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녀의 기도생활

온 가족이 함께 주일 미사에 참여하는 것을 볼 때는 누구나 마음이 흐뭇하다. 가정 공동체가 함께 미사를 드리고, 기도하며, 하느님의 가족임을 서로 확인하는 순간은 기쁨이고 그러한 기억은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서 오래 남는다. 그리고 가족 구성원 중 누군가가 어떤 이유로 하느님의 품을 잠시 떠나 있을지라도 하느님의 자녀임을 잊지 않고 살게 하며 다시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오고야 말게 만든다.

ChatGPT에 “한국의 부모들이 하루 중 얼마만큼의 시간을 자녀들과 함께 보내는가?”를 물었더니, 「한국의 부모들은 자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미취학 아동은 부모와 하루 평균 48분을 함께 보내며, 이는 OECD 평균인 150분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입니다. 특히 아버지의 경우,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이 하루 평균 6분에 불과했습니다.」라는 답을 내놓는다.

이처럼 많은 부모가 자녀와 함께 기도하기는커녕 시간을 보내기조차 어렵다. 많은 부모가 자녀의 냉담을 마음 아파하며 좌절하고, 심지어는 자신의 죄 탓이라고 자책하기까지 한다. 혹은 배우자의 신앙을 염려하며 남모르게 가슴 졸여 애가 타는 부부들도 많다. 그렇지만 신앙생활은 권면이나 잔소리가 아니라 대부분 말 없는 중에 모범적인 “보여주기”를 통해 전수·전달되고 힘 있는 웅변이 된다. 성 가정을 이루면서 신심 증진을 이루기 위해 기본 중의 기본인 묵주기도 말고도 나부터 할 수 있는 몇 가지 기도문들을 간단한 팁을 곁들여 소개한다. 이들은 가족과 공동으로 함께 실천하거나 개인적으로도 실천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은 기도 습관을 가진 부모를 어릴 적부터 보고 자란 자녀들은 참으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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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체조배: 성당 앞을 지나거나 다소 돌더라도 성당에 들러 잠깐이라도 예수님께 인사를 드리는 습관을 갖는 것은 대단히 유용한 신심 증진의 방식이다. 자동차로 성당 근처를 지날 때 한 손으로 성당 쪽을 향해 말없이 손을 흔들어 예수님께 인사하는 것도 좋다.

2. 화살기도: 운전 중에나 길을 가는 중에 자주 만나게 되는 구급차나 장의차, 혹은 소방차를 만나면 십자 성호를 긋는다든가 주님, 저분을 낫게 하소서.” 주님, 그의 영혼을 구하소서.” 주님, 많은 이가 고통받지 않게 하소서.”라는 식의 짧은 기도문을 외우는 것은 아름다운 기도이다. 묘지 곁을 지나면서 주님, 당신의 자비로 죽은 이들이 평화의 안식을 누리게 하소서.”라는 기도문을 외울 수도 있다.

3. 아침기도: 가톨릭 기도문에는 신자들이 매일 아침 드리는 기도문이 수록되어 있다. 그중 마지막 기도문인 전능하신 하느님, 오늘도 저의 생각과 말과 행위를 주님의 평화로 이끌어주소서.”라는 기도만이라도 매일 아침 드리는 습관을 기르면 하느님께서 우리의 하루를 지켜주실 것이다. 물론 여기에 우리가 외워 알고 있는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을 덧붙일 수 있다.

4. 잠자리에 들기 전의 기도: 저녁기도나 잠자리에 들기 전의 끝 기도는 대개 감사, 반성, 의탁의 내용을 담는다. 전능하신 하느님, 오늘 저에게 베풀어주신 은혜에 감사드리나이다. 오늘 하루 저의 허물과 죄를 용서하시고, 이 밤을 편히 쉬게 하소서.” 하는 짧은 기도문만으로도 하느님께서 우리의 밤을 지켜주실 것이다.

5. 식사 전 기도: 음식을 먹거나 식사를 하기 전에 바치는 기도문으로는 우리가 잘 아는 대로 십자 성호 뒤에 이어 바치는 은혜로이 내려 주신 이 음식과 저희들, 음식을 대하지 못하는 이들과 이 음식이 있기까지 수고한 모든 이를 축복하소서.”라는 기도문이 있다.

6. 도움이 필요할 때: 무엇인가 도움이 필요할 때 우리는 우리의 수호천사께 언제나 저를 지켜주시는 수호천사님, 인자하신 주님께서 저를 당신께 맡기셨으니, 저를 비추시고 인도하시며 다스리소서.” 하고 기도한다. 그러나 간단하게 주님, 저를 도우소서.” 혹은 성모님의 도우심을 청하면서 도움이신 마리아여, 저희를 위하여 빌으소서.”라고 기도할 수 있으며, 자기 세례명의 성인·성녀를 부르면서 “(성인·성녀의 이름), 저를 도우소서.”라고 기도한다.

7. 성경 읽기: “말씀”은 문자나 단어 혹은 문장의 나열이 아니다. 살아있는 하느님의 말씀은 그 자체로 힘이 있으시고 성령 안에서 당신의 능력을 펼치신다. 성호경을 긋고 오소서, 성령이여!”라고 성령을 청하면서 매일 단 5분 만이라도 말씀을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성경의 첫 장부터 순서대로 읽을 수는 있지만, 성경의 각 권 중 어느 한 책을 선정하여 읽거나, 임의대로 손에 잡혀 펼쳐지는 부분을 읽을 수도 있다.

8. 성령의 열매 외우기: 바오로 사도께서 가르쳐 주신 성령의 열매는 사랑, 기쁨, 평화, 인내, 호의, 선의, 성실, 온유, 절제입니다. 이러한 것들을 막는 법은 없습니다.”(갈라 5,22-23)라는 구절을 외우는 것 자체가 훌륭한 기도문이며, 이 기도문은 일과 중 많은 순간에 우리에게 지혜와 힘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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