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의 성격 변화

성격 유형이나 지표를 파악하려는 에니어그램이나 MBTI와 같은 도구들처럼 뉴욕 대학 교수로 활약하고 있는 조나단 하이트(Jonathan Haidt)는 심리학적 도구를 통해 사람을 다섯 가지 성격으로 특징지어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성격 유형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다섯 차원(빅 파이브)은 첫 글자를 따서 OCEAN이라는 약어로도 불리는데, 이러한 차원은 창의력이나 지능, 혹은 예술에 대한 흥미 등과 관련된 성향인 openness(개방성), 정리 정돈이나 부지런함 등과 관련된 성향인 conscientiousness(성실성), 희망, 기쁨, 열정 등과 관련된 긍정적 감정에 대한 민감도, 그리고 사교성이나 사회성 등과 관련된 성향으로서 extraversion(외향성), 타인에 대한 공감이나 예의 중시 태도와 관련된 성향인 agreeableness(친화성, 동조성, 우호성), 슬픔, 불안, 분노, 두려움 등의 부정적인 감정에 대한 성향인 neuroticism(신경과민) 등의 갈래로 나뉜다.

이러한 도구로 측정한 세대별 특징을 살펴보면, 최근의 Z세대나 젊은 밀레니얼 세대를 아우르는 젊은 세대들(16세~39세)은 이전 세대에 비해 평균적으로 특히 직업 윤리 측면에서 성실성이 급격히 감소하는 경향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젊은 성인成人들은 산만함(distractibility)의 상승, 지속성(perseverance)의 감소, 과업 완수 성향(follow-through)의 하락, 부주의성(carelessness)의 증가를 보고한다. 그 대신 젊은 성인들 사이에서는 신경성(neuroticism)의 증가, 친화성(agreeableness)의 감소, 외향성(extroversion)의 감소 추세가 두드러진다.(*한편에서 여러 통계전문가·심리학자는 그 하락폭의 해석·실질적 의미와 데이터 처리 방식·연령대 묶음, 설문 항목 등에 대해 하이트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하며, 어떤 분석은 ‘변화가 그리 크지 않다’고 보고하기도 한다)

놀이 기반(play-based)’에서 전화 기반(phone-based)’으로

이러한 성격 변화를 불러일으킨 문화적 요인은 무엇일까? 조나단 하이트의 주장에 따르면,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가 점점 더 보편화되었던 2010년에서 2015년 사이에 어린 시절을 보낸 이 집단의 많은 사람에게 큰 변화가 있었고, 하이트는 이를 우리 청소년들의 어린 시절이 ‘놀이 기반(play-based)’에서 ‘전화 기반(phone-based)’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대대적 선로 재배치(Great Rewiring)’ 때문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는 그 결과가 애들에게서 우울증(depression), 불안(anxiety), 자해 욕구(desire to self-harm)의 증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전화 기반’이란 여기서 스마트폰·인터넷 연결 기기의 유년기 보편적 접근을 의미) 하이트의 연구는 ‘전화 기반’의 어린 시절이 ‘불안한 세대(Anxious Generation)’ 사이에서 신경성 증가와 외향성 감소라는 인과적 요인을 보여준다고 주장한다.(*일부 연구자들은 인과증거가 결정적이지 않다고 지적하는 예도 있다)

