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과 신앙생활

사비오 캠프

캠프와 신앙학교 시즌이다. 본당마다 개성 있게 여름 방학 프로그램들을 준비하고 진행하느라 분주하다. 우리 아이들이 종교와 신앙에 관하여 어떤 생각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는 살레시오회와 교회에 늘 중요한 주제이게 마련이다. 이에 관하여 살레시오 소식지인 ANS(Agenzia Info Salesiana)는 2025년 7월 16일 자로 흥미로운 기사 한편을 전한다, 이 기사는 사비오 캠프로부터 보내졌는데, 사비오 캠프Camp Savio는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벨플라워에 소재한 성 도메니코 사비오 성당에서 1966년부터 이어져 온 캠프이다.(*ANS 기사출처: https://www.infoans.org/en/sections/special-re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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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 사이에서 오늘날 종교적 소속감이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를 지켜보면서 우리를 포함한 많은 이가 청소년들이 신앙을 완전히 잃어가고 있으며, 신앙에 관해서는 관심조차 없을 것이라고 믿기가 쉽다. 그렇지만, 이러한 선입견이 더욱 깊고 복잡한 현실을 놓치고 있지나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최근에 이루어진 두 가지 연구 조사는 오히려 청소년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신앙을 새롭게 발견해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하나는 ‘스프링타이드 연구기관(Springtide Research Institute)’이 전국적(미국) 규모로 실시한 내용으로서 “가정에서 종교에 관하여 이야기하는 것이 10대의 신앙에 중요하다(Talking about religion at home matters for teen faith)”라는 주제의 연구이고, 다른 하나는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진행된 활력이 넘치는 청소년 사목 프로그램 중 하나인 ‘캠프 사비오(Camp Savio)’가 캠프에 참석한 97명을 대상으로 벌인 2025년 설문조사 결과이다. 규모나 배경은 매우 다르지만 두 연구는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청소년들은 신앙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현실적이고, 관계 중심적이며, 삶과 연결된 신앙을 향해 다가가려 한다.(young people are not turning away from their faith, but are turning toward a version of it that is real, relational, and relevant.)」라는 것이다.

(*참고: 위에 언급한 스프링타이드 연구소의 홈페이지는 https://springtideresearch.org/ 이며, 이곳에서 구체적인 통계 수치나 도표들을 통해서 해당 타이틀의 연구나 비슷한 관련 기사들을 볼 수 있다. 또한 사비오 캠프에 관해서는 홈페이지 https://campsavio.com/를 통해서 관련 기사와 여러 사진 및 동영상을 만날 수 있다, – 역자 주)

스프링타이드의 연구에 따를 때, 가정에서 가끔이라도 종교와 신앙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10대들이 신앙에 좀 더 오래, 지속적으로 신앙에 참여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매일의 신심업 실천이나 신학적 논쟁이 아니라 현존(presence, 종교적 분위기)과 개방성(openness, 종교적 대화를 꺼리지 않는)의 문제이다. 부모들이나 믿음이 가는 어른들이 영적인 대화의 장을 마련하게 될 때, 애들은 신앙을 딱딱한 규칙서가 아니라 일종의 관계처럼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캠프 사비오 역시 다른 각도에서 이를 반영한다. 캠프 참가자들에게 하느님이 어떤 의미냐고 물었더니 애들은 교의나 교리적인 내용으로 답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은 나를 안전하게 지켜주시는 분”, “저는 하느님을 사랑해요” “(기도는) 그분과의 대화”라는 식의 답이 돌아온다.

이러한 내용은 교과서적인 신학이 아니라 관계적 영성의 표현들이다. 청소년들은 단지 하느님을 믿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특별히 어려운 순간에 하느님을 체험한다. 그들의 신앙은 추상적인 (교리의) 가르침 위에 기반을 두지 않고, 연결(connection), 감성(emotion), 신뢰(trust)에 기반을 둔다.

스프링타이드가 가족 내의 신앙에 관한 대화의 영향력을 강조하는 한편, 캠프 사비오는 많은 애들이 이러한 대화를 아예 해보지 못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몇몇 애들은 자기들의 집이 영적으로 침묵한다고 말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비판적이거나 강압적이라고까지 말한다. 이러한 애들은 자비, 대화, 소속감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사비오 캠프 같은 곳에서 일종의 피난처 같은 느낌 아래 신앙을 체험한다.

두 연구 모두에서 한목소리로 밝히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오늘날 10대는 규칙으로 가득한 종교를 원치 않는다 / 그들은 현실과 연결된 신앙을 원한다」라는 사실이다. 10대들은 정신 건강에 관한 대화, 타인에게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바라며, 그들에 관하여, (그들을 위한답시고) 말만 하는 교회가 아니라 그들과 ‘함께 대화하는’ 교회를 원한다.

사비오 캠프에서 아이들은 서로 더욱 참여하는 미사, 현실과 연결된 강론, 그들의 문화를 반영하는 음악을 요구했다. 그렇다고 그들이 자기들의 신앙이 덜 거룩해지기를 바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신앙에서 동떨어지지 않기를 바란 것이다. 스프링타이드 연구 조사 역시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관계 안에서 상호 연결된 10대들이 신앙을 더욱 의미 있게 여긴다」라며 이를 지지한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점들은 다음과 같다: ① 젊은이들은 신앙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종종 신앙이 제시되고 제안되는 방식에 실망한다. ② 젊은이들은 그들을 경청하는 교회를 원한다. ③ 젊은이들은 기꺼이 질문을 받아들이는 가정을 원한다. ④ 젊은이들은 “너희는 혼자가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멘토를 원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우리 각자가 자기 처지에서 (능동적으로) 나서야 할 점들은 무엇일까? 청소년들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부모에게: 이상적인 모습으로서가 아니라 정직하게 자기 신앙에 대해 말해주세요. 당신도 신앙 문제로 힘들어하고 있음을 보여주세요.

교회 지도자들에게: 현실에 근거하여 청소년들과 상호 교류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을 마련해 주세요. 청소년들이 지도자가 될 기회를 주세요.

청소년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청소년들 곁에 함께 있어 주세요. 친절하고 변함없이 꾸준한 태도로 청소년들을 대해 주세요. 어쩌면 우리 중 누군가가 당신을 통해 하느님의 시선을 느끼게 될지도 모릅니다.

사비오 캠프의 지도자 중 한 사람인 후안 카를로스 몬테네그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청소년 사목을 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저는 몇 년을 두고 젊은이들의 마음을 들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무엇인가 배운 점이 있다면 미래의 신앙은 요란한 강론으로 지켜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더욱 깊은 경청으로 보존되리라는 것입니다. 이는 저에게도 때로는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여러 연구 조사들은 우리가 당황하고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방향을 전환하라고 말합니다. 이 젊은 세대에게 진정으로 신앙이 중요한 것이 되기를 바란다면, 종교를 종교에 맞추려고 하는 것을 멈추고, 종교를 그들의 삶에 맞추도록 해야 합니다. 젊은이들은 (이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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