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브란트의 라자로의 부활은 요한복음 11장 1절-44절을 그린 작품이다. 렘브란트는 이 작품의 제작과 함께 다양한 구성으로 이 주제를 소묘하거나 판화로 제작하기도 했다. 그림에서 예수님께서는 힘찬 손동작과 함께 “큰 소리로” 말씀하시며 이미 “죽은 지 나흘이나 되어 벌써 냄새가 나는” 무덤에 묻힌 라자로가 살아나게 하신다. 라자로의 누이 마리아와 마르타는 다른 이들과 함께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놀란 목격자들의 표정, 동굴의 극적인 어둠과 의상의 극명한 대비, 벽에는 의아스럽게도 금속으로 치장된 번쩍이는 큰 칼과 화살, 그리고 화살통이 걸려있다. 중세의 전승에 따를 때 라자로가 군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기 때문이다. 1630년경에 착수하여 1632년경에 완성한 것으로 보이는 이 작품은 렘브란트 자신이 평생 간직하고 싶었으나 1656년 파산으로 어쩔 수 없이 팔아야만 했던 작품으로 알려진다.
복음에서 라자로는 “친구”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이”로 등장하고, 죽어 무덤에 묻힌 상황에서 예수님께서 살려내신다. 사랑하는 친구의 죽음에 눈물마저 흘리시던 주님, 생명의 주인이신 주님께서는 무덤을 막은 “돌을 치워라”(요한 11,39) 하신 다음 죽음을 넘어선 사랑, 당신 부활의 예표요 표징으로서 라자로를 “큰 소리로” 무덤에서 불러내어 부활하게 하신다. 요한복음 1장부터 12장 ‘표징의 책’에 등장하는 마지막 일곱째 표징이다.
The Raising of Lazarus after by Vincent van Gogh (1890)
같은 주제로 렘브란트는 여러 판화를 제작하기도 하는데, 훗날 빈센트 반 고흐는 이 판화에서 영감을 얻어 자신의 필치로 같은 주제를 그린다. 렘브란트의 그림에서 영감을 얻었으나 빈센트 반 고흐는 같은 주제를 그리면서도 팔을 들고 있는 예수님이나 바리사이들과 같은 주변인들을 과감하게 생략한다. 오직 마리아와 마르타, 그리고 라자로라는 삼남매를 중심으로 그린다. 빈센트 반 고흐의 이 그림은 그의 생애 말년이 가까운 1890년에 그린 것이다. 그는 1890년 5월 동생인 테오 반 고흐에게 쓴 편지에 자신이 그리려고 하는 라자로의 부활에 대한 스케치를 삽입하며 동생에게 이를 설명한다. 렘브란트나 빈센트의 그림들은 어렵잖게 public domain에서 원본의 모습으로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빈센트의 편지글에 삽입했다는 스케치는 구하기가 어렵다. 이는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책, 훗날 동생 테오 반 고흐의 아내 요안나가 출간한 편지글 모음집(영어본)에서 추출했다.
Letters of Vincent Van Gogh To His Brother Theo, 영국 Thames & Hudson, 1978년 2판, 3권 266쪽빈센트는 이 편지에서 삽화와 함께 “세 인물, 죽은 남자와 그의 두 여동생. 동굴과 시신은 보라와 노랑, 흰색, 다시 살아난 남자의 얼굴에서 수건을 벗겨내는 여자는 녹색 옷을 입었고 머리는 오렌지색. 또 한 명의 여자는 검은 머리에 녹색과 분홍색 줄무늬가 들어간 긴 옷차림. 그들 뒤로 푸른 언덕이 펼쳐진 전원과 노란 해. 이와 같은 색채들의 배합이 (렘브란트의) 판화의 명암 대조 기법과 같은 효과를 보일 것이다.”라고 쓴다. 빈센트 반 고흐가 그린 ‘라자로의 부활’에서 특별히 유의하여 보아야 할 점은 그의 생애 시기와 관련이 있다. 당시 빈센트는 생 레미라는 곳에 있 정신 병원에 입원하던 생애 마지막 시기인데, 부활하는 라자로의 모습에 자신에게도 있었던 붉은 수염을 그려 넣고 있다. 어쩌면 부활하는 라자로의 모습에 생의 마감을 향해 다가가고 있던 시점에서 자신의 부활을 투영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이미지 출처-개인 소장 책과 인터넷 영문 구글)
“The Raising of Lazarus” etching by Rembrandt – 1642 from the Rijksmuseum Museum
REMBRANDT Harmenszoon van Rijn The Raising of Lazarus. c. 1632. Etching and burin, 4th state. Rijksmuseum, Amsterdam, the Netherlan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