에서 나의 영광이)” 긴 여행과 여행 중의 휴식, 그 집, 성당 그리고 다른 성당이 뜻하는 의미에 대해서 여인에게 물었다. 귀부인은 대답했다. “너는 지금 네가 보는 것들을 하나하나 깨닫게 될 것이다.” 그때 나는 잠이 깬 것 같았고, “선명하게 보입니다. 직접 눈에 보입니다. 무엇을 하고 어디로 가는지도 알고 있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바로 이때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 성당에서 아베 마리아의 종소리가 들려왔다. 이 꿈은 거의 밤새도록 계속되었다.(1844년, 돈 보스코의 회상, 양치기 여인-양들이 목자가 되다, 205-209쪽)
12월 18일
“그 젊은이들 가운데로 나아가 일하십시오.” 그녀의 말대로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그렇지만 어떻게? 내가 어떻게 해보려고 해도 애들을 모을 수 있는 곳이 없었습니다. 좋은 일을 해보고 싶었으나 멀찍이서 지켜보고 있으면서 내게 큰 힘이 되어 줄성싶은 사람에게 청해 보았으나 아무도 도와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 부인에게 물었더니 그는 “여기 장소가 있습니다.”라고 하며 들판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여기는 풀밭밖에 아무것도 없습니다.”라고 내가 말하자 그분은 “나의 아들과 사도들은 머리를 쉴 손바닥만 한 땅조차 없었습니다.”라고 대답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그 벌판에서 가르치고, 강론하고, 고백성사를 주면서 일을 시작했지만, 온갖 수고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허사가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나는 내가 점점 늘어나는 숱한 젊은이들로 에워싸여 있음을 보게 되었고, 그 부인을 바라보니 방법이나 장소 역시 정확하게 비례적으로 커짐을 알았습니다. Tebea 군단의 저 성인들이 순교 당했던 바로 그곳에 웅장한 성당이 서 있었고, 주변의 부속 건물들, 그 가운데에는 아주 아름다운 기념비까지 있었습니다.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동안, 계속 꿈속에서, 수사, 사제, 신학생들이 나를 돕고 있었으나 잠깐 도와주다가 모두 달아나 버렸습니다. 온갖 수고를 다 하여 그들이 나를 돕게 했지만, 그들은 잠시 후 나만 홀로 남겨 놓고 모두 내 곁을 떠나가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그 부인에게 다시 달려갔습니다. “더는 당신을 떠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을 알고 싶습니까? 자, 이 띠를 받아 그들의 이마에 동여매십시오.” 그분의 손에서 하얀 그 띠를 공손히 받아서 보니, ‘순명’이라고 쓴 글씨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부인이 말하는 대로 즉각 실행해 보았습니다. 나를 돕고자 온 수사들의 이마를 묶기 시작했습니다. 대단한 기적과 같은 효험이 나타났습니다. 내게 부여된 사명을 계속하는 동안 이 효과는 언제나 증가하였습니다. 다른 곳으로 떠나려 했던 그들이 마침내 생각을 돌려서 나를 돕기 위해 머물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수도회가 창설되었습니다.(1845년, 발도코 단지와 오라토리오의 미래-순명의 띠, MB II, 297-301쪽)
12월 19일
1847년 어느 날 나는 선행을 실천할 방법, 특히 젊은이들을 돕기 위한 방법을 생각하고 있을 때 천상의 모후께서 나타나셔서 황홀한 정원으로 나를 인도하셨다. 굴같이 보이는 곳에 아름답고 큰 출입구가 있었다. 담장이들이 담을 덮어 장식했고 무성한 가지와 꽃들은 서로 높은 곳을 향해 뻗어 있었다. 이 출입구 안에는 아름다운 길이 있었다. ……성모님께서 나에게 ‘신발을 벗어라!’라고 하셨다. 내가 신발을 벗자 그 귀부인은 ‘굴을 따라 들어가라 그 길이 네가 가야 할 길이다.’하고 말씀하셨다. 나는 꽃을 밟고 싶지 않아서 신을 벗었다. 그 순간 나는 그 장미꽃에 뾰족한 가시들이 있음을 깨달았다. 발에서는 피가 나왔다. 몇 발자국도 못 가서 멈추게 되었고 마침내는 되돌아와야 했다.
