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애론(2-10)

제10장
우리는 흔히 그 영감을 물리치며 하느님 사랑하기를 거절하고 있다
“너 코라진아! 불행하여라, 너 벳사이다야! 너희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티로와 시돈에서 일어났더라면, 그들은 벌써 자루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고 회개하였을 것이다.”(마태 11,21) 우리 구세주의 말씀은 이러하였다. 그러므로, 테오티모여, 참된 종교에로 가르침을 받은 코라진 사람들과 벳사이다의 주민들이, 너무나 큰 은혜를 받았으므로 이교인들까지도 자신들처럼 능히 보람있게 회개시킬 수 있을 만한 저들이었으나, 얼마나 완고하고 고집이 세었으며, 또 비할 데 없는 반항으로써 그 거룩한 빛을 거절하여 끝내는 이용하지 않았던 것인가! 참으로 심판날에 니네베 사람들과 남방의 여왕은 유다인들을 거슬러 일어날 것이며, 그들을 죄인으로 몰아세울 것이다.(참조. 마태 12,41-42)
왜냐하면, 니네베 사람들이 우상숭배자들이었고 야만인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요나 선지자의 말을 듣고 개과천선하고 보속하였기 때문이며, 남방의 여왕은 비록 왕국의 여러 가지 일에 분망하였어도, 솔로몬의 지혜가 유명하다는 것을 알고, 만사를 제쳐놓고 그 지혜를 들어 배우려고 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유다인들은 참된 솔로몬이신 구세주의 천상적 예지의 말씀을 자기들의 귀로 직접 들었고 직접 눈으로 기적을 보았으며 또 자기들의 손으로 그 능력과 은혜를 직접 만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기들에게 주어진 은총을 냉정히 대하고 반항하였다. 테오티모여, 흔히 은총을 적게 받은 이들이 회심과 보속을 하며 은총을 많이 받은 이들이 완고하여 회심하지 않고 지혜를 배움에 있어서도 배우러 올 필요가 적은 이들이 더 배우러 오고, 더욱 큰 것을 지닌 이들이 오히려 자기의 어리석음에 마냥 머물러 있게 된다.
그러므로 모든 학자들의 말처럼, 비교의 심판이 되고야 말 것이니 그 비교는 여기에 근거하게 될 것이다. 즉, 어떤 이들은 은혜를 입은 자들로서 자기들과 평등하게 혹은 더 큰 은총을 받은 이들과 대조가 될 것인데, 이들은 하느님의 자비에 동의치 않은 자들이며, 또 어떤 이들은 똑같거나 혹은 더 적은 은총을 받은 자들과 비교하게 되겠으니 그들은 성령을 따라서 거룩한 통회와 보속을 한 자들이다. 이렇게 회심치 않은 자들을 회개한 자들과 비교하지 않고 어떻게 달리 꾸짖을 방법이 있겠는가? 이의 당한 심판에 있어서 유다인들은 니네베 사람들에게 비교되어 죄인으로 판결될 것은 우리 주님께서도 똑똑히 보이셨고, 모든 그리스도인들도 그것을 아주 잘 알아들었을 것이다. 그들은 많은 은총을 받았으나 아무런 사랑도 없었으며, 많은 도우심을 입었으면서도 통회하지 않았고 오히려 니네베 사람들은 은총을 적게 받고도 많이 사랑하였고, 도움을 적게 받고도 많이 통회하였기 때문이다.
