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교황의 이름 Leo XIV

2025년 5월 8일 새로 선출된 교황의 이름은 원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Robert Francis Prevost이다. 그는 1955년 9월 미국 태생이며 페루 국적도 가지고 있다. 교황이 되면서 새로운 이름을 선택할 수 있는 오랜 전통에 따라 그는 레오 14세로 명명되었다. 그렇다고 모든 교황이 반드시 새 이름을 선택했던 것은 아니다. 교회의 역사 안에서는 적어도 500년 이상 자기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던 교황들이 있었다. 새 교황이 새로운 이름을 선택하면서 가장 많이 애호했던 이름은 523년에 교황으로 선출되어 순교하셨던 성 요한 1세John I의 이름을 딴 요한John이었으며 이 이름은 스무 번 넘게 사용되었고, 그 이름을 마지막 사용한 교황은 1958년에 선출된 성 요한 23세John XXIII 교황이었다. 그의 원래 이름은 안젤로 쥬셉페 론칼리Angelo Giuseppe Roncalli였으며, 교황 프란치스코는 2014년 그를 성인품에 올렸다. 레오 14세의 전임자였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가 프란치스코라는 교황명을 선택한 것이 가난한 이를 잊지 말라고 당부하던 브라질 친구 추기경 클라우디오 움메스Claudio Hummes에게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힌 바 있다.

새 교황이 새로운 이름을 선택하는데 문서화 된 규칙이나 공식적인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새 교황이 레오 14세라는 이름을 선택한 이유는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밝혀진 바 없다. 그러나 레오라는 교황명을 취했던 역대의 교황을 살펴보면 새 교황이 그러한 이름을 선택한 이유를 짐작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성 대大 레오St. Leo the Great라고도 알려지는 레오 1세Leo I 교황은 440~461년에 교황으로 재임하였다. 그는 지적이고도 신학적인 개혁가로 알려진다. 레오 1세는 완전한 인간이시자 신이셨던 예수 그리스도라는 공식적인 교의가 형성되는 데에 영향을 주었고, 173편의 서간문과 100여 편에 달하는 강론을 남겼으며 이는 우리말로도 번역이 되어 있다. 그는 훈족Hun과 반달족Vandals의 침략에서 로마를 구출했던 교황으로도 알려진다. 교황 레오 1세와 훈족의 왕이었던 아틸라가 협상을 위해 마주하게 되었을 때, 레오 1세 교황의 양쪽에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가 기적적으로 발현하는 바람에 훈족이 침략을 멈추게 되었다는 일화가 전해지며, 라파엘로는 훗날 이 장면을 프레스코화로 그리기도 하였다.

레오라는 이름을 마지막으로 선택했던 레오 13세Leo XIII 교황의 원래 이름은 빈첸조 죠아키노 페치Vincenzo Gioacchino Pecci였다. 1878년에 제256대 교황으로 선출된 그는 1903년 그의 사망 때까지 교회를 이끌었다. 레오 13세 교황은 특별히 산업화 시대의 여명기에 사회 교리와 사회 정의를 위해 헌신했던 교황으로 알려진다. 노동 헌장으로도 불리는 그의 회칙 <Rerum novarum, 레룸 노바룸(새로운 사태, Of New Things)>은 노동자의 권리와 사회 정의를 천명하면서 가톨릭 사회 교리의 초석을 놓은 문헌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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