……발이 몹시 아파 몸을 돌리자 사방에서 장미꽃 사이에 숨겨져 있던 가시들이 나를 사정없이 찔렀다. 그래도 나는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 ……나는 울면서 이렇게 중얼거렸다. ‘이렇게 어려운 길을 나 혼자서 가야 한단 말인가?’ 나는 그 즉시 위로를 받았다. 사제, 신학생, 평신도 그룹이 내 앞에 다가와서 나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보세요, 우리는 당신을 따를 준비가 다 되어 있어요. 우리는 당신의 제자들입니다.” 그들과 함께 길을 계속 걸었다. 그들 중 몇몇은 실망하고 되돌아갔으나 거의 대다수가 나와 함께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정원의 높은 지대에 도착하자 그 앞에 예술적인 가치가 있는 아주 훌륭한 건물이 하나 있었다. 매우 넓은 방에 들어가 보니 얼마나 으리으리하던지 이 세상에 있는 궁전은 이 궁전과는 비교될 만한 것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호화찬란했다. 가시가 없는 싱싱한 장미로 장식되어 있었고 그 장미의 향긋한 향기가 방안을 채웠다. 그때 나의 안내자였던 성모님께서 나에게 물었다. “지금 네가 보는 것과 먼저 보았던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느냐?” “모르겠어요, 설명 좀 해 주세요.”
“장미와 가시 길을 걷는 것은 네가 젊은이들을 보살펴야 함을 뜻한다. 너는 절제의 신발을 신고 걸어야 한다. 땅바닥에 있는 가시는 인간적 사랑과 미움, 감성적인 것을 상징하는 것으로써 교육의 참된 목적에서 빗나가게 하고 괴롭히고 그 일을 진척시키지 못 하게 할 뿐 아니라 영원한 생명의 월계관을 얻는 것을 방해한다. 장미는 나와 너의 모든 협력자를 구별케 해주는 열렬한 사랑의 상징이다. 다른 가시들은 너를 괴롭히는 장애물, 고달픔, 나쁜 일들을 의미한다. 그러나 용기를 잃지 마라. 사랑과 절제로 모든 것을 이길 것이고 가시 없는 장미를 얻게 될 것이다.” 하느님 어머니의 이런 말씀이 끝나자마자 나는 정신을 차렸고 나는 내 방에 있었다.(1847년, 장미꽃 길-수도자의 삶, MB III, 32-37쪽)
12월 20일
“이것이 무엇일까? 조금 전만 해도 나는 성당의 강론대 위에 있지 않았던가? 그러나 지금은 이 언덕 위에 서 있다니! 꿈인가?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하고 혼자 중얼거렸다. 그리고 나는 그 언덕을 걷기 시작했고 한참 걷다가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광경에 대해서 묻고 설명을 듣기 위해 어떤 사람이라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희망으로 좌우를 둘러보니 많은 발코니와 옥상이 있는 웅장하고 아름다운 집이 보였다. 그 집의 오른쪽 구석에 한 무리의 소년들이 각자에게 손수건을 분배하고 있는 한 여인의 주위에 모여 있었다. 소년들은 손수건을 받아 들고 무리를 지어 그 집의 넓은 옥상으로 올라갔다. 나도 그 여인 가까이 가보니 그녀는 손수건을 나누어 주면서 각자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하였다. “바람이 불 때 절대로 펴지 마라. 그러나 만약 폈을 때 바람이 분다면 즉시 오른쪽으로 몸을 돌려라.”
소년들은 모두 내가 알지 못하는 아이들 같았다. 그들은 손수건을 받아들고 모두 옥상에 올라가 똑바른 자세로 아무 말 없이 한 줄로 섰다. 나는 계속 그들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들 중 한 명이 자기의 손수건을 꺼내 펼치기 시작했고 다른 이들도 따라서 한 사람 한 사람 손수건을 꺼내 오른쪽에 펼쳐 들었다. 그 손수건을 금실로 정성 들여 수놓은 널따란 것이었으며 ‘Regina Virtum’(덕의 여왕)이라는 말이 그 손수건 전체에 수 놓여 있었다.