위대한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런 문제의 추리를 위해서 아주 큰 빛을 던져 주는 말씀을 하셨으니, 그의 저서, “신국론(City of God)” 제12권의 6, 7, 8, 9장에서, 주로 천사들에 대해서 고찰하고 있으나, 이 점에 있어서는 사람들에게도 해당되는 것이다. 제6장에서는 우선 두 사람을 제시하여 놓았으니, 그 선량한 점에 있어서나 다른 일에 있어서 서로 동등한 두 사람 이 같은 유혹으로 혼란 상태에 들어갔다고 하자, 그리고 가상적으로 하나는 원수에게 저항하였고 다른 하나는 원수에게 졌다고 하였다. 제9장에 가서는, 모든 천사들이 애덕에 있어서는 다 똑같이 창조되었으며,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아마 그들에게는 은총과 사랑도 평등하다고 말한 다음 어째서 어떤 천사는 항구히 선을 보존하고 진보하여 영광을 얻기에 이르렀으며, 어떤 천사는 선을 등지고 악에 떨어짐으로서 판결을 받을 멸망에 이르렀는가 하는 의문에 대답하기를 일부 천사는 창조의 은총으로써 창조시에 받은 정결한 사랑에 항구하였고, 다른 천사는 선하기는 하였으나 자기 의지에 따라 악화되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만일 이것이 참말이라면, 마치 성 토마스가 극단적으로 매우 잘 입증한 것처럼 천사들에게 있어서 은총이란 그 자연적 특은의 종류에 따라 상이하게 주어져서, 세라핌Seraphim같은 천사는 틀림없이 최하급 서열에 있는 천사들보다 비할 데 없이 훨씬 탁월하게 은총을 받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옛사람들의 일반적인 견해를 따라 볼 때 어째서 첫 자리를 차지했던 세라핌 중에서 타락하였으며, 그 본성과 은총에 있어서 뒤떨어졌던 다른 천사들이 어떻게 그토록 항구히 용감하였겠는가?
루치펠Lucifer은 본성으로도 탁월하였고 은총으로도 월등하였으나 타락하였고, 오히려 특은을 적게 입은 무수한 천사들은 한결같이 충성치 않았던가? 참으로 항구한 천사들은 하느님께 모든 찬미를 올려야 마땅하니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자비로 그들을 선하게 창조하시고 지속시켜 주셨기 때문이다. 그러나 루치펠과 그의 모든 추종자들의 타락은 누구 탓이었겠는가? 성 아우구스티노의 말대로, 그것은 그들의 의지에 있었으니 하느님의 그렇듯 사랑겨운 은총을 자유로이 포기하였던 것이다. 오, 루치펠이여, 네가 “어찌하다 하늘에서 떨어졌느냐? 빛나는 별, 여명의 아들인 네가!”(이사 14,12) 마치 아름다운 여명과도 같이, 즉 영원한 영광의 한낮에 이르기까지 그 광휘를 증가시킬 아름다운 여명과 같이, 본래의 사랑을 두르고 이 무형한 세계에 태어난 루치펠이여, 어떻게 하여 타락하였는가?
은총이 부족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너는 본성과도 같이 모든 것에 뛰어난 은총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는 은총에 불충실하였다. 하느님께서는 네게 사랑의 작용을 멈추지 않으셨으나, 너는 협력하지 않고 그 사랑을 물리쳤던 것이다. 네가 만일 하느님의 사랑을 거절하지 않았더라면 하느님은 결코 너를 물리치지 않으셨을 것이다.
오! 전선하신 하느님! 당신은 당신을 저버리지 않는 한 아무도 저버리지 않으시며, 당신에게서 우리 마음을 우리가 떼어 놓지 않는 한, 당신의 특은을 앗아 가시지 않나이다.
만일 우리가 우리 구원의 영광을 우리 자신에게 돌린다면, 우리는 하느님의 권리를 훔치는 것이 된다. 그러므로 만일 우리가 하느님이 우리에게 부족하게 하셨다고 한다면 이는 우리가 하느님의 자비를 크게 불경하는 것이 될 것이다. 우리가 만일 하느님의 은혜를 고백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의 관인을 손상해 드리는 것이 되고, 하느님께서 우리를 보조해 주시고 거들어 주신 것을 부정한다면 이는 그의 그 착하심을 설독褻瀆하는 것이 될 것이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하느님께서 큰 소리로 우리의 귀에 외치고 계시다는 것이다. “오, 이스라엘이여! 너희의 멸망은 너희의 책임이며(“너희에게 딸렸으며”-사도 18,6 이사 14,12) 너희의 구원은 바로 내게 있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