성실성(conscientiousness)의 감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전화 기반 어린 시절의 영향 중 하나를 하이트는 ‘주의력 파편화(attention fragmentation)’라고 부른다. 이는 소셜 미디어 앱, 이메일, 문자 메시지 등으로부터 매일 수십에서 수백 개의 알림이 울리는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한다.(*사실 팬데믹이나 경제·사회적 불안정, 교육과 가치의 변화 등 다른 요인들이 있을 수도 있다) 이러한 산만함은 성실성이 아주 높은 사람에게도 마약과 같으며, 수행해야 할 자신의 과제에서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도록 하는 끊임없는 유혹이 된다. 전화 기반 어린 시절에 비디오 게임에 대한 유혹도 과도하게 증가했는데, 이 결과 그에 접한 이들을 산만하게 하고 고립시키는 영향을 낳았으며, 성실성이 낮은 사람들을 괴롭힐 뿐만 아니라 그나마 낮은 성실성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 미디어 스크롤링(social media scrolling)과 비디오 게임(video gaming) 이 중독으로 치달으면서, 산만함(distractibility), 미루는 습관(procrastination), 나태(sloth), 그리고 학구열(studiousness)과 근면함(industriousness)에 반대되는 기타 악덕을 부추기는 습성이 형성되리라는 것을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러한 추세들이 우려스러운 것은 과학적인 데이터의 분석에 따를 때, 높은 성실성과 교육적, 직업적 성공 사이에 강한 상관관계가 강하기 때문이다. 당연하지만, 습관적으로 자기 훈련이 잘 되어 있고, 조직적이며, 질서 있는 과제 수행에 집중하는 사람들은 교실과 직장에서도 더 잘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위에 언급한 Big Five 성격 특성 중 어떤 한 가지 특성이 ‘지나치게’ 혹은 ‘부족하게’ 형성되는 것은 장단점을 수반한다. 성실성이 매우 높은 사람들은 생산적이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까다로워서 긴장을 풀거나 자발적인 놀이에 참여할 수 없도록 경직된 일 중독자일 수도 있다. 반면에, 성실성이 매우 낮은 사람들은 자유분방한 재미에 참여할 수는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 신뢰할 수 없고, 무질서하며, 산만하고, 일을 미루는 등 정의하는 이에 따라서는 엉망진창일 수도 있다. Z세대가 후자 쪽으로 흐르는 경향은 우려할 만하다.

이러한 관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들은 여러 가지이다. 먼저 Z세대와 알파Alpha 세대(*2010년대 초반, 주로 2010년~2011년생부터 2024년까지 태어난 세대, 「2020년대에 들어 새롭게 규정된 세대, 또한 그리스 문자로 명명된 첫 세대 구분. 알파세대를 구분하는 기준은 스마트폰을 위시로 한 유비쿼터스형 디지털 문화에 대한 익숙함이며, 이들 세대의 경우 스마트폰 및 SNS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2010년대 초반부터 출생했다는 특징이 있다. 한국 기준으로 알파 세대 출생자 수는 약 521만 명이다. 한국의 저출산 현상으로 인해 이전 세대인 Z세대보다도 인구가 적다<나무위키>」)의 부모들은 모두 자녀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바라지 않는다는 데 동의한다.

부모: 육아의 목표는 덕(virtue)의 함양

부모들에게 육아의 목표는 항상 인간 번성의 본질적인 구성 요소인 (virtue)을 함양하는 것이다. 부모들은 각각의 아이가 고유한 성격이나 특성을 안고 태어나며, 그 또는 그녀가 함양하기에 더 쉽거나 더 어려울 수도 있는 일련의 덕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여러 자녀를 둔 부모는 성격의 차이가 실제로 삶의 초기에 나타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덕이란 보편적이며 모든 성격 유형의 모든 사람에게 유효한 것을 말한다. 학자들이 성격 모델을 덕 윤리와 통합하는 방법에 대해 합의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개인의 성격은 덕(또는 악덕)의 습득과 함양을 통해 어느 정도 형성되거나 재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부모가 자녀의 성격 유형 검사를 시행하여 자녀에게 어떤 덕이 더 쉽거나 더 어렵게 다가올지를 아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딸 중 한 명이 친화성이 높다면, 이는 그녀가 매우 동정심이 많고 배려심이 깊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선하고 올바른 경우에 자신을 옹호하거나 반대 의견을 말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는 부정적이다. 그녀의 지배적인 성격 특성을 아는 것은 부모로서 신중한 적극성을 코치하는 데 도움을 줄 방법을 찾아야 함을 아는 데 도움이 된다.