그러는 동안 왼쪽, 남쪽에서 바람이 일기 시작하더니 점점 더 세차게 일어났다. 바람이 일기 시작하자 어떤 소년들은 손수건을 즉시 접는가 하면 손수건을 감추기 위해 오른쪽으로 몸을 돌리는 소년들도 있었으나 대부분의 소년들은 손수건을 펴든 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바람이 더 세차게 불었고 먹구름이 떠올라 하늘을 덮었고 태풍이 일고 무서운 번개가 치고 우박과 비가 내렸다. 마침내 눈까지 내렸다. 그런데도 많은 소년들이 손수건을 펴들고 있었다. 우박과 눈과 비는 손수건에 내려져 구멍을 냈고 순식간에 그 손수건은 아름다운 본 모양을 잃어 헤지고 더러워졌다. 나는 이 모든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몰라 의아스러움에서 그 소년들 곁으로 가 자세히 보니 모두가 오라토리오의 학생들이었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그들에게 직접 물었다.
“너는 누구냐?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니? 너도 또 너도?” 하는 수 없이 손수건을 분배해 주었던 여인에게 갔었다. 그곳에는 다른 몇 사람들도 있었으므로 그들에게 물었다. 그때 그 여인이 나를 바라보면서 그 손수건에 무엇이 쓰여 있는지 물었다. “Regina Virtum(덕의 여왕)이었지요.”라고 대답했다. 그녀는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고? 물론 알고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그 소년들은 순결의 덕을 유혹하는 바람에 내걸었던 것이다. 어떤 이들은 그것을 깨닫자 즉시 바람을 피해 손수건을 감추었고, 손수건을 감출 시간이 있었던 이들은 유혹임을 알게 되자 즉시 오른쪽으로 몸을 돌려 원수와 외면하고 주님의 도움을 청했다. 그러나 나머지 소년들은 손수건을 펴 들고 죄로 이끄는 유혹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순결의 덕을 보존하는 자가 너무 적은 숫자였기네 마음이 아파 실망 상태에서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얼마 후 좀 진정된 나는 태풍과 우박 뿐 아니라 비와 눈까지 어떻게 손수건에 구멍을 뚫을 수 있을까 의심스러워 다시 묻자 그녀가 말했다. “그 물방울, 눈송이는 속죄를 뜻한다. ……(1861년, 성모님의 손수건-정결, MB VI, 972-975쪽)
12월 21일
꿈을 꾸었는데 내가 보기에 나는 많은 소년과 함께 아스티의 카스텔누오보에 있는 나의 형 요셉 집에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어떤 낯선 사람이 내게 가까이 와서 같이 가자고 했다. 그래서 나는 그를 따라 운동장과 이어진 어떤 풀밭으로 갔다. 갑자기 그 사람이 나에게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보니 족히 7, 8 미터는 될 무서운 뱀이 풀밭 사이를 기어가고 있었다. 무척 길고 굉장히 굵은 뱀이었다. 나는 무서워서 뒷걸음질을 치며 돌아서서 도망치려고 했다. …….”
“무서워할 것 없어요. 물지는 않을 테니까……. 나를 따라오세요.” “미안하지만 저는 아직 저렇게 위험한 곳에 스스로 덤벼들 만큼 미련한 자가 아니요.” 그 낯선 사람은 “그럼, 당신은 여기서 기다려 주세요.” 하고는 긴 밧줄 하나를 집어 가지고 왔다. “자, 잡으시오. 이 밧줄 한쪽 끝을 잡으세요. 나는 다른 쪽 끝을 잡겠습니다. 그리고 뱀 위로 밧줄을 들어 그 등을 내리칩시다.” “당신을 해치지는 않을 테니 무서워하지 말고 나를 따라오세요.” “싫어요. 절대로, 그렇게 하면 뱀이 우리에게 달려들어 해치면 우리는 가루가 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릴 것입니다.” “걱정마세요. 결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요. 그럼 내가 할 테니 나에게 맡기시오.” “좀 보세요. 저기 저기까지 왔어요.” 나는 목숨을 걸고 이런 모험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다시 도망가려고 했다. 그러나 낯선 사람은 우리를 해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였기 때문에 나는 그 말에 응했다. 그는 건너편에 달려가서 밧줄을 잡아당겼다.
그가 신호하자 우리는 그 밧줄로 뱀의 등을 내려치기 시작했다. 뱀은 꿈틀거리기 시작했고, 밧줄을 물려고 머리를 휘둘렀다. 그러다가 그 뱀은 엉킨 매듭처럼 되어버렸다. 그 사람이 나에게 외쳤다. “이제 밧줄을 꼭 잡으세요.” 그동안 그놈을 밧줄로 묶어 나무와 철창 사이에 매어 놓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밧줄에 묶여 있는 뱀이 계속해서 발버둥을 치는 것이었다. 한편 그 살은 쌩쌩하는 채찍 소리와 함께 떨어져 나가고 나중에는 앙상하게 뼈만 남게 되었다. 그 낯선 사람은 밧줄을 풀어 “잘 보세요.” 하면서 그것을 상자 안에 넣고 뚜껑을 닫았다.
