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또 한 번의 성탄절이 다가온다. 천년, 또 다른 천년, 수도 없이 많은 성탄절이 지나가면서도, 사람들은 진정한 성탄절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

특별한 별 하나가 빛나던 어느 밤, 한 유다인 아기가 어떤 특별한 유다인 부부에게서 태어났다는 이야기가 성탄절의 전부일까? 그 아기가 바로 유다인들이 수천 년을 두고 고대했던 메시아라는 사실은 유다인들조차도 믿지 않는다. 수백만에 달하는 사람들이 성탄절에 헨델의 메시아를 듣지만, 그들은 진정으로 그 아기가 메시아였다는 사실은 듣지 않는다. 도로시 세이어스Dorothy Sayers(1893~1957년)가 말 그대로 “만물을 지으신 하느님(the God by whom all things were made)”이라고 표현했던 것을 그저 귓등으로만 들을 뿐이다.

성경은 “한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는데 말씀은 하느님이셨다. 그분께서는 한처음에 하느님과 함께 계셨다.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고 그분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빛이 세상에 왔다. 그분께서 세상에 계셨고 세상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지만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그분께서 당신 땅에 오셨지만 그분의 백성은 그분을 맞아들이지 않았다.……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요한 1,1-3.9-11.14)라고 기록한다.

성탄은 실로 경이로움과 놀라움을 넘어 신비이다.

성모 마리아, 천사 가브리엘, 베들레헴, 로마 황제의 칙령, 헤로데의 광폭한 분노, ‘빈방 없음’이라는 간판이 걸린 여관, 마구간, 목동과 천사들, 동방박사, 이집트 피난……이런 이야기들을 우리는 듣고 또 듣지만 듣지 않는다.

마틴 루터의 표현을 빌리자면 “세상이 안아줄 수 없는 분이 성모님의 무릎에 누워계신다.”

세상에 교육이 필요했으면 하느님께서는 선생님을 보내셨을 것이다.

세상에 군대가 필요했으면 하느님께서는 장군을 보내셨을 것이다.

세상에 돈이 더 필요했으면 하느님께서는 은행가를 보내셨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구세주가 필요했기에 하느님은 아기를 보내셨다!

이것이 바로 성탄의 놀라움과 경이로움, 그리고 궁극적인 기쁨이요 신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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