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이신 하느님

들꽃을 찍는 사진작가가 들꽃 앞에서 ‘예쁘다, 사랑스럽다, 곱다’라는 마음과 말을 오랫동안 건네면 마침내 들꽃이 자기의 아름다움을 드러내 보여주는 순간이 온다고 했다.

스위스의 한스 우르스 폰 발타자르(Hans Urs von Balthasar, 1905~1988년)라는 신학자이자 추기경은 ‘어머니가 아이를 보고 오랫동안 웃으면, 아이도 웃기 시작할 것이다. 어머니가 아기의 내면에 있는 사랑을 깨웠고, 아기의 인식도 깨운 셈’이라고 한 적이 있다.

오스트리아의 시인이자 작가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 1875~1926년)는 ‘아이가 자라면서 인간의 의식을 지니게 되는 것은 큰 파도가 이는 심해에서 (의식을) 이끌어내는 어머니의 목소리에 달렸다.’고 했다.

스승보다는 제자로서 더 유명했던 이, 그 자신이 미국의 작가, 교육자이자 사회주의 운동가라기보다는 시각과 청각의 중복 장애를 안고 태어났던 이로서 더 알려진 이, 그녀는 헬렌 애덤스 켈러(Helen Adams Keller, 1880~1968년)이다. 그녀가 여덟 살일 때 만나 그녀를 어둠과 혼돈 속에서 끌어내고 자유와 사고, 감정, 자기표현과 사랑의 가능성을 지니도록 이끌어주었던 이는 앤 설리반(Anne Sullivan Macy, 1866~1936년) 선생님이었다. 선생님은 오랜 인내로 어머니처럼 헬렌에게 ‘말이라는 것’을 가르쳤다.

들꽃의 고움을 드러내게 하듯이, 아이의 미소를 캐내듯이, 아기가 인간임을 알아가도록 자상한 목소리를 수도 없이 반복하듯이,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혼돈에서 사랑의 문장과 편지를 그려내듯이, 그렇게 하느님께서도 우리 인간에게 오랜 인내로 말을 가르치셨고, 지금도 가르치고 계신다.

그것은 오로지 ‘말씀’이신 당신께서 이미 우리 안에 살고 계심을 드러내시기 위함이다.

이 복잡다단한 세상살이 안에서 나를 어떻게 드러내야 하고 표현해야 하는가를 가르치시기 위함이다.(20160314 *이미지-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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