소년들이 내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는데 다시 상자를 열고 들여다보다가 모두 놀랐다. 밧줄이 ‘아베마리아(Ave Maria)’라는 두 글자 모양을 짓고 있었다. “어떻게 하실 건데요? 그 밧줄을 상자에 아무렇게나 넣었는데 이렇게 잘 정돈이 되어 있네요.”라고 내가 말하자, “보세요. 뱀은 악마이고 밧줄은 ‘아베 마리아’ 곧 아베 마리아를 계속하는 묵주이고, 묵주로는 그 어떤 지옥의 모든 악마라도 무엇이든 쳐부술 수 있고 이길 수 있으며 파괴할 수 있어요.” (여기까지가 돈 보스코가 일단 마감한 꿈의 첫 부분이었다. 8월 22일에 공개적인 자리가 아니더라도 사적으로라도 꿈의 나머지 부분을 이야기해달라고 간청했다. 돈 보스코는 응하지 않다가 많은 이가 졸라대서 뜻을 접고 다시 이야기를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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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하 부분은 베로나 관구의 수련장이었던 안토니오 벤코Antonio Venco 신부가 편집한 ‘Sogni di Don Bosco’의 22-24쪽에 의한 번역이다.)
기도를 한 후에 돈 보스코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여러분들의 간청에 따라 꿈의 두 번째 부분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가능한 한 많은 부분을 말씀해드리겠습니다. 그런데 먼저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내가 여러분에게 말할 내용을 글로 쓰거나 집밖에 나가서 발설하지 않는다는 조건입니다. 여러분들끼리 이야기하고 웃고 하고 싶은 대로 하더라도 여러분들끼리만 하십시오.”
내가 꿈에서 함께 밧줄과 뱀과 그 의미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동안 내가 뒤를 돌아보니 젊은이들이 그 뱀의 살 조각을 집어 먹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곧장 “뭣들 하는 거야. 이 자식들아. 그 살에는 독이 있어서 여러분들에게 해가 될 것을 모르는 거야?” “아니, 그렇지 않아요. 좋은 고기예요.”라고 젊은이들이 대답했는데, 그 고기를 먹은 애들은 땅에 고꾸라지고 몸이 부풀어 오르고 돌처럼 굳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애들이 계속 먹어대서 저는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이 녀석을 붙들고 소리 지르고 저 녀석을 붙들고 소리 지르면서 애들이 못 먹게 하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한 명이 쓰러지면 다른 녀석은 먹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신학생들을 불러 도움을 청하면서 애들 사이에 들어가 무슨 수를 쓰더라도 애들이 그 고기를 먹지 못하도록 하라고 명령했습니다. 나의 명령은 원하는 대로 실효를 거두지 못했고, 신학생들 중 일부도 그 고기를 먹고 다른 애들처럼 쓰러져 갔습니다. 내 주변에 많은 애들이 그렇게 비참한 상태로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나는 정신이 나갔습니다.
그래서 내가 알지 못하던 그 사람에게 “이게 뭐죠? 이 애들이 저 고기를 먹으면 죽게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먹어대니 말이에요. 이유가 뭐죠?”라고 물었습니다. 그는 “잘 알다시피 ‘짐승 인간은 신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죠.(ANIMALIS HOMO NON PERCIPIT EA QUAE DEI SUNT)”라고 대답했습니다. “이제 이 젊은이들을 다시 되돌릴 수 있는 치료는 없나요?” “물론 있지요.” “뭐죠?” “모루와 망치뿐입니다.” “모루?” “망치라고요? 그런 것을 가지고 뭘 어떻게 한다는 말씀이죠?” “젊은이들에게 이 연장과 같은 행동을 해야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떻게요? 모루에 올려놓고 망치로 때리라는 말씀이에요?” 그러자 그는 자기 생각을 설명하면서 “망치는 고백성사이고 모루는 영성체를 뜻합니다. 이 두 수단을 사용해야 합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나는 작업을 시작하면서 이 치료법이 매우 유용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모두에게 적용할 수는 없었습니다. 대단히 많은 애들이 다시 살아나고 치유되었지만, 일부에게는 소용이 없었습니다. 이들은 착한 고백성사를 하지 않는 아이들이었습니다.(1862년, 뱀과 아베 마리아-거룩한 묵주기도, MB VII, 238-239쪽)
12월 22일
…나는 성모님의 보호를 구하려고 망토 자락을 만졌다. 그러자 성모님은 오른쪽 팔을 드셨다.…왼쪽 팔도 드셨다.…… ‘성 마리아여, 우리를 구하러 오소서’라고 커다랗게 써진 깃발이 나타났는데 많은 소년이 이 깃발을 따랐다. 그런데 갑자기 얌전하게 보이던 코끼리가 상상할 수 없는 방법으로 난폭하게 소년들을 못살게 했다. 가까이 있는 아이들을 코로 말아 올리는가 하면 크게 다칠 정도로 땅바닥에 내던지고 커다란 발로 짓밟았다. 이렇게 난폭하게 굴었어도 사람은 죽지 않았고 회복하지 못할 정도로 상처가 크진 않았다. 운동장에 있는 소년 중에 어떤 아이들은 겁먹은 소리를 질렀고 어떤 아이들은 울면서 이리저리 도망쳤다. 상처 입은 아이들은 친구들에게 도움을 구하려고 하고 있었다.
