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單純(simplicity)

하느님 앞에 나아감 : 주님, 갈라짐이나 거짓이 없는 단순, 단일한 마음, 어린이처럼 단순하게 당신께 나아가는 마음을 허락하소서!

묵상 : 단순은 성실과 매우 흡사한 덕이다. 단순은 반드시 갖추어야 할 기초이고, 완전하게 될 때 인간의 윤리적 삶 전체를 아우르고 통합하여 하나가 되게 한다. 단순은 이기주의나 자기애, 혹은 자기 자신에 대한 집착이나 피조물에 얽매이는 그 어떤 이중성이나 복잡함도 배제한다. 영혼이 오로지 하느님이라는 한 방향으로만 나아가면서 하느님을 향하고, 하느님을 위해 살고,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리고,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것만 원한다. 영성 생활의 온 삶은 내적인 정화와 함께 같은 속도로 진행되는 이러한 단순화의 과정이다. 영혼이 모든 욕정과 집착에서 완전히 정화되면 오직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을 위해 사는 완전한 단순으로 정리된다. 이러한 목표에 도달하려면 우리는 우리 자신이 평생 하나의 빛으로만 인도되고, 하나의 힘에만 의존하여야 하며, 하느님이라는 하나의 목표만을 추구하여야 한다.

거룩한 단순을 얻고자 하는 영혼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빛, 하느님 자신이 아닌 그 어떤 빛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기적이고 고집스러운 자기 생각을 한쪽으로 치워놓는다. 오직 하느님, 그분의 법, 복음으로부터만 올 수 있는 진리를 알기에 욕정의 거짓 목소리나 반짝이더라도 결국 모두 어둠이고 환상일 뿐인 거짓 세속의 허황을 거부한다. 단순이라는 미덕은 모든 것을 신앙의 빛 안에서만 판단하며, 모든 상황과 일어나는 일들, 심지어 가장 고통스러운 처지에서라도 하느님의 손길을 본다. 피조물들의 행실이나 행동을 합리화하느라 시간을 낭비하다 보면 단순을 실천하는 데에 장애가 생기거나 인생이 복잡해지게 마련이므로 그저 모든 것을 하느님께 가기 위해서만 사용한다. 올바른 길을 비추어주시고 그 길로 나아가도록 하느님께서 힘을 주시니 그렇게 앞으로 내달리는 자를 붙잡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단순한 영혼은 인생의 매 순간 하느님께 의지하고 하느님만을 찾아 그분 안에서 지지를 얻으며 힘을 받는다.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즉시 하느님을 바라보면서 그분의 도우심을 청하고, 온전히 신뢰하며, 그분 안에서만 연약한 자신을 지탱하기에, 필요한 힘을 얻을 수 있고 절대 거부당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확신한다. 현명하고 슬기로운 이의 도움을 받을 수는 있으나 하느님께서 이러한 도움을 거두시고자 할 때 괴로워하거나 혼란스럽지 않도록 그에게 매달리지는 않는다.

기도 : 오 주님! 제가 진리와 단순의 곧은 길로 당신께 나아가게 하소서. 제 영혼이 다른 사람의 행동을 판단하지 않고 당신만을 기쁘시게 해 드리고자 하는 단순한 시선과 바른 지향을 지니도록 하여주소서.

저의 장상들 안에서 당신만을 볼 수 있도록 믿음의 눈으로 그들을 볼 수 있게 저를 가르치소서. 그리하여 저와 장상들의 관계가 솔직, 존중, 고무, 신뢰, 순명, 순응이게 하소서. 저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아닌 저의 중심에 똑바로 가게 하시고, 모든 부끄러움과 우울, 장애를 물리쳐 저 자신에 대해 아무 걱정도 없이 머물게 하소서. 제가 제 영혼의 가장 깊은 내면, 당신께서 머무시는 그곳에 똑바로 다다르도록 저를 가르치소서.

제 이웃을 대할 때는 제가 당신을 항상 사랑하며 구차한 만족을 찾지 않고 순수한 자비와 사랑의 길만을 따르도록 허락하소서.

인생의 예기치 않은 사건들이나 변덕 중에서도 제가 부질없는 호기심 없이 당신의 뜻이 부르시는 길로 곧장 나아가게 하소서. 제가 망설임이나 헷갈림이 없이 사랑의 곧은 길로 곧장 나아가도록 저를 가르치소서. 제가 거짓이 없이 진리의 곧은 길로 당신을 따르도록 저를 가르치소서. 제가 반대를 모르는 순명의 곧은 길로 내달리도록 저를 가르치소서. 제가 세상 것들의 유혹을 식별하여 순결의 곧은 길에 머물도록 저를 가르치소서. 제가 산만함이 없이 온 정신을 모아 당신만 보도록 저를 가르치소서.

「아들아, 네가 너 자신을 떠나면 떠나는 그만큼 내게로 넘어올 수 있으리라. 바깥 것을 도무지 탐하지 않게 되면 내적 평화를 누릴 수 있는 것과 같이, 내적으로 자기를 버리게 되면 하느님과 합하게 되리라. 네가 나의 뜻 안에서 아무 반항과 원망이 없이 완전히 너를 끊어 버릴 줄 알기를 나는 원한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요한14,6) 길이 없이는 다닐 수가 없고, 진리 없이는 인식할 수가 없고, 생명이 없이는 살 수가 없다. 나는 네가 따라야 할 길이요, 네가 믿어야 할 진리요, 네가 바라야 할 생명이다.

나는 어긋날 수 없는 길이요, 그르칠 수 없는 진리요, 그침 없는 생명이다. 나는 가장 바른 길이요, 가장 높은 진리요, 참된 생명이요, 네가 나의 길에 머물러 행하면 진리를 알게 될 것이요, 진리가 너를 해방할 것이니, 영생을 얻게 되리라.(준주성범, 제3권 6장, 1)」

이것이 당신을 기쁘시게 해 드리는 길입니다. 오, 예수님! 당신은 참으로 지극히 곧은 길, ‘가장 똑바른 길(Ego sum via rectissima.=I am the straightest way.)’로 불리기를 원하셨고, 당신을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고 하셨으니 당신이 ‘단순’이시고, 당신이 아버지께 우리를 인도하시는 참 길이시나이다.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요한 16,13)이라 하신 그대로 “지혜”께서 의로운 이를 곧은 길로 인도하시니 이 길이 곧 성령께서 저희를 인도하시는 길입니다.

그러하오니, 오, 하느님! 당신께 간절하고도 무한한 신뢰로 간청하오니 제 안에 순수한 마음을 지어주시고 당신의 성령을 새롭게 해 주소서. 당신의 착하신 성령께서 저를 똑바른 길로 인도하시기를! 아멘!(성령의 카르멜라 수녀, Sr. Carmela of the Holy Spirit, 카르멜 수녀회, 이탈리아 토리노 출신, 1903~1949년)

*번역 글, 출처-https://spiritualdirection.com/2018/09/03/simplicity *이미지-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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