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껍질이 성지 순례의 상징이 된 이유

*출처-구글

동양 문화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연꽃잎 받침처럼 서양에 가면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조개껍질 모양의 표식이나 무늬, 장식이 있다. 우리가 가리비라고 부르는 조개껍질(조가비) 모양 그대로이다. 특별히 이 가리비 껍질은 파울로 코엘료의 1987년 소설 <콤포스텔라 순례자El Peregrino de Compostela: (Diario de un mago)>-우리말 번역 <순례자>-로 유명세를 탄 산티아고 순례길의 이정표이기도 하다.

가톨릭교회는 『순례는 지상에서 하늘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의 여정을 상기시켜 준다. 전통적으로 순례는 기도를 쇄신하게 하는 매우 좋은 기회로 간주되어 왔다. 자신들의 살아 있는 샘을 찾는 순례자에게 성지는, 그들이 ‘교회로서’ 그리스도교 기도를 체험하는 특별한 곳이다.(가톨릭교회교리서 2691항)』라고 가르치며 신자들에게 늘 순례를 장려해왔고, 특정한 기회에 개인적인 보속을 권장하는 교회나 서원을 위해 스스로 순례길을 나선 이들 때문에 교회의 역사 안에서 순례가 끊이지 않았다.

그리스도교에는 그리스도 탄생 이후 첫 천 년 동안 존재했던 세 개의 신성한 순례길이 있었다. 첫째는 로마에 있는 성 베드로 무덤으로 가는 길이며 그 상징은 십자가이다. 그 길을 따라 걷는 이들은 ‘로마의 방랑자’라 불렸다. 둘째 예루살렘의 예수님 묘소로 향하는 길이며 그 길을 따라 걷는 이들을 ‘종려가지 든 이들’이라 불렀고 그 상징은 종려나무 가지이다. (‘종려가지 든 이들’은 영어로 palmist라고 하는데, palm이 손바닥을 가리키는 뜻이 있어서 이를 간혹 ‘수상가手相家나 손금쟁이’로 번역하는 이들도 있으나 이는 오류이다. 똑같은 철자로 종려나무라는 뜻이 있고,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에서 예수님을 환호하는 이들이 종려나무 가지를 꺾어다 예수님을 맞이하는 길바닥에 깔았다는 성경의 기록에 따라 여기서는 ‘종려가지 든 이들’로 번역하였다. 참조-마태 21,8 마르 11,8) 셋째 순례길은 이베리아 반도에 묻힌 사도 야고보(7월 25일 기념)의 유해에 이르는 길로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라고 부른다. ‘콤포스텔라’라는 스페인 말은 직역하면 ‘별들의 들판’인데, 이는 양치기가 들판 위에서 빛나는 별을 봤다는 장소로서 예수 그리스도가 죽은 후 성 야고보와 성 마리아가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그 길을 지나갔다고 하기도 하고, 오랫동안 찾지 못하던 야고보 사도의 유해를 발견한 장소라고도 한다. 이 순례길은 가리비 껍질이 상징이고, 피레네 산맥을 넘어가는 프랑스의 생장피에드포르에서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의 야고보 대성당에 이르는 700Km의 순례길이다.

가리비 껍질이 세 번째 성지 순례길의 상징이 되기까지의 배경에는 수많은 전설과 신화가 있다. 파울로 코엘료는 지팡이와 망토, 그리고 가리비 껍질로 무장한 순례자의 길을 그린다.

가리비 껍질이 이 순례길의 상징이 된 것은 첫 번째로 성 야고보의 유해, 혹은 시신이 스페인에 도착한 것과 관련된 전설 때문이다. 한 전설에 따르면 기원 후 44년 예루살렘에서 순교한 성 야고보의 시신을 그가 원래 선교하였던 스페인 지역으로 모셔왔다. 운송선이 해안에 도착하였을 때 시신을 운반하려던 말이 겁을 먹는 바람에 물에 빠지게 되었는데, 말과 말에 타고 있던 이, 그리고 성인의 시신이 모두 가리비 껍질의 보호를 받아 기적적으로 무사하게 되었다는 전설이다. 사실 야고보 대성당이 있는 갈리시아 해변에서는 오늘날도 많은 가리비 껍질을 발견할 수 있다. 조가비가 순례길의 상징이 되게 된 것에는 기나긴 순례의 고행을 마치고 최종 목적지에 도착했던 이들이 현지 기념품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조가비를 가지고 돌아가 사제에게 순례 사실을 입증하였던 것이 하나의 실용적인 이유가 될 법도 하다. 조가비를 원하던 초기 순례자들은 성 야고보의 묘소가 있는 대성당을 지나 피니스테레Finisterre(직역하면 ‘땅끝’)라는 곳까지 순례를 계속해야 했는데, 12세기부터는 현재의 대성당 근처에서 상인들이 조가비 껍질을 팔기도 했다. 조가비가 이렇게 성지 순례자들에게 일종의 기념품이 되기도 했지만, 다른 편에서는 음식을 먹거나 물을 마시는 용기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러한 내력과 함께 조가비는 점차 물리적이고 지정학적인 순례의 상징을 넘어 점차 “이 세상에서 이방인이며 나그네일 따름이라고 고백”(히브 11,13)하며 하늘 나라를 향해 나아가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가리키는 여정의 상징이 되었으며, 이에 따라 오늘날의 가톨릭 전례 안에서는 하늘 나라를 향한 여정을 시작하기 위해 신자가 되려는 이들의 세례성사 때 후보자의 이마에 물을 붓는 용기로 사용되거나 다른 여러 장식에 사용되기도 한다.

2 thoughts on “조개껍질이 성지 순례의 상징이 된 이유

  1. 아~~ 산티아고 순례를 다녀오신 분으로부터 조가비 모양의 묵주를 선물 받았는데, 자세한 설명을 알게 되어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2. 산티아고 순례길!!!
    계획은 장대하게 세워 놓았는데
    실행할 수 있을지…

    너무 더워요.
    건강 잘 챙기세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