얼마간 이 무서운 광경이 계속되었는데 어떤 아이들은 코끼리에게 다치지 않고 친구들을 도와주고 있는데 반해 다른 몇몇 아이들은 친구들이 다치는데도 돌보지 않고 코끼리를 돕고 있었다. 이런 싸움이 계속하는 동안 나는 우물 옆 베란다에 있었는데 갑자기 우물 가까이 있는 성모님 상이 보통 사람 크기로 커지더니 두 팔을 올려서 망토를 펼치셨는데 망토 안에는 아주 선명하게 기록된 글들이 보였다. 성모님의 망토는 점점 넓어져 그녀에게 달려왔던 소년들을 다 덮어 줄 만큼 커다랗게 변했다. 망토 앞으로 달려온 소년들은 모두 위험에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나는 망토에 적혀 있는 복음 말씀을 읽고 싶어서 성모님께 얼굴을 돌렸다.……코끼리가 사라진 후에는 모든 것이 조용해졌다. 오랫동안 크게 외치신 성모님은 지치셨는지 얼마동안 아무 말씀도 없으셨으나 마침내 소년들에게 희망과 위로 가득한 말씀을 하시며 나에게 그 말씀을 성모상 아래에 쓰라고 하셨다.
“나를 찾는 자는 영생을 얻을 것이다. 너희들은 내 말을 듣고 따랐으며, 마귀의 폭행을 잘 피했으니 나쁜 일을 한 불행한 친구들의 끝이 어떠했는지 볼 수 있었다. 그들이 그렇게 된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알겠느냐? 그것은 깨끗함에 반대되는 말을 나누었기 때문이며 깨끗하지 못하며 거짓말하고 나쁜 행동을 한 결과이다. 너희들은 칼을 들고 있던 친구들을 보았을 것인데 이들은 내게서 떠나간 후배들마저 구원받지 못하게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하느님께서 어느 누구보다도 더 엄하게 심판하실 것이며 마귀들에게 속은 소년들은 영원한 지옥 불에 떨어질 불행한 아이들이다. 지금 너희들은 안심하여도 좋다. 그러나 내 말을 잘 기억해 두어라. 마귀와 같은 나쁜 친구들을 멀리하고 특히 정직하지 못한 거짓말이나 나쁜 이야기를 멀리하여라. 성모님께 큰 신뢰를 가지면 그녀의 망토는 확실하고 안전한 피난처가 될 것이다.” 이 말이 끝나자 모든 것이 사라지고 평상시의 성모상 외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1863년, 흰 코끼리-악마와 그 일당들, MB VII, 357-360쪽)
12월 23일
돈 보스코의 마음과 생각에는 가장 사랑하는 지극히 거룩하신 성모님의 모습이 항상 맨 먼저 자리 잡고 있었다. 7월 어느 저녁에 돈 보스코는 꿈에 어떤 분(복되신 동정녀가 분명해 보이는)께서 아주 멋진 가방 하나를 가지고 애들 사이를 지나가시면서 애들 각자가 그 가방 안에 들어 있던 카드를 뽑도록 하셨다는 것이다. 돈 보스코는 그 옆에서 애들 하나하나가 카드를 뽑는 것을 보았고 그 카드에 쓰여있는 말이나 문장을 유심히 보았다. 돈 보스코는 모두가 각자가 자기 카드를 뽑는 것을 보았는데, 한 아이만이 쪽지를 뽑지 않고 한쪽에 서 있었으므로 가장 맨 밑바닥에 있는 그 아이의 카드를 보았더니 ‘죽음’이라는 말이 쓰여있었다면서 짧은 얘기를 마쳤다.
