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어리석음에 관한 기본법칙들(The Basic Laws of Human Stupidity)

by Carlo M. Cipolla(1922~2000년), 1976년

· 제1기본법칙: 항상 그리고 불가피하게 우리는 하나같이 주위에 있는 어리석은 개인들의 수를 과소평가한다.(Always and inevitably, everyone underestimates the number of stupid individuals in circulation.)

a) 우리가 과거에 합리적이고 지적이라고 판단한 개인들도 나중에는 돌변하여 명명백백한 구제불능의 어리석은 자들인 것으로 드러난다.

b) 우리는 매일같이 지겹게도 적절치 않은 장소와 순간에 뜻밖에도 느닷없이 나타나는 고집스러울 정도로 어리석은 개인들의 행동과 마주치고 그로부터 방해받는다.

· 제2기본법칙: 어떤 개인이 어리석을 확률은 그 개인이 지닌 다른 어떤 특질들과도 무관하다. – 어리석은 사람들의 비율은 항상 동일할 것이라는 사실 – (The probability that a certain person (will) be stupid is independent of any other characteristic of that person.)

· 제3(황금)기본법칙: 어리석은 개인이란 그 자신은 어떤 이득도 보지 못하거나 심지어 손실을 입으면서 다른 개인이나 다른 집단에게 해를 끼치는 개인을 말한다.(A stupid person is a person who causes losses to another person or to a group of persons while himself deriving no gain and even possibly incurring losses.)

* 「제3기본법칙은 명시적이지는 않더라도 인간존재들이 다음 4가지 범주의 기본 유형으로 나뉜다는 점을 전제한다. 순진한 사람들sprovveduti(본인은 손해를 보면서 타인에게만 이익을 주는 사람), 현명한 사람들intelligenti(본인과 타인 모두에게 이익을 주는 사람), 영악한 사람들banditi(본인의 이익만을 취하는 사람), 어리석은 사람들stupidi(본인과 타인 모두에게 손해만 끼치는 사람)이 바로 그것이다.(078쪽)」 – 영어에서는 helpless people, intelligent people, bandits, stupid people로 표기

· 제4기본법칙: 어리석지 않은 개인들은 어리석은 개인들이 보유한, 해를 끼칠 수 있는 잠재력을 항상 과소평가한다. 특히 어리석지 않은 사람들은 그 어떤 순간과 장소, 그 어떤 환경에서도 어리석은 개인과 거래하거나(거래하고) 관계를 맺는 것이 틀림없이 아주 비싼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언제나 망각한다.(Non-stupid people always underestimate the damaging power of stupid individuals. In particular, non-stupid people constantly forget that at all times and places, and under any circumstances, to deal and/or associate with stupid people always turns out to be a costly mistake.)

· 제5기본법칙: 어리석은 개인은 지상에서 가장 위험한 유형의 개인이다.(A stupid person is the most dangerous type of person.)

※ 제5기본법칙에서 추론된 공리: 어리석은 자는 영악한 자보다 더 위험하다.(a stupid person is more dangerous than a pillager.)

– 카를로 M. 치폴라Carlo M. Cipolla, 인간의 어리석음에 관한 법칙(Allegro Ma Non Troppo), Bologna, Mulino, 2014 – 장문석 옮김, 미지북스, 2019, 064~102쪽, 영문 보충과 도표 및 사진은 wikipedia에서 옮겨왔음 –

***

그런데, “순진한 사람들sprovveduti, helpless people”이라고 장문석님이 옮긴 부분이 석연치 않다. 자칫하면 자신은 손해와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도 타인의 행복을 도모하는 ‘거룩한 이들’로 읽힐까 봐 우려되기 때문이다. 치폴라의 이론에서 저자 본인이 이 부류의 사람들을 일컬어 ‘helpless people’이라고 말했듯이 ‘너에게만 도움이 되고 나는 손해만 보는 사람들’이라는 것이 그 뜻이다. 다시 말해, 위에서 말하는 4가지 범주의 인간 유형은 ① 너에게만 도움 되고 나는 손해만 보는 사람들(부족한 인간) ② 너와 나 모두에게 도움 되는 사람들(현명한 인간) ③ 나에게만 이익되는 것을 찾는 사람들(이기적 인간) ④ 너와 나 모두 손해만 보는 사람들(어리석은 인간)이라는 말로 대치해 볼 수 있겠다. 덧붙여 그리스도인이 추구하는 인간상은 ②번이다. 은총에 힘입어 너의 구원과 나의 구원 모두를 이루고자 기도하는 현명한 인간이요 슬기로운 인간이다.

1945년 나치에 의해 교수형을 당한 루터교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는 “선한 이에게 어리석음은 악보다도 더 위험한 적이다.”라고 쓴다. 어떤 상황에서 사람들은 어리석어지거나 다른 이를 어리석은 사람이 되게 한다. 정치적이든 종교적이든 외형적으로 권력의 모습을 보이는 것들은 많은 이들을 어리석게 만든다. 누군가의 권력은 다른 이의 어리석음을 필요로 한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