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보스코는 홍반(丹毒, erysipelas)에 걸려 며칠간을 고생하며 새해 첫날까지도 병석에 누워있어야만 했다. 그러나 12월 31일(1861년) 저녁, 재발을 우려한 모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일어나 아래층에 있는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밤 인사를 건네면서 다음날인 1862년 1월 1일에 각자 개인별로 특별한 스트렌나(연중 생활지표)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돈 보스코께서 각자에게 줄 쪽지가 있다는 말에 아이들의 흥분은 말로 표현할 길이 없었습니다. 1월 1일을 기다리던 12월 31일 밤이 얼마나 더디게 흘러갔는지 모릅니다. 애들이 훌륭하신 아버지인 돈 보스코의 말씀을 듣기 위해 저녁때까지 얼마나 간절하게 기다렸는지 모릅니다.”라고 레뮈엔 신부는 기록한다.
이와 같은 내용은 루피노와 보네티가 작성한 일지에도 기록되어 있다: “새벽 삼종이 울리자 돈 보스코는 즉시 성당으로 가서 미사를 드리라는 명령을 받고(누가 명령했는지 밝히지는 않았으나 그는 그렇게 이야기했다) 이에 순종했다. 미사 후 그는 커피 한 잔을 마시러 식당으로 들어왔다. 점심때 다시 내려온 그는 다 나았다고 확신하면서 약봉지를 버리고 의사의 치료도 더 필요 없다고 알렸다. 그 사이 애들은 들끓고 있었다. 돈 보스코께서 개인적으로 스트렌나를 주겠다고 했던 약속 때문에 애들이 무척 흥분하고 있었다.
애들은 훌륭하신 아버지의 말씀을 듣기 위해서 얼마나 간절히 원했는지 모른다. 마침내, 밤 기도가 끝나고 완전한 침묵 속에서 애들은 돈 보스코를 기다렸다. 돈 보스코는 작은 단상에 올라 ‘이제부터 여러분에게 전해주려는 연중 지표는 저의 것이 아닙니다.’라면서 신비스러운 약속의 베일을 벗겼다. ‘성모님께서 몸소 이 자리에 오셔서 여러분 각자에게 무엇인가를 말씀하신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성모님께서 여러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혹은 성모님께서 여러분에게 요구하시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시고 쪽지를 준비해 주셨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정확하게 바로 지금 이러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성모님께서 여러분 각자에게 개인별 쪽지를 주십니다. 그렇지만 먼저 조건을 달아야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이 쪽지들을 이 집안에 보관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언짢을지도 모릅니다. 둘째 여러분이 이를 믿든 믿지 않든 여러분 자유입니다. (믿지 않거든) 찢어버리고 잊어버리십시오. 그러나 이에 대해서 우스개라고 놀리지는 마십시오. 여러분 중 몇몇은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단 말인가 하며 의아스러워할 것이라고 봅니다. 성모님께서 직접 이 쪽지들을 쓰셨다는 것인지, 성모님께서 돈 보스코에게 이 말씀들을 해 주셨다는 것인지, 돈 보스코가 성모님의 개인 비서라는 말인지… 하고 말입니다.
저로서는 지금까지 말한 것에 그 어떤 것도 덧붙이지 않겠습니다. 제가 직접 그 쪽지들을 썼지만, 그 메모들을 어떻게 하여 작성하게 되었는지는 공개할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내게 그런 것을 묻지도 마십시오. 그렇게 되면 제가 곤란해지고 말 것입니다. 여러분 각자는 쪽지들이 성모님께서 보내주신 것이라는 것에만 만족하십시오.…정말이지 놀라운 일입니다. 몇 년을 두고 저는 이러한 은총을 입게 해 달라고 기도해 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이를 얻었습니다. 여러분은 이 쪽지 하나하나가 성모님의 입술을 통해 나온 것임을 명심하십시오.”(MB, 제7권, 1972년 영어판, 1-3쪽;참조. 살레시오 가족지 이탈리어판, 2024년 1월호, 총장 앙헬)
성모님의 쪽지. 글 읽는 도중에 저도 받았습니다
소중한 기록이군요.
마침 다른 해에 돈 보스코께서 주신
생활지표에 관해서도 읽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