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하느님께서 높은 곳에 계셔 저 아래 지구라는 별을 보시니 땅이 텅 비어있어 너무 쓸쓸하고 황량하게 보였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슬프게만 보이는 땅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궁리하시다가 땅을 가득 채우고 충만하게 하시기 위하여 어린이들을 보내기로 하셨다.
이에 어린이들이 기쁘게 순명하며 명랑한 웃음으로 응답하여 땅을 향하게 되었는데, 떠나기 전에 어린이들이 몰려와 하느님께 ‘저희들만 가지 않고 무엇인가를 가지고 가도 됩니까?’ 하고 여쭈었다.
인자하신 하느님께서 흔쾌히 허락하시니 첫 번째 어린이가 여쭈었다. ‘사랑하올 하느님, 감미롭고 아름답기 그지없는 천상의 음악을 가지고 간다면 저 땅이 풍요롭지 않겠습니까?’ 이에 곰곰이 생각하신 하느님께서는 그 귀여운 청을 받아들여 예쁜 ‘새’라는 것들을 많이 만들어주셨다. 그래서 이 땅은 온갖 새들의 지저귐으로 가득 차게 되었고, 천상의 음악이 넘쳐나게 되었다. 그리고 새들은 하늘의 소리를 전하는 하늘의 전령이 되었다.
두 번째 어린이가 여쭈었다. ‘자비로우신 하느님, 형형색색의 빛깔로 가득한 하늘나라의 이 빛깔을 가지고 갈 수는 없겠습니까?’ 이에 고개를 끄덕이신 하느님께서는 그 고운 청을 들어주시어 그 누구도 결코 싫어할 수 없는 ‘꽃’들이라는 것을 넘치게 만들어주셨다. 그래서 이 땅은 말로써는 표현할 수 없는 색색의 꽃들뿐만 아니라 그 꽃들이 뿜어내는 향기로 가득한 세상이 되었다. 그래서 꽃들은 땅의 염원을 담은 땅의 얼굴이 되었다.
세 번째 어린이가 여쭈었다. ‘인내로우신 하느님, 하느님 계시기에 넉넉한 이 하늘의 하늘을 가지고 갈 수는 없겠습니까?’ 이에 여러 가지를 궁리하신 하느님께서는 뜻이 깊은 그 청을 들어주시어 항상 경외심을 담고 바라보지 않으면 안 되는, 그리고 항상 눈물로 하늘 고향을 그리워하게 할 수 있는 ‘바다’라는 것을 만들어 온갖 생물이 뛰어놀게 하시고 땅이 미처 담지 못한 아름다움들을 남김없이 담아주셨다. 그래서 이 땅은 바다와 더불어 반반을 이루어 땅의 끝이 어디이고 바다의 끝이 어디인지 알게 되었다.
네 번째 어린이가 여쭈었다. ‘좋으신 하느님, 저희를 위하여 이 모든 것들을 지으시니 당신을 찬미합니다. 그러나 이제 당신의 품을 떠나 살아가야 하는 저 땅에서 가끔은 외롭고 슬퍼질지도 모르오니 그럴 때마다 저희의 이 작은 손을 잡아 함께 걸어줄 누군가를 만들어주실 수는 없겠습니까?’ 이에 오직 사랑할 뿐이고, 언제나 사랑하며, 모두를 사랑하는, 사랑만이 당신의 일이었던 사랑이신 하느님께서는 사랑만을 담아 ‘어머니’를 지으시고 그 어머니에게 자녀들의 손을 잡아 인생길에 동행하도록 하셨으니,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가 외로울 때면 잡을 수 있는 손이 있게 되었다.(20100607*사진 출처-monasterodibose.it)
그래서 하느님께서 보시고
뿌듯해 하셨겠지요.
내 대신 엄마라는 분이 손잡아줄 것이란다.
한편의 동화를 읽는 기분이었어요.
지금은 돌아가셔서 안 계신 부모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보냅니다.
신부님께도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