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 루치아(12월 13일)

Francesco del Cossa(1430~1477년)가 그린 ‘루시아 성녀'(아래 그림)의 부분화 *그림출처-Public domain

많은 이들이 어디선가 ‘산타 루치아’라는 이탈리아 곡의 노랫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12월 13일은 성녀 루치아를 기념하는 날이다. ‘빛’을 뜻하는 라틴어 룩스Lux에서 파생된 이름으로 이탈리아어로는 루치아, 영어로는 루시라고 불리는 성녀 루치아는 3세기 이탈리아의 시칠리아에서 순교한 동정 성녀로서 아름답고 건강한 눈(眼)을 가지려는 이들이나 눈에서 생기는 문제나 안과 질환을 가진 이들, 그리고 눈과 관련된 일을 하는 이들을 위해 중재를 청하는 수호 성녀이다. 성녀는 역시 시칠리아 출신의 성녀인 아가타 성녀의 무덤을 찾아 자기 어머니의 병환을 낫게 해 달라고 중재를 청하는 기도를 드리고, 환시 중에 성녀 아가타를 만나기도 하였다. 그런 인연으로 로마 전례의 성찬 기도 제1양식에 두 성녀의 이름이 나란히 올라있다.

성녀 루치아는 이교도들이 숭배하는 신을 거부하면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교도들에 의해서 체포당한 뒤 박해자들은 처음에 그녀 주위에 뜨거운 불을 지펴 괴롭히다가 머리부터 끓는 기름을 그녀의 머리 위에 붓는 등 갖은 형벌을 가했다. 그러나 결코 뜻을 굽히지 않던 그녀의 당당한 모습은 박해자들을 점점 더 화나게 하고 말았다. 이에 흥분한 박해자들이 마침내 그녀의 두 눈을 뽑고 칼로 목을 찌른 것이 그녀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되었다. 그녀의 순교 뒤로부터 사람들은 접시 위에 두 눈이 놓인 모습으로 성녀를 묘사하곤 했으며, 이에 따라 눈이 불편한 이들이나 눈에 질환을 가진 이들을 위한 수호 성녀로 선포되었다. 다음은 육체적이나 영적인 시력과 눈을 위해 루치아 성녀의 전구를 비는 기도의 예시이다. 각자의 필요에 따라 적절한 문구를 삽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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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 루치아, 당신께서는 믿음을 버리거나 영혼을 더럽히는 대신 오히려 당신의 눈이 찢기고 뽑히는 고난을 겪으셨나이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신앙과 덕행에 대한 보상으로 건강하고 완벽한 눈을 다시 주셨나이다. 또한 하느님께서 특별한 기적을 베푸시어 당신을 눈이 불편한 이들이나 안과 질환을 앓는 모든 이들을 위한 수호 성녀가 되게 하셨나이다. 이제 저의 (불편한 눈을 회복시켜 주시도록 / 아름답고 건강한 눈을 보호해 주시도록) 당신께 청하기 위해 여기 당신 앞에 왔나이다.

오, 성녀 루치아여! 제 눈의 시력을 지켜주시어 제가 세상 창조의 아름다움과 태양의 밝은 빛, 꽃의 색깔과 아이들의 맑은 미소를 계속 볼 수 있게 하소서. 또한 제 믿음과 영혼의 눈을 보존하시어 제가 하느님을 알고 그분의 가르침을 이해하며, 저를 위한 그분의 특별한 사랑을 깨닫고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길을 절대 잃지 않게 하시며, 언젠가 천사들과 성인들 가운데서 성녀 루치아 당신을 발견할 수 있게 하소서. 성녀 루치아여, 제 눈과 저의 신앙을 지켜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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