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의 실수

어떤 경기에서든지 막판의 결정적인 실수라는 것이 종종 벌어진다. 더는 기회가 없고 어찌할 도리가 없는 이 막판의 실수(the last minute mistake), 한 번의 실수라는 것을 우리 인생에 견주어 본다면 성실하고도 훌륭하게 많은 열매를 맺는 삶을 살았던 사람이 단 한 번의 불행했던 사건, 한 번의 실수, 한 번의 실패, 한 번의 격정, 한 번의 잘못과 죄로 헤어날 수 없는 구렁에 추락해 버린 경우일 것이다.

훗날 나는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까? 그간 살아왔던, 아니 적어도 살려고 노력했던 수많은 노력, 친절과 관대함, 용기, 사랑으로 기억될 것인가, 아니면 종국에 일어났던 한 번의 실수, 또는 몇 번의 실수로만 기억될 것인가? “전설적인 인물이었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지.” “거룩한 사람이었지만 결국은 죄에 떨어지고 말았어.” “위대하게 살았지만, 결국엔 우리 모두에게 실망만 안겨주고 말았지.” “실패한 인생이야!”라는 말들이 나의 죽음 뒤에 되새겨지지나 않을까? 이미 사람들이 내 뒤에서 나를 그렇게 보고 있지나 않을까? 인생에서 도대체 실패는 무엇이고 성공은 또 무엇일까? 수도자들은 공동체의 형제나 자매와 함께 천상의 삶을 미리 당겨 산다면서도 어떨 때 형제나 자매의 실수 한번을, 또는 그 몇 번을 낙인으로 삼아 평생 심리적 열외나 격리를 잔인하게 자행하며 안 그런 척 가면 쓰고 살기도 한다.

두렵다. 역사 안에 살았던 수많은 성인이 좀 더 오래 살게 되었다가 막판에 골을 허락한 골키퍼처럼 손에서 볼을 놓치고 말았더라면? 결국 평생 살아왔던 성덕이 한순간의 잘못으로 돌이킬 수 없는 ‘꽝’으로 전락해 버린다면? 끔찍하다. 이런 의미로 인간들의 평가나 판단이라는 것은 결국 아주 단편적일 수밖에 없는 것일까?

하느님만이 나를 있는 그대로 아시고, 나를 사랑하시며, 나를 온전히 용서하시고, 진정 내가 누군지 실제의 모습 그대로 나를 기억해 주실 수 있으리라.(20160130 *이미지-영문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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