자녀의 성격 유형에 상관없이, 부모가 악덕 습관의 원인을 제거하고 자녀가 정상적으로 발달하는 데 필요한 활동을 함양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어느 정도의 성실성은 정상적인 인간 기능에 분명히 필요하다. 그러므로 건강하게 성실한 자녀를 원하는 부모는 어느 정도 건강한 기술 회의론(a healthy tech-skepticism)을 표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때문에 어떤 가정에서는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허용하지 않는 가정도 있다. 현재 우리 문화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 같기도 하지만, 어떤 가정에서는 스마트 TV나 인터넷 접속이 없는 ‘바보 같은(dumb)’ 상황을 고집하기도 한다. 어떤 가정에서는 젊은 가족 구성원이 소셜 미디어 계정을 가질 수 없으며, 가지는 데 관심도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러한 가정에서는 마음이 맞는 가족들과 친구가 되려고 노력하며, 이는 전화 기반 문화에 순응해야 한다는 또래 압력을 줄이는 효과를 낸다.

하이트가 주장하듯이, 건강한 어린 시절은 대부분 놀이 기반의 어린 시절이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게임을 계속 진행하는 데 필요한 바람직한 사회적 행동, 즉 놀이에서 바람직한 파트너가 되는 것, 역경, 충돌, 상처를 만나고 대처하는 법을 배우는 것, 반취약성(antifragile) 영혼을 함양하는 것을 배우기 때문이다. 부모는 놀이를 권장하는데 의도적이어야 한다. 구조화되지 않은 자발적인 야외 놀이를 허용하는 것 외에도, 축구, 야구, 레슬링, 배구, 배드민턴, 수영, 자전거 타기, 암벽 등반, 달리기, 체조, 등산, 마라톤 등 다양한 위험 감수 정도가 있는 야외 및 실내 스포츠와 게임이 있다. 어떤 가정에서는 이 외에도 야외 활동이 어려운 겨울철과 악천후를 위해서는, 카드 놀이와 같은 실내 게임을 건강하게 비축해 두고 – 가끔 비디오 게임도 하지만, 항상 다인 가족 활동으로 한다.

이러한 게임들이 – 동네 놀이터나 운동장에서의 일회성 게임이든 지역 동아리 팀의 일원이든 – 전반적으로 주는 큰 교훈은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동네 축구 경기일지라도 어린아이는 골을 내주어, 눈물을 흘리며 필드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어도 게임을 포기하며 내팽개치고 나가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배운다.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경기 중간에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동아리 야구팀에서, 잘못된 바운스나 송구가 살과 뼈를 때리는 것은 흔한 일이다. 흙을 묻히고 땅바닥에 뒹굴어도 경기 중에 포기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놀이는 끈기, 즉 성실성의 씨앗이 되는 종류의 인내심과 끈기를 함양하고, 과도한 신경성을 제어하며, 건강한 경쟁심과 사교성을 가르친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이교도 대전(Summa contra gentiles)>에서 사랑이란, 사랑하는 이에게 결핍된 선을 그에게 전해주는 행위임을 지적하며, 이러한 의미에서 사랑은 다양성과 불평등 없이는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여기서 말하는 불평등이란 하느님의 피조물들 사이에 은사가 균등하게 분포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우리는 성격 유형의 다양성을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선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느님께서는 각 개인을 보편적인 본성을 공유하는 동시에 다시 반복될 수 없는 독특한 존재로, 하느님을 닮도록 부름받은 고유한 성격을 가진 존재로 창조하신다. 그리고 하느님은 사랑이시므로, 이는 자신이 받은 은사에 따라 타인에게 선을 의지하는 사랑으로의 부름이다. 부모는 자녀의 성격과 관련된 강점과 도전을 인식하고, 자녀를 세상의 빛으로 만들 덕을 방해할 문화적·기술적 힘을 점검하면서 하느님의 뜻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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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Kody W. Cooper 박사가 2025년 11월 7일자로 wordonfire.org에 <Personality Changes for Youth in a Changing World>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글을 바탕으로 각색하여 번역한 글이다. 이미지 출처와 원문은 다음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wordonfire.org/articles/personality-changes-for-youth-in-a-changing-world-coo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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