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아이들

사제이며 교육자인 돈 보스코는 특별히 남자아이들을 잘 이해했으며 그들을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시켰던 스승이었고 친구였으며 아버지였다.

​요즘은 아이가 하나여서 외롭고 귀한 아들로만 크게 될 때 애가 제발 무엇이라도 좀 먹었으면 좋겠다는 부모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형제들이 있는 가정에서 성장 발육기에 있는 남자아이들은 어떨 때 무지막지하게 먹어댄다. 그런 아이들은 집을 부숴버릴 기세로 엄청난 양의 칼로리를 소모하는 일과를 보낸다. 그리고 아이들은 끊임없이 뛰고 무엇인가 말도 안 되는 기상천외한 놀이도 아닌 놀이를 창안해내면서 사고를 치는 재주를 지녔다. 그런데도 그런 상황에서 애들이 무엇을 의도적으로 잘못했다고 야단칠 수도 없고, 도덕적으로 비난 받을 일을 꼭 한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답답하기만 할 때가 많은 가정도 있다. 애들은 날씨나 분위기를 아랑곳하지 않고 어떤 특별한 방식으로 작동되는, 어른들과는 다른 메커니즘을 가진 것 같다. 나는 조용히 책이나 읽고 숙제나 하며 마당에 앉아 지나가는 개미나 하염없이 보고 하늘이나 쳐다보면서 지냈던 것 같은데 부족함이 없이 자라는 요즘 애들은 달라도 확실히 다르다.

일반적으로 영양이 풍부한 요즘 애들은 일련의 도전을 겪게 마련이다. 신체적으로 커지고 에너지가 왕성해지며 학업 성취는 예전보다 느려지고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남성 호르몬이 분출되면서 격정적이 되는 성장통을 겪는 과정을 산다. 그럴 때 애들은 학교나 책상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숙제에도 집중하지 못한다. 그들은 스스로 혼란스럽고, 내면의 갈등이나 뻗쳐 오르는 공격성을 어떻게 분출해야 할지 모른다. 부모는 이런 아이들이 사춘기를 넘어 소용돌이에서 어떻게 살아남고, 성숙한 남성으로 성장하게 어떻게 도울 수가 있을까?

돈 보스코 역시 가난한 농촌 가정에서 배 다른 형을 포함해서 삼 형제 중 막내로 자랐다. 그리고 아직 유아 시절에 아버지를 여의었다. 그는 학교에 충분히 다닐 수가 없었고, 야외에서 가족들의 생계를 돕기 위해 들 일을 하면서 보내야만 했다. 그러나 돈 보스코는 배움에 대한 열망을 놓지 않았고 결국 사제가 되었다. 일생을 통해서 돈 보스코는 자기처럼 어려운 형편에 있던 청소년들에 대한 강한 연민을 지니고 살았다. 온통 크고 작은 남자아이들의 한복판에서, 많을 때는 몇 백 명이 넘는 남자아이들 가운데서 평생을 살아야만 했던 돈 보스코에게서 우리는 그가 남자아이들이 올바른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성숙한 어른이 되어갈 수 있도록 어떻게 했는지에 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벌을 주지 않도록 세심하게 계획하기

청소년들에게 벌이나 처벌은 오히려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더 엇나가게 만들고 만다. 많은 경우에 벌은 아이들에게 다른 무모한 시도를 하도록 하는 계기가 될 때도 많다. 물론 부모나 선생에게 아이들을 대하는 규율과 원칙에 따른 훈육 체계가 있어야 하지만, 돈 보스코는 벌만으로는 효과가 없다고 주장한다. 많은 어른은 돈 보스코의 이러한 말씀이 맞다는 데에 동의할 것이다. 벌이나 처벌로써 얻은 결과보다도 그 벌이나 처벌 후의 과정이 아이를 변화하게 한다.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설명과 선택의 가능성, 그리고 아이의 부정적인 선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랑 받는 자녀이고 자랑스러운 아들임을 확인하는 과정이 그 아들의 내면에 뭔가 다른 것을 만들어낸다. 돈 보스코는 아이와 부모나 선생 상호 간에 “신뢰와 사랑이 없다면 진정한 교육이 있을 수 없다”라고 말한다. 돈 보스코는 벌을 최소화하고 아이들이 위반을 피할 수 있도록 심사숙고하여 아이들을 위한 일련의 지침을 개발하기 위해 아이들과 미리 계획했다. 최종적인 목표는 아이들이 벌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선익을 위해서 선과 사랑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변함없는 사랑과 존중이 결합된 부모나 선생의 분명한 기대가 언젠가 애들이 부모나 선생의 품을 떠나서도 아름다운 인생을 살 수 있게 하는 열정과 수단이 되어줄 것이다.

훌륭한 어른들과 지낼 양질의 기회

돈 보스코는 아이들의 아버지로서 한결같은 친절과 시간을 베풀었다. 돈 보스코는 애들과 함께 뛰고 나무를 오르며 그들의 놀이에 참여했다. 돈 보스코는 애들이 놀 때는 당연히 소란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밴드를 조직해 시끄러운 소리를 내거나 노래를 부르며 거리를 행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돈 보스코는 애들에게 자주 마술 쇼를 보여 주거나 저글링이나 신기한 곡예를 보여 주며 소리를 지르게 했다. 돈 보스코는 애들이 맘껏 자기를 발산하도록 했으며, 아이들에게서 터져 나오는 본성을 꺾어보려고 시도하지 않았다. 돈 보스코는 아이들 놀이에 참여함으로써 그들과 유대감을 느꼈고, 애들이 동지애를 느끼게 했으며, 서로 친구가 되어 갔다. 아이들에게 돈 보스코는 우상이었을 뿐만 아니라 진심으로 자신의 행복을 나누어주는 이였다.

임무와 책임 부여

돈 보스코는 아이들이 자신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일자리를 얻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며 이를 위해 노력했다. 돈 보스코는 아이들에게 라틴어를 가르쳤고, 교회와 제단에서 봉사하는 법도 보여 주었다. 돈 보스코와 함께 살던 아이들은 거칠게 뛰어놀았지만, 언제 조용하고 어떻게 진지해져야 하는지를 알았다. 돈 보스코는 아이들이 특별히 미사에 임할 때는 마치 작은 군대라도 되는 것처럼 세심한 규율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을 알리고 이를 훈련했다. 남자아이들은 어떤 중요한 임무와 책임이 부여될 때 놀랍도록 진지해지는 경우가 많다. 산만하고 미사가 그저 따분할 뿐인 아이에게 복사를 시키면 진땀을 흘리면서도 미사 시간에 열심하고, 일어나지 못하는 습관이 강한 아이라도 새벽 미사의 복사를 위해서는 거침없이 일어나는 모습을 주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남자아이들은 독특하다. 몹시 연약한 듯 부드럽다가도 거칠게 반항적이 되기도 하고 공격적으로 되기도 한다. 이런 아이들을 둔 부모나 선생에게는 실로 크나큰 도전이다.(*이미지 출처-alete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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