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산나!

Jesus’ final entry into Jerusalem, by Jean-Léon Gérôme, 1897년

“호산나(ὡσαννά)”라는 말은 우리말 신약성경의 복음서에서만 6번(마태 21,9;21,15 마르 11,9.10 요한 12,13) 등장하는데, 루카복음에는 보이지 않는 말이다. 모두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는 예수님을 향해 군중이 환호하며 외치는 말이다. 구약성경의 언어인 히브리어로는 הושע נא(Hosha na) 혹은 הושענא(Hoshana)라는 말로서 “아, 주님, 구원을 베푸소서. 아, 주님, 번영을 베푸소서.”(시편 118/117,25 *참고. “주여, 우리를 살려 주소서, 아아 주여, 우리를 잘살게 해 주소서.”-최민순 역)라는 구절에서 유래한다. 이에 대한 설명을 우리 말로 잘 요약한 대목을 요제프 라칭거(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나자렛 예수 2권> 번역본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호산나!’라는 환호가 있다. 이는 본래 절박한 호소이며, 대략 ‘도와주세요!’라는 의미다. 사제들은 초막절 축제 일곱 번째 날, 일곱 번에 걸쳐 번제물을 바치는 제단 주위를 돌며 비를 청하는 호소로서 이 말을 단순하게 반복했다. 하지만 초막절이 청원의 축제에서 기쁨의 축제로 바뀌었듯이 이 청원의 외침 또한 점점 환호로 변화되었다.(로제Lohse, ThWNT Ⅸ, 682쪽)

물론 이 표현은 예수 시대에 벌써 메시아니즘적 의미를 얻었다. 우리는 이 호산나라는 외침에서 예수와 함께 왔던 순례객이나 제자들이 지녔을 복합적인 감정을 알아챌 수 있다. 곧 예루살렘 입성 때 하느님께 대한 환희와 찬미, 메시아 시대가 도래했다는 희망, 다윗 왕조의 통치와 그 안에서 이루어졌던 이스라엘에 대한 하느님 통치가 새로이 이루어질 것에 대한 청원 등이다.(요제프 라칭거, 나자렛 예수 2권, 이진수 옮김, 바오로딸, 2012년, 20쪽)」

“호산나”라는 말은 청원이자 외침이며 울부짖음이다. 하느님을 향해 당신 백성 이스라엘의 울부짖음을 들으시고 어서 빨리 구원해 주시라는 호소이다.

우리 교회의 전례에서는 미사 때 사제의 감사송 다음 빵과 포도주의 축성 전에 온 교회가 한마음이 되어 ‘호산나’라는 말을 외친다. ‘주님 성지聖枝 주일’에도 이 말이 등장하는 복음 대목을 듣게 되는데, 그때 이 말은 하느님의 백성이 성지聖枝를 손에 들고 하는 외침이다. “백칠십일년 둘째 달 스무사흗날에 유다인들은 야자나무 가지를 들고서 찬미를 드리고, 비파와 자바라와 수금에 맞추어 찬미가와 노래를 부르며 그 안으로 들어갔다. 큰 적이 망하여 이스라엘에서 쫓겨났기 때문이다.”(1마카 13,51)에 따를 때, 나뭇가지를 들고 “호산나”를 외치는 것은 적을 물리친 메시아를 향한 찬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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