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행동(ACTS)

A(Adoration) – 찬미와 흠숭, 하느님께 흠숭을 드리고 찬미하는 것은 나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깨우치는 것, 하느님 앞에 나의 모습을 겸손하게 살피면서 내 인생의 모든 것이 그분의 주관하심에 달려 있음을 인정하는 것

C(Confession) – 고백, “우리가 우리 죄를 고백하면, 그분은 성실하시고 의로우신 분이시므로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해주십니다.”(1요한 1,9)

T(Thanksgiving) – 감사, 하느님께서 나에게 해주신 모든 것

S(Supplication) – 청원, 겸손하고 정직하게 하느님께 아뢰는 것

참고

경배(Adoration, 예)는 하느님께 ‘예’라고 하는 것이다. 이는 하느님의 입맞춤을 받아들여 ‘예’라고 하는 것이다, 경배adoration라는 단어는 입을 뜻하는 라틴어 오스os, 또는 오리스oris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있다. 경배는 입에 대한 입, 하느님에게 드리는 ‘예’이다.

통회(Contrition, 속죄, 용서해 주십시오)는 비非인간화 하는 결정을 내리는 죄인인 인간으로서 하느님께 인간이 용서를 구하지 않고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이것이 우리가 고해라고 부르는 것이다.

감사(Thanksgiving, 고맙습니다)는 에우카리스티아 곧 성찬의 전례이고 미사이다. 하느님께서 우리 인생 전체를 어떻게 변모시키시는가를 깨닫는다면, 우리의 인생에 우리가 상상하거나 구상할 수 없는 그 어떤 것과도 견줄 수 없는 차원을 부여하시는가를 깨닫는다면, 어찌 하느님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겠는가?

청원(Supplication, 주소서) 우리는 성령을 달라고 하느님께 청해야 한다. 다시 말해 더 많은 자비, 신학자들이 말하듯 삼위 안의 본질적 사랑이신 그분의 더욱 강렬한 현존이 우리에게 임하시기를 청하는 것이다.…물질적인 청원도 청원이지만 하느님이 나를 채우시고, 나를 변화시켜 주시라는 청원…이 청원만이 언제나 응답받는다. 이는 마치 숨을 쉬면, 언제나 허파가 채워지는 것과 같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루카 11,13)』(프랑수아 바리용, 흔들리지 않는 신앙, 생활성서, 2018년 2판 6쇄, 446-448쪽, 이 책에서는 ‘C’를 confession 대신 contrition으로 대치했으나 그 뜻은 같다. (*참조: https://blog.naver.com/kbenji/memo/222562488116)

간단한 10가지 기도

가끔 우리는 사제나 수도자 같은 특별한 이들만 할 수 있는 것이 기도라고 생각하든지, 마음속으로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이 기도인 것처럼 여긴다. 그뿐만 아니라 기도를 잘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수련이 필요하다든가 내가 생각하기에 큰 죄를 지었으니 이런 나의 기도는 하느님께서 들어주시지 않으리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 특별히 더 낫고 더 좋은 기도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관계가 처음에는 서먹서먹하다가 시간이 가면서 점점 익숙해지는 것처럼 기도도 자주 하다 보면 잘하게 되고 익숙해진다. 누군가와 관계가 깊어가면서 점점 더 밀도 있게 흉금을 털어놓을 수 있게 되는 것처럼 하느님과의 관계와 대화도 기도하면서 기도를 배워간다. 사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말씀드리기 전에 우리에게 무엇이 어떻게 필요한지 이미 알고 계신다. 내가 다소 서투르고 어색해할지라도 망설일 필요는 없다. 하느님께 기도를 드린답시고 꼭 무릎을 꿇어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특정한 장소를 찾아야만 하는 것도 아니며, 치밀하게 기억한 아름다운 구절을 암송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하느님께서는 그저 있는 그대로 나를 보고 싶어 하시며 듣고 싶어 하신다.

때로는 조그만 공책이나 휴대폰의 메모장 같은 곳에 하느님께 말씀드리고 싶은 내용을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누구와 커피를 마시면서 나누었던 이런저런 대화 내용을 적거나 그에 대해 내 마음에 떠오르는 생각이나 바램, 하느님의 생각을 여쭤보고 싶거나 요청드리고 싶은 것을 그대로 적을 수도 있다. 이때 날짜와 시간을 함께 적으면 훗날 하느님께서 내 생각을 어떻게 변화시켜 가셨는지를 알거나 하느님의 응답을 기억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산책하거나 운전할 때, 사람들과 만날 때,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이를 위해 속으로 조용히 하느님께 말씀드린다. 그러한 생각을 떠벌리느라 요란할 필요는 없다. 하느님께서는 일일이 격식을 따지시는 분이 아니다. 걷거나 사람들을 만나면서도 속으로 선한 지향을 두면서 말없이 선한 눈빛으로 하느님의 축복을 빌어주는 것은 아름다운 기도이다.

언짢은 처지에 처한 이웃을 만났으며 기도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당장 그 자리에서 기도하는 것이 나중에 기도하겠다고 생각하면서 잊어버리는 것보다는 낫다. 기도가 힘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을 어떻게 청해야 할지 모르겠더라도 그저 상황을 하느님께 일러드리는 것만으로도 큰 기도이다. 인간적인 아픔으로 눈물을 닦으러 화장실에 들린 순간에라도 기도하는 것은 아름다운 행위이다. 하느님께서는 언제 어디서나 우리의 소식을 듣고자 애가 타시는 분이시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찾는 만큼 그만큼 더욱더 많이 당신을 보여주신다. 다음은 간단한 10가지 기도의 예시이다.

1. 하느님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드리며 하루 시작하기

2. 일과 중 해야 할 일들과 필요한 것들을 말씀드리기

3. 일과 중 항상 지켜주심에 때때로 감사드리기

4. 하느님께서 언제나 참 좋은 분이심을 생각하기

5. 성령께서 이끌어주시도록 청하기

6. 하느님께 나의 상황을 보고하기

7. 하느님 생각하기

8. 하느님 노래하기

9. 하느님 목소리 듣기

10. ‘오늘도 감사합니다’라고 말씀드리며 하루 끝내기

One thought on “기도의 행동(ACTS)

  1. 중반부 부터 서술된 글은 바로 신부님께서 마주보고 앉아 말씀해 주시는 것 같은 느낌이였다.

    근래에 갓 27세의 부러워 할게 없던 젊은 청년의 부고의 소식을 듣고, 병고 중인 환자도 가까이 접하였다. 자다가 심장 마비로 편안히 죽었으면 하고 생각을 말하는 이의 말에, 자기 전 기도가 얼마나 더 소중하게 생각되던지….

    기도가 힘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는 말을 거듭 마음 안에 확인하며, 성무일도 아침기도로부터 다시 하루 시작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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