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선생님과 함께 은행에 가던 길이었다. 그런데 발이 미끄러지며 그만 진흙탕에 털퍼덕 주저앉고 말았다. 이런! 1인 인출 한도가 있어 둘이 함께 가야 돈을 많이 찾을 수 있었는데, 난감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우선 눈앞의 상황부터 수습해야 했다. 부끄러움을 동력 삼아 벌떡 일어나 가방 속 은행 서류가 젖지 않았는지부터 확인했다. 그대로는 도저히 안 될 것 같아, 나는 집으로
아기를 씻긴다. 물을 먹인다. 그러고 나서야 자기도 물을 마신다. 애가 애를 업었다. 빵이나 비스킷을 주어도 언제나 아기를 먼저 챙긴다. 영화 소리가 너무 커서 아기가 놀란다며 창문 밖에서 영화를 본다. 놀이 시간에 내가 잠깐 아기를 안고 있을 테니 10분이라도 마음껏 놀라고 하면 고맙다고 하면서도 자꾸만 뒤를 돌아보다가 결국은 10분을 못 채우고 아기를 찾아간다. 기저귀를 갈 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