그리고 돈 보스는 아이들이 하나하나 와서 자기 카드에 무엇이 쓰여있었는지 물어보라고 아이들을 초대했다. 놀라운 일이었다. 그때 집에는 700여 명의 아이가 있었는데 돈 보스코는 각자에게 하나하나 매우 다양하고 간결하며 필요에 따라 조언이나 예언이 될 만한 표어를 반복하였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일은 몇 년이 지나서도 돈 보스코께서 아이들 각자에게 해 주었던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카르마뇰라 기숙학교의 무세티 세바스티아노Mussetti Sebastiano 신부는 자기가 어렸을 때 돈 보스코께서 자기 쪽지에 ‘Costanza(굳셈)’라는 말이 쓰여 있었다고 들었었는데, 몇 년이 지나서도 돈 보스코께서 “오, 기억해야 해, 코스탄자.”라고 진지하게 하시는 말씀을 들었다고 했다. 이에 더하여 기록자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주장한다. 애들이 줄을 지어 돈 보스코 앞에 자기 쪽지의 내용을 들으러 오는 동안 한 명이 예외적으로 오지 않았는데, 그는 이브레아 출신으로서 고등학교 졸업반 학생이었었다는 것이다.(1863년, 성모님의 가방, MB VII, 472-473쪽)
12월 24일
우리가 어떤 9일 기도에 들어가게 되면 항상 도망치려고 하거나 빠지려고 하는 애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정말 그래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떠나보내고 싶지는 않지만 거의 어떤 신비스러운 힘에 밀려나다시피 어쩔 수 없이 떠나야만 하는 못된 녀석이 하나 있었습니다.
다른 것으로 넘어갑시다. 돈 보스코가 입구를 통해 집에 들어와 여기 현관까지 왔는데, 어떤 위대한 여인 한 분을 보았다고 가정해보십시오. 돈 보스코는 그녀에게 아무 말도 건네지 않았는데 그녀는 공책 한 권을 손에 들고 계셨습니다. 그녀는 나에게 그 공책을 건네며 ‘들고 읽어보세요!’ 하고 말했습니다. 그 공책을 받아들고 표지를 보니 ‘성모 탄생 9일 기도’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첫 장을 펼쳤는데 거기에는 금색 글자로 아주 제한된 애들의 이름들이 적혀 있는 것이었습니다. 장을 넘겨보니 조금 더 많은 숫자가 일반 잉크로 적혀 있었습니다. 한 장을 더 넘기니 그 공책은 거기서부터 끝까지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고 비어 있었습니다. 이제 여러분 중 일부에게 이것이 무엇을 말하는지 물어보겠습니다.
그리고 돈 보스코는 한 젊은이에게 설명해 보라고 물었고 다음과 같이 대답하도록 그를 도왔습니다. ‘그 책에는 9일 기도를 하는 젊은이들의 이름이 쓰여 있었습니다. 금색 글자로 쓰여진 몇몇 소수의 이름은 기도를 열심히 잘하는 아이들입니다. 다음 장의 이름들은 9일 기도를 하기는 하지만 덜 열심한 아이들입니다.’ 그런데 다른 애들 이름은 왜 쓰여있지 않은 거죠? 이들을 위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까요? 나는 이것이 젊은이들이 너무 많이 싸돌아다닌 나머지 산만하게 되어서 이제는 그들이 자신을 더는 추스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사비오 도메니코나 베수코, 마고네, 사카르디가 잠깐 우리에게 온다면 우리에게 뭐라고 말할까요? 아마도 ‘오라토리오가 왜 이렇게 변한 거야!’라고 소리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모님을 기쁘시게 해 드리기 위해 지극히 거룩하신 성사들에 참여한다든가 나나 프란체시아 신부님이 여러분에게 드리는 꽃다발 실천을 할 수 있는 대로 모든 것을 하는 것입니다. 내일 우리가 실천할 꽃송이는 ‘모든 일을 부지런히 하는 것’입니다.(1868년, 공책을 든 부인-성모 성탄 9일 기도 중에서, MB IX, 33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