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프란치스코는 자신이 평생 신었던 검정색 단화를 신고 관에 누웠다. 그렇지만 교황의 공식 의전 복장에서 신발은 원래 빨간색이다. 이는 전통적으로 순교자들의 피와 희생에 연결되어 있으며 나아가 성령과도 연결된 색이기 때문이다. 교황 프란치스코께서 교황으로 선출된 후 가장 먼저 요청했던 것 중 하나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신던 검정 구두를 가져다 달라는 것이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교회 안팎에 오랜 역사와 전통으로 깊은 의미를 지녔던 빨간 구두 대신에 검정 구두를 선택함으로써 조용하면서도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으며, 2025년 4월 21일 선종 후 관에 누울 때까지 이를 고수했다. 교황은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 시절부터 검정 구두를 신었는데, 이는 그곳에서 구둣방을 운영하던 카를로스 사마리아Carlos Samaria라는 장인이 만들었고, 이때 맺은 그와의 우정은 2020년 9월 사마리아가 세상을 뜨기 전까지 계속되었다.
교황 프란치스코의 검정 구두와 얽힌 다른 일화도 있다. LA에 사는 노엘 디아즈Noel Díaz라는 기자와의 일화이다. 노엘 디아즈는 복음화를 위한 가톨릭 스페인어 네트워크인 ESNE(El sembrador, Nueva Evangelización)의 설립자로서 그는 교황을 쿠바에서 멕시코로 향하던 교황 전용기 안에서 처음 만났다. 사실 그는 티후아나Tijuana라는 도시에서 구두닦이로 어린 시절을 보냈었는데, 비행기 위에서 교황을 만나 그는 교황에게 자기 어린 시절의 구두닦이 상자의 복제품을 선물하면서 무릎을 꿇고 교황의 구두를 닦아주었다. 이때부터 교황과 그 사이에 영적인 깊은 유대와 우정이 오갔으며, 2023년 개인 알현 때 교황은 디아즈에게 자기가 오래 신어 낡아진 검정 구두를 선물한 바 있다. 디아즈는 2024년 11월 교황님을 마지막 뵈었던 자리에서 교황께서 “다른 구두닦이들이 더 필요하다.”라며 뼈있는 농담을 건넸다고 말한다.
참으로
소박한
교황님을 알게 되어 참 귀한
경험입니다.
자서전을 지금 읽고 있습니다.
저도
노력하여 더 낮아지도록 하렵니다.
감사합니다.